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신간] 자기만의 그라운드

[오늘의 신간] 자기만의 그라운드

뉴스앤북 2024-11-06 10:03:57 신고

자기만의 그라운드
자기만의 그라운드

[뉴스앤북 = 강선영 기자] 스포츠의 세계가 냉정하다는 말은 옳다. 짧으면 120초 만에 승부가 나는 세계니까. 비교적 긴 축구 경기라고 해도 사정은 비슷하다. 전반과 후반 통틀어도 90분. 풀타임 출전이 어렵다면 그마저도 줄어든다. 이 말은 단 몇 분 만에 그간 준비해 온 시간을 평가받는다는 얘기다. 그러나 그 몇 분을 위해 선수들이 땀 흘리는 시간은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매일, 모든 것을 쏟아붓는 열심을 어떻게 정량화할 수 있을까. 더군다나 들인 시간과 결과가 늘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쯤은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우리가 보는 운동선수의 화려한 퍼포먼스는 처절한 하루하루를 차곡차곡 쌓은 결과다. 이토록 매 순간 자신을 넘어서야 하고,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직업이 또 있을까?

'자기만의 그라운드'는 여러 종목의 탑티어 여자 선수들을 만나 나눈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김단비, 김라경, 김선우, 박혜정, 최유리, 윤현지, 김희진, 한수진, 김은별, 김자인, 이나현, 나아름까지, 인터뷰이로 참여한 열두 명의 선수들은 써야 하는 근육도, 훈련 방법도, 뛰어야 하는 경기 시간도, 객석의 관중 숫자도, 처지와 환경 모두 제각기 다르다. 그러나 이들 중 ‘적당히’ 만족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경기장에 오르기 전 자기만의 운동장에서 온종일 땀과 눈물을 쏟고, 자신을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훈련을 마친 뒤엔 쓰러지듯이 잠을 청하는 게 일상이다.

이 책은 여러 차례 인터뷰를 거듭하며, 보여지는 운동선수의 삶이 아닌 처절하고 고단한 운동선수의 진짜 삶을 전한다. 열두 명의 선수들이 어떤 마음으로 지금 이 자리까지 왔고, 또 어떤 마음으로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지에 대해서. 이 책이 지닌 특별함은 각자의 그라운드에서 촬영한 화보를 수록했다는 점이다. 현장감 느껴지는 사진을 통해 선수들의 매일의 궤적을 따라갈 수 있도록 했다. ‘어나더 레벨’인 이들이지만 그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느샌가 몰입하고 만다. 사실 매일 고군분투하는 보통의 우리들의 이야기와 다르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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