변호인, 심신미약 주장 입증 차원 정신감정 신청…재판부, 29일 선고
(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검찰이 마약 투약 후 말다툼하다가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2년형을 선고받은 20대 남성에게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대전고법 제1형사부(박진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20대 남성 A씨의 여자친구 살해사건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은 마약을 투약하고 피해자를 무참히 살해했다"며 "피해자 생명을 앗아간 상황을 복구할 수 없으며, 범행 내용도 좋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1심과 같이 무기징역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 측은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를 주장하며, 이를 입증하고자 재판부에 정신감정을 신청했다.
하지만 검찰 측은 "범행 당일 피고인이 평범하게 출근해서 근무하고 정상적으로 퇴근한 점, 범행 후 112 신고 당시 음성을 살펴보면 심신미약 상태로 볼 여지가 없기에 정신감정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맞섰다.
A씨 변호인은 "피고인은 범행 당시 마약을 투약하고 심신미약 상태였다. 행동분석 보고서에도 피고인이 환각과 환청에 따른 자유의사가 사라져 사실상 심신상실에 가까웠다"며 "심신미약 적용을 안 하더라도 정상적인 정신상태와 별개로 감경 요소로 고려돼야 하며, 우발적 범행 사실을 참작해 달라"고 요청했다.
최후 진술에 나선 A씨는 "한순간에 어리석고 잘못된 행동으로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고 한 사람의 생명을 빼앗았다"며 "기회를 준다면 저의 죄를 반성하고 속죄하며 살겠다"고 진술했다.
재판에 출석한 피해자 측 변호인은 "피해자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2차 가해한 피고인이 과연 진심으로 반성하는지 의문이 든다"며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최대한의 형벌을 내려 달라고"고 요청했다.
A씨는 지난 4월 20일 오전 7시 30분께 대전 서구 탄방동 다가구주택 원룸에서 여자친구 B(24)씨를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범행 이틀 전부터 필로폰 0.5g을 세 차례 걸쳐 과다 투약해 격분한 상태에서 여자친구와 말다툼을 벌이다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직후 112에 신고 후 자수했으며,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1심 재판부가 징역 22년의 중형을 선고하자, A씨는 사실오인·양형부당 등을 주장하며 항소했다.
항소심 선고일은 이달 29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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