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독일 분데스리가 정상권에서 두 한국 선수의 ‘코리안 더비’가 열렸다. 수비수 김민재는 탈압박과 돌파를 보여줬고, 공격수 정우영은 끈질긴 수비를 보여주면서 두 선수가 맞대결했다.
2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2024-2025 독일 분데스리가 9라운드를 치른 바이에른뮌헨이 우니온베를린에 3-0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바이에른은 7승 2무로 선두를 유지했다. 4위였던 우니온은 4승 3무 2패로 승점 15점에 머무르며, 다른 팀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코리안 더비일 뿐 아니라 빅 매치였다. 독일 최강팀 바이에른은 경기 전 무패 행진으로 선두에 올라 있었고, 우니온은 최소실점 2위(8경기 5실점)로 4위였다. 만약 우니온이 이변을 만들 수 있다면 선두 싸움이 더 복잡해질 한판이었다.
두 팀의 한국인 선수는 주전답게 선발로 투입됐다. 그리고 후반 24분 약속이나 한 것처럼 나란히 교체 아웃됐다. 김민재가 왼쪽 센터백, 정우영이 오른쪽 공격형 미드필더였기 때문에 두 선수의 위치가 맞부딪쳤다.
바이에른의 김민재는 이날도 모험적인 수비 전술을 잘 소화하면서 후방을 지켰다. 특히 전반 32분 코너킥 수비 상황에서 상대 슛을 결정적으로 막아냈다. 후반 20분 상대 스트라이커 팀 슈타르케를 몸싸움으로 넘어뜨렸는데, 상대가 끈질기게 공을 연결하긴 했지만 지연시키는 효과는 있었기 때문에 동료들이 막아줄 수 있었다.
김민재는 안정적이면서도 바로 앞의 선수가 아니라 좀 더 전방의 선수를 직접 노릴 수 있는 특유의 빌드업 능력을 여러 번 보여줬고, 특히 레프트백 알폰소 데이비스와 호흡이 지난 시즌과는 몰라보게 나아졌음을 잘 보여준 경기였다. 전반 43분 팀의 두 번째 득점이 대표적이다. 김민재가 왼쪽으로 잘 전개해 준 공이 데이비스의 전진, 해리 케인의 절묘한 원터치 패스, 킹슬리 코망의 좋은 마무리로 이어졌다.
후반 17분 오랜만에 나폴리 시절처럼 공격에 가담한 김민재는 정우영을 퍼스트 터치로 돌파하며 파고들었다. 김민재의 유효한 돌파 이후 바이에른의 공격이 계속 이어졌는데 골까지 연결되진 않았다.
정우영이 김민재를 돌파하는 모습은 보기 힘들었다. 오히려 정우영이 김민재를 막는 상황들이 보였다. 전방압박과 수비가담이 장점인 정우영, 빌드업에 많이 관여하는 김민재의 성향이 맞물렸다. 전반 6분 김민재가 공을 다룰 때 정우영이 기습적으로 덤벼들어 공을 빼앗으려 했다. 김민재가 약간 탈압박 기술을 써서 빠져나갔다. 그밖에도 우니온이 전방 압박을 할 때 김민재를 견제하는 담당은 정우영인 경우가 많았다. 김민재는 전반 추가시간 정우영이 바짝 견제하는 가운데 공을 받자 뒤꿈치로 퍼스트 터치를 하면서 바로 턴을 하는 기술도 써야 했다.
정우영은 김민재를 상대하지 않을 때도 몇 차례 눈에 띄었다. 전반 31분 우니온이 모처럼 역습에 나섰는데, 정우영이 절묘한 침투로 데이비스의 배후를 파고들었다. 급히 따라온 데이비스, 좀 더 안쪽을 지키고 있던 김민재를 모두 피해 중앙으로 향한 패스였지만 슛은 되지 않았다. 정우영이 흘러나온 공을 잡아 다시 올린 크로스는 동료의 머리에 닿았는데 부정확했다.
전반 34분 바이에른의 방향전환 패스를 잘 예상하고 있던 정우영이 킹슬리 코망보다 앞서 공을 가로채는 수비를 보여줬다.
김민재는 패스 무려 109회 중 106회를 동료에게 전달해 성공률 97%를 기록했다. 공중볼 획득 2회, 가로채기 2회, 걷어내기 3회도 기록했다.
정우영은 공을 많이 잡지 못한 경기였음에도 불구하고 키 패스(동료의 슛으로 이어진 패스)를 2회, 드리블 돌파를 3회 시도해 2회 성공, 그리고 가로채기를 무려 3회 기록하며 역시 좋은 활약을 보였다. 정우영의 경기력이 우니온 공격진 중 그나마 좋았다는 건 후반 15분 정우영을 제외한 두 공격수가 먼저 교체되면서 새로운 공격조합으로 한동안 반전을 모색했다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그러나 별 희망이 보이지 않자 9분 뒤 정우영까지 빠졌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