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신문 = 배두열 기자] 미래엔세종과 DRX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e스포츠 최상위 세계 대회인 'PMGC'에서 '한국 팀 최초 동반 파이널 스테이지 진출'이란 역사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미래엔세종(MSJ)은 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2024 PMGC(펍지 모바일 글로벌 챔피언십)' 그룹 스테이지 옐로우그룹 3일 차 경기에서 45점(28킬)을 추가하며, 중간 합계 154점(94킬)으로 선두를 유지했다.
또 DRX도 66점(38킬)을 따내며, 중간 합계 148점(92킬)으로 4위를 기록했다. 3위와는 단 2점 차로, 이번 대회 그룹별 상위 3팀은 파이널 스테이지에 직행하게 된다. 한국은 지난해 농심 레드포스가 사상 처음으로 그룹 스테이지 1위를 차지한 바 있지만, 2020년 대회 출범 이후 2팀 이상이 그랜드 파이널 무대에 오른 적은 단 한 차례도 없다.
먼저, 2일차에만 무려 70점을 몰아 담으며 선두로 치고 나선 미래엔세종은 이날 숱한 고비 속에서도 리더 보드 최상단을 지키며, 첫 국제 대회란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단단함을 과시했다.
이는 초반 흐름부터 그러했다. 미래엔세종은 사녹 맵 매치 13에서 단 1점(1킬)만을 얻으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이어진 매치에서 무려 16킬을 만들며 선두 자리를 굳건히 했다.
미래엔세종은 에란겔로 전장을 옮겨 치러진 매치 14에서 2번째 자기장 변화와 동시에 '하늘정원'에서 빅이트론 나이츠와 맞닥뜨렸으나, 혹시(Hoxy·김성환)가 2킬로 팀의 교전력을 주도한 가운데 단 한 명의 인원 손실 없이 완승을 거뒀다. 이에 더해 4번째 자기장에선 인코 게이밍의 공략을 맞아 2킬을 올린 재석(JAESUK·김재석)의 활약 속에 4킬을 추가했다. 또 호라 이스포츠를 상대로도 3킬을 추가, 총 16킬을 안은 채 TOP 4까지 올랐다. 비록, 쏠쿼드였던 하라메 브로의 예기치 못한 일격에 균열이 발생, 치킨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순위포인트 6점과 함께 단번에 22점을 추가했다.
매치 15에서는 다시 한번 0점 '광탈'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후 세 매치에서 순위포인트 13점을 토대로 총 22점을 쌓았다. 매치마다 주도권을 잃은 상황에서도 최대한 순위방어 방안을 찾아내며 차곡차곡 포인트를 더한 집중력이 돋보였다. 이와 함께, 혹시는 2일 차에 이어 이날도 '데일리 MVP'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반면, DRX는 이날 큰 거 세 방으로 3위 경쟁에 참전할 수 있었다. 선두에 27점 뒤진 5위로 3일 차를 시작한 DRX는 초반 두 매치에서 단 3점(1킬) 추가에 그치며, 7위까지 내려앉은 것은 물론 선두와 47점 차, 3위권과는 26점 차까지 멀어졌다.
그러나 매치 15 두 자릿 수 득점으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DRX는 첫 자기장부터 드자비에의 집단지를 공략하는 과감한 승부수를 던져 4킬을 획득, 분위기를 일신했다. 이후 안정적인 자기장 흐름 속에 5킬을 더한 채 TOP 4까지 진출했고, 비록 루프스 이스포츠와의 치킨 싸움에서 패배하기는 했지만 총 13킬과 순위포인트 6점을 따내며 19점을 챙겼다.
그리고 치킨에 대한 아쉬움은 이후 연달아 두 마리를 뜯으며 확실히 털어냈다. 매치 16에서는 4번째 자기장 북동쪽에 자리한 이후 씨재(Cyxae·최영재)가 호라 이스포츠로부터 1킬을 챙기며 치킨 사냥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후 루프스 이스포츠와 제우스 이스포츠를 상대로도 각 2킬씩을 추가, 변수들을 하나둘씩 제거했고, 빅이트론 나이츠마저 단 한 명의 인원 손실 없이 3킬로 제압, 치킨에 대한 분위기를 만들어 나갔다.
무엇보다도 불리한 자기장 구도 속에 진행된 알파세븐 이스포츠와의 치킨 교전이 압권이었다. DRX는 물자나 지형적으로도 밀리는 상황에서 단 하나의 파훼법을 완벽히 이행하며 그야말로 일순간 알파세븐을 지워버렸다. 이에, 선수들 역시 매치 후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포효, 값진 치킨의 기쁨을 나눴다.
씨재가 851대미지 5킬로 매치 MVP에 선정된 가운데, 특히 쏘이지(Soez·송호진)가 6킬을 기록, 앞선 매치에 이어 다시 한번 괄목할 만한 스탯으로 확실히 되살아났음을 알린 것이 고무적이었다.
14킬 치킨으로 24점을 추가하며 순위를 단번에 3위까지 끌어올린 DRX는 내친 김에 미라마 맵에서도 한 마리의 치킨을 더했다. 큐엑스(Qxzzz·이경석)가 3번째 자기장 하라메 브로로부터 1킬을 챙기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간 가운데, 4번째 자기장 남서쪽 영역을 다지며 후반 빌드업을 전개했다. 이를 기반으로 3킬을 더한 채 TOP 4에 올랐고, 네 팀 중 풀 스쿼드는 DRX가 유일했다.
결국, DRX는 2명만 생존했던 뱀파이어 이스포츠를 손수 정리하는 등 4킬을 추가, 총 8킬 치킨을 완성했다. 매치 MVP에는 3킬 565대미지의 현빈(HYUNBIN·전현빈)이 선정됐으며, 큐엑스와 씨재가 나란히 2킬씩을 기록하며 제몫을 다했다.
이에 선두 미래엔세종에 단 2점 뒤진 2위까지 오른 DRX는 다만, 이날 마지막 경기였던 매치 16에서는 2점(2킬)으로 마무리, 짙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로써, 미래엔세종(154점), 팀 스피릿(151점), 메이저 프라이드(150점), DRX(148점)가 단 6점 차 안으로 몰린 가운데, 5위의 알파세븐 이스포츠 역시 136점으로 사정권에 있는 만큼, 옐로우그룹 파이널 스테이지 진출 3팀의 향방은 더욱 어지럽게 됐다.
다만, 한국 두 팀 모두 동률 규정에서 중요한 변수가 되는 치킨과 순위포인트에서 앞서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DRX는 다섯 팀 중 가장 많은 3치킨을 획득한 것은 물론, 순위포인트 역시 56점으로 팀 스피릿과 메이저 프라이드에 각각 4점, 9점 앞서 있다. 또 2치킨을 기록하고 있는 미래엔세종은 가장 많은 60점의 순위포인트를 올렸다.
한편, 지난해의 경우, 각각 220점, 203점, 183으로 그룹 스테이지 1위 팀들이 확정된 바 있고, 그에 따른 3위 팀의 점수는 198점, 178점, 173점이었다.
또 이번 대회 그룹별 상위 세 팀에게는 각 4만달러(약 5500만원), 3만9000달러, 3만8000달러가 주어지지만, 4위는 1만6000달러로 절반 이하의 수준이다.
16개 팀의 운명이 모두 가려질 2024 PMGC 그룹 스테이지 옐로우 그룹 4일 차 경기는 한국 시간으로 3일 오후 8시부터 시작하며, 모배 e스포츠 공식 유튜브, 틱톡, 네이버 e스포츠에서 중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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