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김완일 기자] 10월 국내 완성차 제조사 5개사(현대차∙기아∙한국GM∙르노코리아∙KG모빌리티)의 성적표가 눈에 띈다.
어느 브랜드보다도 르노코리아의 약진이 돋보인다. 르노코리아는 훌륭한 상품성의 신차를 전면에 내세워 논란을 잠재우고 높은 실적을 달성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터뜨렸다. 또한 KG모빌리티와 한국GM도 판매량이 성장하며 10월 성적의 한 축을 맡았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개사의 10월 국내∙외 판매량은 70만7997대로 작년 10월 판매량인 69만3403대 보다 2.1% 증가했다. 5개사의 합산 판매량이 70만대를 넘어선 건 지난 3월(71만381대) 이후로 7개월 만이다. 5개사 국내 총 판매량은 12만3810대이고 해외판매는 58만3259대로 집계됐다. 시장별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8%, 1.3% 증가했다.
현대차는 10월 총 37만1521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내수시장 판매는 0.9% 증가했으나 해외 판매가 2.1% 감소하며 전체 판매대수가 전년 동월과 비교해 1.6% 감소했다. 국내 시장에서 총 판매대수는 6만4912대로 집계됐다. 해외 판매는 주요 시장의 성장률 둔화와 환율 및 금리변동 등의 경영환경이 지속되며 총 30만6509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기아는 지난 10월 글로벌 시장에서 26만4854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월 대비 2.8% 판매량이 증가했다. 시장 별로 살펴보면 국내시장에서 작년 10월 대비 7.1% 증가한 4만6024대의 판매를 기록했다.
기아의 대표 SUV인 쏘렌토는 7962대 판매되며 국내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량에 이름을 올렸다. 해외 판매는 21만7901대로 전년 10월과 비교해 1.8% 증가했다. 해외 최다 판매 모델은 스포티지로 총 4만3434대가 판매됐다.
한국GM은 지난해 10월 대비 8.1% 증가한 5만21대를 판매하였으나 이중 내수 실적은 1974대에 그쳤다. 판매 실적의 대부분은 해외시장의 견인 덕분이다. 한국GM의 해외 판매량은 총 4만8047대로 전년 동월 대비 14.9% 증가했다. 주력 모델인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 블레이저가 꾸준히 우상향 성장을 기록하며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지난 10월 내수 6395대, 수출 6061대로 전년 동월 대비 116.8% 증가한 총 1만2456대의 판매 실적을 달성했다. 이중 국내 시장에선 르노코리아의 하이브리드 모델들이 눈에 띄는 실적을 보였다.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 모델은 10월 한달 간 5296대 판매됐고 쿠페형 SUV 아르카나 하이브리드의 판매량도 172대에 달했다. 총 판매량 중 85%가 하이브리드 모델이란 점에서 현재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를 엿볼 수 있다.
KG모빌리티는 3분기 아쉬운 실적을 뒤로하고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10월 총 판매 9245대를 달성하며 지난 6월 이후 4개월만에 최다 실적 기록을 썼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44%, 전월 대비 21.1% 증가한 판매량이다. 신차인 액티언의 물량 증대와 수출 호조가 이어지면 판매량 증가로 나타났다.
하반기 성적 기대케 하는 르노코리아∙한국GM∙KGM
현대차와 기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견조한 성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번 10월 자동차 판매량은 중견 3사의 활약으로 70만대를 돌파할 수 있었다.
특히 르노코리아의 반등이 눈에 띈다. 르노코리아는 지난 9월, 총 판매실적 8625대를 달성했다. 같은달 공식 출시된 신차 ‘그랑 콜레오스’가 본격 고객 인도를 시작하며 판매량 상승의 청신호를 켰다. 그랑 콜레오스는 10월 판매량을 5385대까지 끌어올리며 명실상부한 르노코리아의 효자 모델로 등극했다.
그랑 콜레오스는 르노코리아가 주도하는 중장기 전략인 ‘오로라 프로젝트’를 통해 등장한 첫 모델이다. QM6의 후속으로 지난 6월 부산모빌리티쇼를 통해 정식 공개됐다. 값비싼 하이브리드 단일 모델로 판매를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첫 한달간 3900대를 판매하며 르노코리아 판매량의 77%를 차지하는 인기를 구사했다. 이와 같은 성적으로 르노코리아는 2022년 11월 이후 22개월 만에 국내 승용차 시장 점유율 4%를 넘었다.
KGM도 마찬가지로 신차 효과에 따른 판매량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8월 출시한 쿠페형 SUV 액티언이 내수와 해외 시장 모두에서 KGM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KGM이 국내보단 해외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단 점에서 하반기 액티언의 해외시장 활약이 주목된다. 이를 위해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긍정적이게도 이러한 노력 덕분에 KGM의 수출이 회복세에 들어서며 10월 판매량을 크게 끌어 올렸다. 칠레, 헝가리, 튀르키예 등의 판매가 회복되며 지난 6월 이후 최다 판매인 4741대를 기록했다. KGM 측은 “판매 상승세를 잇기 위해 국내 고객 지원 확대와 함께 글로벌 론칭 등 수출 시장 대응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전했다.
한국GM의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 블레이저는 인기를 지속하고 있으나 내수시장에서 판매 감소까지는 막지 못했다. 총 판매대수 1974대 중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비중이 1516대로 내수 판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실정이다. 내수 시장 판매의 안정화를 위해선 이 같은 판매 불균형의 해소가 시급하다.
이에 한국GM 측은 “11월, 전 라인업에 걸쳐 무이자 할부, 현금 지원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준비하고 있다. 고객에게 많은 혜택을 전하기 위해 힘쓰겠다”라고 밝혔다.
연말에도 신차 러시는 계속된다
국내 완성차 제조사 5개사의 10월 성적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가운데 현대자동차만은 소폭 감소했다. 전체 판매량은 여전히 다른 제조사와 비교하여 압도적이지만, 해외시장의 지정학적 리스크의 영향이 꾸준히 이어지며 판매량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르노코리아와 KGM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경쟁력 있는 신차를 통한 새로운 수요 창출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급증하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판매 볼륨을 유지하며 새로운 모델을 투입해 판매 확대의 모멘텀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11월 대형 전기 SUV 모델인 아이오닉 9을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 10월 30일 티저를 공개한 아이오닉 9은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사용하는 세 번째 모델이다. 대형 차급에도 불구하고 날렵한 외관은 공기 흐름을 최적화하면서 여유로운 공간을 제공하는 ‘에어로스테틱’을 반영한 결과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이오닉 9은 공기역학적 성능과 세련된 디자인의 융합으로 전동화 대형 SUV 디자인을 재정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현대차의 SUV인 팰리세이드가 12월 출격을 앞두고 있다. 기아는 10월 해외 최다 판매 모델인 스포티지의 상품성 개선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르노코리아는 그랑콜레오스의 가솔린 모델을 지난 1일 출시하며 라인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GM은 토레스를 기반으로 한 쿠페, 픽업 모델을 선보인다.
KGM 인기 모델의 라인업이 확장되며 판매량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KGM 관계자는 “다양한 새로운 전기 SUV를 비롯해 중국 BYD와 공동 개발 중인 차세대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 친환경차 중심으로 제품 라인업을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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