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신현수 기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이 현실화하면서 K-뷰티에 비상이 걸렸다. 트럼프 관세 정책이 국내 화장품 수출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5일(현지시각) 전 세계가 주목한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47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트럼프는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에 10% 보편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언을 해왔다. 중국에 대해선 6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도 했다.
최근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중국을 벗어난 북미·유럽·동남아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지만, 트럼프 당선으로 미국에 발을 들인 화장품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지난 7월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액은 48만2000만달러(약 6조7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8.1% 증가했다.
이중 중국(12억1000만달러) 다음으로 가장 많이 수출한 나라는 미국(8억7000만달러)이다. 미국 수출액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61.1% 증가하면서 국내 화장품 수출 호조를 이끌고 있다.
해외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화장품사들은 트럼프 2기를 견제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미국이 자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에 관세를 매길 경우, 우리 기업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이에 트럼프 2기는 장기적으로 국내 수출을 60조원 넘게 하락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지난 4월 '2024 미국 대선: 미국 통상 정책의 경제적 영향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예측했다.
트럼프 1기(2017~2021년)와 트럼프 2기의 차이는 관세 적용 범위다. 트럼프 1기는 국내 일부 수출품(자동차·철강 등)에 관세를 크게 매겼다면, 트럼프 2기는 '모든' 수출품에 관세가 부과된다는 것이다.
트럼프 1기 초반만 해도 미국의 화장품 수입국 1~3위는 프랑스, 캐나다, 중국이었다. 트럼프 1기 후반(2020년)부터는 K-뷰티가 미국 화장품 수입 시장에서 점유율 12.3%를 기록하며 3위에 올랐다.
2021년에는 13.3%로 점유율을 확대해 나갔다.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칼날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K-뷰티의 인기는 계속해 올라갔다.
그러나 트럼프 2기는 이전과 상황이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국내 색조 화장품을 가장 많이 수입했다. 이제 화장품에도 관세가 부과된다면 미국 시장을 공략하려던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각종 불안 심리가 선반영된 탓인지, 6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화장품 관련주는 전일 대비 0.76% 하락했다.
코스피 상장사 중 에이피알, 진코스텍, 한국콜마만 전일 대비 주가가 올랐고, LG생활건강, 코스맥스, 콜마홀딩스, 에이블씨엔씨, 애경산업, 토니모리, 아모레퍼시픽 등은 전일 대비 주가가 하락했다.
특히 토니모리와 아모레퍼시픽은 전일 대비 3% 이상 하락하면서 화장품 코스피 상장사들의 주가가 흔들렸다. 이들 기업은 미국을 대상으로 화장품을 판매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토니모리는 지난해 미국 대형 유통채널인 '타겟' 1500개 매장에 신규 입점하면서 미국 판매처 확보에 나섰고,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미국 실적을 이끄는 핵심 브랜드 '코스알엑스'를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트럼프 2기에서는 미국 시장을 공략하려던 화장품 기업들이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K-뷰티에 대한 해외 관심도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고 더마 브랜드가 미국에서 각광받고 있는 지금, 미국의 관세 부과로 국내 화장품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통상 압박의 강도가 더 세질 수 있다"며 "트럼프 자신에게도 마지막 대통령 임기이기 때문에 보여줄 것을 다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화장품 ODM·OEM사들은 트럼프 2기의 수혜를 받는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들은 대부분 북미 지역에 생산시설을 두고 있어 관세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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