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 JTBC 풀 마라톤 참여하고 왔습니다!
저는 2년 전 군대에서부터 조금씩 조깅은 하고 있었고,
올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마라톤을 위해 열심히 뛴 것 같아요.
한번 준비해서 나가본 4월 서울하프마라톤을 1시간 34분이라는 만족스러운 기록으로 마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바로 제마 신청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부터 3:30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준비를 했는데, 솔직히 그때는 하프 1:34 뛰고 3:30? 약간 보수적으로 잡는 기록으로 보였습니다.
보통 하프 *2 + 10 = 풀 기록 이런 말이 있잖아요.
근데 9월 무더위 끝나고 장거리 슬슬 준비하면서 이 생각은 점점 바뀌기 시작...
그렇게 준비를 하고 두려움 반, 설렘 반으로 어제 JTBC 마라톤을 뛰었습니다.
결론은 3분 차이로 아쉽게 실패했습니다.
제 목표는 초반엔 5' 05" ~ 5' 00" 정도로 보수적으로 잡고 밀다가 30km 쯤에서 페이스를 더 올려 4' 57"로 3:30 언더를 하는 것이었는데요, 이는 생각처럼 되지 않더군요.
우선 E조에서 출발을 했는데, 초반에 병목이 장난아니었습니다. 5km를 지나니 평균 페이스가 5분 15초 정도로 형성이 돼있더군요.
그래서 이걸 5분 정도로 맞추려고 계속 속도를 4분 40초 페이스 정도로 맞춰서 갔는데 이게 저한테는 좀 오버페이스였던 거 같아요.
솔직히 이번 서울레이스 11km 44:07로 마무리한 걸 보면 VO2MAX상으로는 3:30을 하기에 큰 문제가 없었던 거 같은데. 아무래도 장거리 훈련 부족과 지난 3주간 시험기간 이슈 + 중둔근 근막 통증으로 인한 훈련을 쉬었어서 쉽지 않았던 거 같습니다.
장거리 훈련은 25, 30, 35km LSD를 한 번씩 진행했고 M페이스 지속주는 전혀 실시하지 못했습니다... 대회 3~4주 전쯤 하려 했으나 앞서 말한 이유 때문에요.
어쨌든 그렇게 어찌저찌 25km를 뚫고 30km가 넘어가자 조금씩 페이스가 밀리고 몸에 데미지가 오는 게 느껴졌습니다.
다들 마라톤은 30km~35km 부터다 이런 말씀하시는데 그 말이 뭔지 정확히 알겠더군요.
부족한 훈련량 때문에 몸도 힘들었고, 아직도 10km 정도를 더 뛰어야 한다고? 하는 심리적 부담이 꽤나 크게 다가왔습니다.
그래도 마인드 컨트롤 하면서 꿋꿋이 밀었으나, 37km 지점, 결국 저는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 30분 동안은 제 러닝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이었습니다.
나는 뛰고 싶은데, 다리와 심장은 받아주질 않고, 그렇다고 걷고 있으니 옆에서 악을 쓰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니 도저히 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약 3km 걷뛰를 계속하다, 40km 지점 조금만 더 뛰면 되겠다는 생각에 다시 뛰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1km를 더 가고 41~42km 구간에서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발목을 살짝 접지르게 됩니다...
순간 다리에 쥐가 확 올라오더라고요. 평소에 축구를 자주 하고 그럴 때도 쥐난 적이 없어서 아무래도 이쪽에 내성이 좀 강한 것 같은데
그래도 쥐가 올라오니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래도 그 내성 덕분인지 스트레칭 10초간 하니 바로 풀려서 다시 뛰기 시작...
그렇게 골인하게 됩니다.
힘들지만 첫 풀 마라톤이라는 더없이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끝난 직후에는 다신 풀 마라톤 뛸 생각 없다고 말하고 다녔으나 지금 그 상황을 되돌아보며 걷뛰했던 걸 생각하니 다시 또 아쉬움이 몰려오네요...
다들 계속 뛰는 이유가 이것일까요?
곧 중요한 시험 준비를 할 예정이라 향후 몇 년간은 뛸 일이 없겠지만 아무래도 저는 다시 풀 마라톤에 도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러닝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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