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대형 평형 아파트와 소형 평형 아파트의 가격 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규제로 주택 수요자들의 대출 한도가 줄어들면서 원리금 부담 정도에 따라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가 주택을 매수하는 수요자는 대출 의존도가 적어 수요가 꾸준히 이어져 가격 상승을 주도했지만, 중저가 주택 매수자 입장에선 규제로 인해 원리금 부담이 늘어 수요가 줄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11일 KB부동산에 따르면 11월 첫째 주(4일 기준) 서울 지역 대형 평형 아파트의 매매가격지수는 105.842로, 올해 1월(101.442)과 비교했을 때 4.34% 올랐다. 반면 소형 평형 매매가격 지수는 88.445로 1월(86.742)과 비교해 1.96% 상승에 그쳤다.
강남과 강북을 비교하면 차이는 두드러졌다. 강남 11개구에 위치한 아파트 중 대형 평형 매매가격지수는 올해 1월부터 지난주까지 4.73% 상승했지만, 강북 14개구에 위치한 대형 평형 아파트의 매매가격지수는 3.25% 상승했다. 소형 평형의 경우에도 강남 11개구에 있는 아파트가 1월부터 지난주까지 2.96% 오를 동안, 강북 14개구는 1.15% 상승에 그쳤다.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청담동 '청담자이' 전용면적 49㎡(중소형)는 지난 5월 19억원에 거래됐다가 최근에는 9000만원(4.73%) 올라 19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반면 전용면적 89㎡(중형)는 지난 8일 45억원에 거래돼 직전 거래였던 41억9000만원보다 3억1000만원(7.39%) 상승해 거래됐다.
전국을 기준으로 하면 11월 대형 평형(전용면적 135㎡ 초과)의 경우 96.204, 소형 평형(전용면적 40㎡ 미만)은 89.288로 나타나 1월과 비교해 대형 평형은 0.73% 상승했고, 소형은 1.03%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대출을 끼고 매수하는 수요자가 많은 중소형 평수는 원리금 부담이 커진 탓에 수요가 줄었지만, 대형 평수에 대한 수요는 현금 순자산이 많은 자산가를 중심으로 늘고 있어 가격 상승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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