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남금주 기자] 신들린 부부 남편이 경제적인 상황과 퇴사 후 우울감을 토로했다.
4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이하 ‘결혼지옥’)에서는 오은영, 소유진, 김응수, 박지민, 문세윤이 신들린 부부 사연에 안타까워했다.
이날 신들린 부부가 등장했다. 온라인 쇼핑몰 CEO 아내와 동업 중이란 남편은 아내에게 사업에 대해 얘기할 때 폭언을 하고, 욕을 했다. 아내 혼자 극존칭까지 쓰는 상황. 아내는 눈물을 흘렸고, 이를 보던 소유진도 안타까운 마음에 눈물을 보였다.
아내는 남편 앞에서 주눅 든 이유에 대해 “결혼 전엔 저도 나름 당당한 학원 강사였다. 이미 아이를 낳은 상태로 결혼해서 돈을 벌 상황이 안 됐다. 남편이 주는 생활비로 살아야 하는데, 그때부터 눈치를 보기 시작한 거다. 이렇겐 못 살겠다 싶어서 일을 해볼까 했는데, 2살 터울 애들 셋을 낳아서 6년 동안 육아를 했다”라고 밝혔다.
아내는 “그러다 하나씩 팔면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코로나19 전엔 연 매출 20억 원이고, 상주 직원만 6명이 있었다. 코로나 터지고 남편 모르게 사채를 빌려서 직원 월급을 감당했다. 감당이 안 돼서 남편한테 이실직고해서 남편이 대출받아서 갚아줬다. 재고도 10억 정도 가지고 있어서 안 팔린 걸 기부하거나 쓰레기로 버린 게 3억이다”라고 밝혔다. 아내는 “중간에 남편 퇴직금도 빼서 썼다. 그래도 안 돼서 퇴사까지 권한 거였다”라고 덧붙였다. 그렇게 남편은 30여 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다고.
이를 듣던 오은영은 “여전히 이해가 안 가는 게 잘 다니던 안정적인 대기업을 퇴직한 건데, 아내분이 강력하게 퇴사하라고 주장했냐”라고 물었다. 아내는 “그렇다. 3년 정도 고민하다 퇴사했다. 입사하고 처음으로 명예퇴직을 받았다”라며 “제조를 하려다보니, 제조사들이 여자를 쉽게 보는 게 있다. 남편 퇴직금으로 제조를 직접 해서 화장품을 팔려고 했다”라고 밝혔다.
오은영이 “사업을 왜 유지하는 거냐”고 묻자 아내는 “가지고 있는 재고가 아직 3억이 있다. 이 사업을 그만두려면 재고를 없애야 한다. 그래서 파트너 사업자도 모집한 거다”라고 설명했다. 남편은 이와 같은 방식을 반대하고 있었다. 위탁 판매하고 남는 건 별로 남는 게 없다고.
아내는 남편에 대한 미안함, 무서움 중에 미안함이 더 크다고 했다. 하지만 아내는 “싸우면 무조건 욕을 한다. 제가 집에서 유일한 딸이어서 귀하게 자랐다. 남편이 욕을 하면 자존감이 바닥까지 떨어진다. 제가 사람이 아닌 것 같다”라고 눈물을 흘렸다. 남편은 “이런 상황에도 아내가 실속 하나 못 챙기고, 다른 사람 챙겨주는 걸 보면 울화통이 터진다”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오은영은 경제적 상황이 힘든 걸 이해하면서도 “욕은 상대에 대한 공격이다. 지금 아내분한테 하는 욕은 괴롭히려고 하는 것 같다. 두 분이 맞붙어서 싸우는 것보다 훨씬 불편했다. 한쪽이 무서워하고 눈치를 보고.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이거 가정폭력이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오은영은 “남편분 힘든 처지 이해한다. 상황이 힘들다고 해서 배우자에게 공격적인 행동을 해도 되는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런 가운데 아내는 제작진의 나이를 물어보며 여자친구가 보인다고 말했다. 아내는 “원래는 사업만 하다 역술인을 겸하고 있다. 몇 년 전에 남편이 몸이 많이 아파서 유명한 점집을 찾아갔다. 저한테 방울을 주면서 흔들라고 했는데, 방울을 흔들다 쓰러졌다. 신내림의 의식이라고 하더라. 처음엔 부정했는데, 제가 그래야 남편이 산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그러나 남편은 “왜 오지랖을 떠나. 자기 앞날은 못 보면서 남을 봐주고 있나”라며 답답해했다. 남편은 아내가 다 퍼주는 사업 대신 상담에 전념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오은영은 아내에게 “내 상황이 좋지 않아도 도와줄 수 있단 생각하는 게 오만이다. 돈을 벌고 이득을 남기는 게 사업이다. 본인 능력에 대한 과도한 믿음이 있는 것 같다”고 조언했다. 남편은 혼자 있다가 눈물을 훔쳤다. 퇴사 후 1년간 집에서 생활하는 남편은 깊은 우울감에 빠졌다면서 극단적인 선택도 생각한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남금주 기자 ngj@tvreport.co.kr / 사진=MBC ‘결혼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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