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이정환 기자] 한양대학교 생명공학과 이동윤 교수 연구팀이 식물에서 유래한 엽록체와 특수 펩타이드를 결합해 체내에서 장기간 안정적이고 자발적으로 산소를 공급할 수 있는 혁신적인 ‘자가호흡형 산소생산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이 기술은 기존 산소생산 소재들이 가지던 짧은 지속력과 활성 산소 발생 문제를 극복하며, 다양한 질병 치료와 세포 생존을 촉진할 수 있는 새로운 산소 공급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세포 이식, 조직공학, 재생의학 분야에 큰 전환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산소생산 소재는 특히 세포 이식과 조직공학 치료에서 필수적이다. 세포 이식은 호르몬 결핍과 같은 질환 치료에 효과적이나, 이식된 세포의 생존을 위해선 충분한 산소 공급이 요구된다. 하지만 기존 산소 생산 소재는 짧은 시간 동안만 산소를 공급할 수 있으며, 활성 산소를 생성해 세포와 조직에 유해할 수 있다. 일부 기술은 빛, 열, 전기 등 외부 자극이 필요해 장기적 산소 공급에는 부적합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동윤 교수 연구팀은 산소를 생산하는 엽록체와 이와 상호작용하는 펩타이드인 chloroplast-transit-peptide(CTP)를 결합해 엽록체의 구조적 안정성과 산소생산 능력을 극대화했다. CTP는 엽록체 내 광합성 유전자의 발현을 촉진함으로써, 빛이 없는 환경에서도 산소를 장기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생체적합성 고분자인 알긴산(alginate)을 사용해 체내에서도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산소 공급을 가능하게 했다.
자가호흡형 산소생산 플랫폼을 인슐린 분비 췌장소도 세포에 적용한 결과, 저산소 환경에서도 세포 기능을 100일 이상 유지해 당뇨병 증상 개선에 성공했다. 또한, 세포 이식 시 발생할 수 있는 섬유화와 면역거부 반응을 줄여 장기적인 세포 보호 효과를 입증하며, 이 기술을 통해 조직공학과 세포 치료에서 세포 생존률과 기능을 장기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이동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엽록체를 산소생산 소재로 활용하여 빛이 없는 환경에서도 100일 이상 산소를 자가 공급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한 세계 최초의 사례”라며, “이 기술이 세포 이식과 조직공학, 재생의학 분야에서 다양한 임상적 응용 가능성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인공혈액, 장기 적출 및 보존제, 대규모 미생물 및 세포 배양, 인체 내 줄기세포 치료제, 인공장기 등 산소가 필수적인 여러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 기초연구실사업과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연구 논문 ‘Oxygenating respiratoid biosystem for therapeutic cell transplantation’은 국제 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에 10월 23일자로 게재됐다. 연구팀은 한양대 교원 창업기업인 첨단바이오 스타트업 ‘일릭사파마텍(주)’과 협력해 상용화 가능성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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