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미국 대통령 선거 후보의 당선과 현지 공화당의 상원의회 장악이 가상화폐 규제 제정을 가속화하고 디지털자산의 정의를 명확하게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지 가상화폐 시장을 관리 및 단속하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원 은행위원회도 업계 친화적으로 개편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인 번스타인(Bernstein) 분석진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1월 5일 트럼프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가상화폐 시장 재평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가상화폐 시장에 친화적인 트럼프 후보와 현지 공화당이 미국 대통령과 상원 주요 정당으로 뽑혔기 때문에 디지털자산에 대한 정부 당국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분석진은 정부 당국 중에서도 가상화폐 시장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와 상원 은행위원회 기조가 큰 변화를 맞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법안 제정 측면에서는 스테이블코인 입법화가 진전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화 등 법정화폐 또는 금(金)과 같은 특정 자산의 가치를 일대일로 추종하는 가상화폐로, 거래소에서 자산 매입에 쓰이며 송금 및 결제 목적으로도 사용된다.
현재 스테이블코인 입법안은 현지 의회에서 발행사 규제 요건 상향 조정 등 투자자 보호와 관련해 초당적 지지를 얻고 있는 사안이다.
번스타인은 “새 행정부 및 입법부와 함께 미국 스테이블코인 및 시장 구조 법안 제정에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가상화폐 입법은 서클(Circle), 팍소스(Paxos)와 같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업체와 미국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 및 중개 업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분석진은 중기적인 관점에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를 통한 디지털자산 등록 절차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현재 상당수의 가상화폐를 유가증권으로 간주 중이다. 복수의 가상화폐 업체는 최근까지 ‘미등록 증권 판매’ 혐의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기소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기소가 성문법적으로 명확한 기준 없이 남발된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만약 현지 증권당국이 디지털자산 등록 절차와 기준을 마련할 경우, ‘미등록 증권 판매’ 혐의 관련 가상화폐 업계과 미국 정부 사이의 법적 갈등은 상당수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가상화폐)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 승인이 현재와 비교해 완화 기조를 나타낼 수 있다는 언급도 있었다.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는 솔라나 및 리플 가상화폐를 추종하는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 신청서가 제출된 상태다.
한편 번스타인은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에 기반해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을 국가 전략 준비금으로 설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월 가상화폐 연례 콘퍼런스인 ‘비트코인 2024’ 현장 연설에서 재선에서 승리할 경우 비트코인을 전략적 예비 자산으로 보유하겠고 피력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우리(미국)가 비트코인을 수용하지 않으면 중국이 시장을 선점할 것이다”라며 “가상화폐 업계는 100년 전 철상 산업과도 같으며 이제 막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라고 강조했다.
비트코인은 11월 7일 오전 현재 코빗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전일대비 8.1% 상승한 1억 414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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