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재환 수성ENG 부사장 "필리핀 철도 무한 기회 있다"

[인터뷰] 조재환 수성ENG 부사장 "필리핀 철도 무한 기회 있다"

머니S 2024-11-03 07:05: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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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필리핀)=김노향 기자] "지난 10월 윤석열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외교에서 가장 먼저 필리핀을 방문한 것은 두 나라의 관계 강화를 보여주는 상징 사건입니다. 필리핀은 대규모의 인프라 투자가 필요한 상황으로 이는 한국 기업들에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2014년 필리핀에 진출해 도시철도 프로젝트 설계와 시공 감리, 유지·보수 사업 분야의 실적을 쌓은 조재환 수성엔지니어링 부사장(철도기술사)은 "발주처인 정부 기관과 신뢰를 구축하면서 사업을 이어갈 수 있었고 복잡한 인·허가 절차나 민원 문제 등도 해결해나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수성엔지니어링은 메트로마닐라 도시철도 LRT(Light Rail Transit)-2호선의 연장 설계와 시공 감리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1년 국가철도공단과 조인트벤처를 구성해 82억원 규모의 사업을 수주, 지분 35%를 보유했다.

올해 한-필리핀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부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파나이-기마라스-네그로스섬(PGN) 연결 교량 건설사업에도 수성엔지니어링이 참여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통해 PGN 사업과 메트로마닐라 라구나 호수 순환도로 건설 프로젝트에 2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조 부사장은 "이번 정부 협력이 향후 사업 진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현재 마닐라에 여러 도시철도 사업이 계획되어 있는데 이번 MOU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필리핀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겪는 어려움 중에 차관 승인의 문제가 있습니다. 복잡한 절차와 서류 작업이 필요하고 국제금융기관의 기준만이 아니라 필리핀 정부의 요구 사항도 충족해야 하므로 사업 과정들이 지연될 수 있습니다."

조 부사장은 "국내 정부가 차관 신청 과정에 필요한 절차와 서류의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필리핀 정부와 협력해 인·허가를 간소화하는 지원이 있었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이어 "현지 규제의 이해 부족도 고충의 일부인데 필리핀의 법 체계가 매우 복잡하고 특히 환경과 안전 기준을 준수하지 못해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곤 한다"고 덧붙였다.

정치 대립과 사회 불평등 등 불안 요소도 기업들이 사업을 수행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선거 기간 동안이나 정치 대립이 있을 때에 정부 기관들은 시민의 외출 자제를 권고할 정도다. 예산이 부족한 정부의 재벌기업에 대한 의존도도 심각하다.

수성엔지니어링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업 지연 문제마저 발생했지만 현재는 차츰 정상화를 이루고 있다고 조 부사장은 설명했다. 그는 "사업 준비 과정에서 음식점, 버스, 지하철 등 운영이 일제히 중단돼 정부의 배급 음식만 받을 수 있을 정도였다"면서 "출근이 금지돼 직원들에게 월 10만원 정도의 지원금을 정부 대신 지급하며 수조원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사업을 철수하지 않고 버티면서 얻은 큰 성과도 있다.

조 부사장은 "사업 지연의 원인인 부지 확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운영한 국민고충처리위원회와 같은 제도를 지난해 12월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엔지니어로서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노선 설계와 정거장 위치가 사업 이해관계자의 요구에 따라 바뀌는 문제가 한국보다 더 심하다"고 말했다.

"나는 엔지니어일 뿐이고 정치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일관된 신조와 논리를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공공재인 철도가 사익에 이용돼선 안되므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객관성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필리핀 당국이 요구한 특정 기술과 인력이 부족한 경우 사업 실행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어 한국 정부의 기술 노동력과 인적 교육 등 지원이 이뤄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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