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살해한 30대 남성이 검찰에 송치된 가운데 그가 범행 직후 작성한 유서의 내용이 공개됐다.
10일 서울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70대 친부를 살해한 30대 남성 A씨가 검찰에 송치됐다.
A씨는 지난달 27일 서울 은평구 자택에서 어머니에게 "술값을 내놓으라"며 폭언하던 아버지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나흘 뒤인 지난달 31일 범행을 저지른 집에서 어머니와 함께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다 경찰에 자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4장 분량의 유서는 A씨가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서에는 "아버지가 30년 넘게 술을 마시고 폭행과 폭언을 해왔다"라며 "모두에게 미안하지만 아버지에겐 미안하지 않다" 등 내용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아버지는 2017년 아들을 협박한 혐의, 2021년엔 아들을 폭행한 혐의로 입건됐다.
그러나 경찰에서는 별다른 후속 조치를 하지 않았고 가정폭력의 피해자였던 A씨는 결국 아버지를 살해하는 데 이르렀다.
경찰은 지난 2일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A씨를 구속해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동안 4만 4459명의 가정폭력 가해자가 검거됐으며 이는 2012년 대비 약 7.2배 늘어난 수치다. 가정폭력 신고 건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중에 소폭 감소했지만 2021년부터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여성가족부와 각종 상담기관에 접수된 상담 건수도 26만 3556건에 달한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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