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해진 머스크···“대선 후 트럼프와 매일 함께 지내며 인사에도 관여”

지난달 5일 대선 유세 현장에 함께한 도널드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 [AFP 연합뉴스]

[직썰 / 곽한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관계가 당선 후 거의 매일 같이 지내며 더욱 끈끈하고 가까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머스크의 정치적인 힘또한 막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5일 미국 대선 선거일 이후 거의 매일 머스크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고 미 ABC 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머스크는 선거 당일 밤 찍은 트럼프의 가족사진에 외부인으로는 유일하게 등장했고,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함께 식사하는 모습이 목격됐으며, 지난 주말에는 트럼프 가족과 함께 골프를 쳤다.

ABC의 소식통은 머스크가 트럼프 당선인을 보좌할 참모진 인선에도 관여하고 있으며, 트럼프 측근 그룹에서 머스크의 존재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머스크는 트럼프 당선인이 외국 지도자들과 통화하는 자리에도 두 차례 배석해 외교적인 영향력도 과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차례는 트럼프 당선인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할 때였고, 다른 한 차례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전화할 때였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CNN 방송도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가 지난 며칠간 트럼프 당선인의 거주지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인수위 활동을 지켜보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전했다.

CNN 소식통들은 "트럼프가 머스크에게 홀딱 빠졌다(enamored)"고 묘사했다.

머스크는 트럼프 정부의 각료 인선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견을 표명하기도 했다.

그는 트럼프가 주유엔 미국대표부 대사로 공화당 여성 하원의원 중 서열 1위인 엘리스 스터파닉 의원(뉴욕)을 지명한 것으로 알려지자 이날 오전 엑스(X·옛 트위터)에 "엘리스 의원은 훌륭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하원에서 그녀를 잃는 것이 너무 위험할 수 있다"고 썼다.

머스크는 또 전날 공화당 상원 지도부 선출 경쟁에도 개입했다. 그는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릭 스콧(플로리다) 의원을 지지하는 글을 엑스에 올리며 힘을 실어줬다.

머스크는 또 자신의 엑스 계정에 고정 게시물로 "누가 상원 원내대표가 되어야 하나?"라는 질문을 올려 온라인 투표까지 벌이며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이 투표에는 하루 만에 100만여명이 참여했고, 현재 스콧 의원이 65.5%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머스크가 소유한 엑스는 최근 미 공화·보수 진영의 주요 소통 창구로 자리 잡은 상태다.

CNN의 한 소식통은 머스크가 이런 식으로 새 정부의 외곽에서 막후 실력자로 군림할 가능성도 크다고 전망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에 정부의 개혁을 담당할 정부효율위원회를 신설해 이를 머스크에게 맡기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지만, 머스크를 잘 아는 소식통은 그가 현재 여러 회사에서 맡은 CEO 역할이나 막대한 규모의 재산을 고려할 때 정부 내의 정규 직책은 맡고 싶어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직책을 맡아 입각할 경우 공직자로서 피해야 하는 이해 충돌 문제로 인해 보유 자산을 매각하거나 주식을 백지 신탁해야 하는 규정을 머스크 역시 적용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CNN 소식통은 "머스크가 굳이 공식적인 직책을 맡을 필요가 없다"면서 "그는 외부에서도 충분히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트럼프 당선인에게 입김을 행사하는 '인사이더'로 차기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수지 와일스 대선 캠프 공동선대위원장과 함께 머스크와 하워드 러트닉 정권인수팀 공동위원장 등을 꼽았다.

머스크는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를 당선시키기 위해 발벗고 나섰으며, 선거운동 지원에 약 1억3000만달러(약 1822억원)를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