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와 순수 전기차 모델 ‘아이오닉 5’를 생산하는 울산 1공장 가동을 중단한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상황 속에 변속기 등을 납품하는 계열사 노조의 장기 파업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4일 현대차는 5일부터 울산 1공장 1, 2라인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코나를 생산하는 1라인은 8일까지, 아이오닉 5를 만드는 2라인은 18일까지 중단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1라인은 계열사인 현대트랜시스 노조의 전면 파업 때문에, 2라인은 전기차 판매 실적 둔화 때문에 가동을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지난달 8일 충남 서산 지곡공장에서 부분 파업을 시작으로 이달 11일에는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약 11조 7000억 원)의 2%인 약 2340억 원을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다. 직원 1인당 약 5800만 원을 받게 되는 셈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무단변속기(IVT)는 코나를 비롯해 아반떼와 베뉴, 기아 쏘울과 셀토스 등에 들어간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트랜시스 노조 파업이 장기화하면 부품 수급 차질이 울산 공장을 넘어 전방위로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아이오닉 5 생산을 담당하는 2라인 중단은 전기차 판매 실적이 좋지 않은데 따른 조치다. 판매가 되지 않으면서 재고가 쌓이자 특단의 대책을 내린 셈이다.
자동차 시장 조사 업체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9월까지 국내 전기차 누적 판매량은 전년동기(11만7611대) 대비 7.8% 감소한 10만 8430대에 그쳤다. 현대차의 3분기(7~9월) 국내 판매량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7.8% 감소한 6만1000대에 머물렀다. 현대차는 2라인 생산 중단을 통해 아이오닉 5 재고를 감축할 방침이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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