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류 진 기자]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가 지주사 한미사이언스가 4일 발표한 공동 성명서에 대해 “오너 독재 경영의 폐해를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특히 박 대표는 한미사이언스에 “사모펀드와 제3의 기업에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매각하려는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박재현 대표는 한미약품에서 30년 이상 일한 전문경영인으로, 대주주 3자 연합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한미그룹 오너 일가 모녀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의 지지를 받는 인물이다. 반면 대주주 3자 연합과 경영권 분쟁 중인 오너 일가 형제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와는 박 대표와도 대립각을 세워왔다.
앞서 한미사이언스는 4일 한미약품을 제외한 계열사 대표들이 “한미약품의 독립 경영에 반대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동 성명서를 사내망에 발표했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이 성명서엔 한미사이언스의 개인 최대 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외부 세력의 개입’이라며 저격하는 내용도 담겨있다.
박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이번 성명 발표에 참여한 계열사 대표 중 올해 3월 당시 경영진을 지지했던 북경한미약품 임해룡 총경리, 한때 부광약품 대표로 내정되기도 했던 온라인팜 우기석 대표의 이름이 성명서에 날인된 것을 보면서 독단적인 오너 경영의 폐해가 무엇인지를 더욱 여실히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성명서에 날인한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부사장과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는 다음 달 열리는 한미약품 임시 주총에서 새 이사진 후보로 지명된 인사”라며 “이해당사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독단적인 오너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계열사 대표님들의 갈등과 고민, 고뇌도 함께 읽을 수 있었다”면서 “이를 통해 한미약품이 추구하는 독자적인 전문경영인 체제는 더 굳건히 나아가야 한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도와 원칙을 지키는 정도 경영, 본업을 지켜내겠다는 사명감으로 한 치 흔들림 없이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한미약품은 독단적인 지주회사 경영 방식을 건강하게 견제하고, 지주회사 위법 행위에 대해 침묵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박 대표는 “한미사이언스에 제안한다”며 “특정 사모펀드에 회사를 매각하는 방식, 또는 제3의 기업에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매각하려는 시도를 당장 중단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한미약품 임직원들은 일부 한미사이언스 인물이 추진하는 여러 회사 매각 시도에 대해 큰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한미약품그룹 매각 시도에 대해 한미약품은 분명한 반대 의사를 표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정원 등을 두고 3자 연합과 형제 측이 표 대결을 벌인다. 다음 달 19일에는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해임 안건 등을 다루는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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