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이런 팀도 있다는 것을 알리겠다"
[AP신문 = 배두열 기자] 미래엔세종 혹시(Hoxy·김성환) 선수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e스포츠 최상위 세계 대회인 '2024 PMGC'에서 자신이 한 공언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미래엔세종(MSJ)은 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2024 PMGC(펍지 모바일 글로벌 챔피언십)' 그룹 스테이지 옐로우 그룹 2일 차 경기에서 70점(40킬)을 추가하며, 중간 합계 109점(66킬)으로 선두에 올라섰다.
첫 세계 대회 진출임에도 불구하고, 이틀 만에 치킨까지 획득, 그야말로 국제 무대에 완벽히 적응했음을 알린 하루였다.
1일 차를 선두에 23점 뒤진 7위로 마친 미래엔세종의 이날 출발은 좋지 않았다. 사녹에서 열린 매치 7에서 2번째 자기장 메이저 프라이드로부터 1킬을 따내기는 했지만 2분여 뒤 재석(JAESUK·김재석)이 DRX에 잘렸고, 5번째 자기장 인서클 과정에서 뱀파이어 이스포츠와 인코 게이밍 간 양각에 걸리며 전멸, 단 1점(1킬) 추가에 그치고 말았다.
이어진 매치 8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에란겔에서 펼쳐진 경기에서 초반 연이어 맞부딪친 알파세븐 이스포츠를 상대로 4킬을 거두기는 했지만, 그 과정에서 전력이 반파됐다. 이후 재석이 5번째 자기장 인코 게이밍으로부터 1킬을 추가하며 분전했지만, 그것이 전부였다. 결국 5점(5킬) 획득에 그친 미래엔세종과 선두 간 격차는 45점까지 벌어졌다.
뿐만 아니었다. 미래엔세종은 매치 9 시작 3분여 만에 파이널(FINAL·전민준)이 메이저 프라이드를 상대로 1킬을 올리며 분위기를 일신하는 듯 했으나, 곧바로 새우(SAEWOO·한태우)가 잘리고 말았다. 실수가 다분했던 인원 손실로, 특히 세계 대회가 첫 출전인 미래엔세종 선수들로서는 앞선 두 매치에 이어 다시 한번 찬물이 끼얹어진 상황에 위축될 수도 있을법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빠르게 전열을 재정비한 미래엔세종은 주변 교전 상황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며 3인 스쿼드의 한계를 극복했다. 무엇보다도 5번째 자기장 호라 이스포츠를 상대로 한 교전이 압권이었다. 이전까지 호라의 잇단 교전 과정에 개입해 2킬을 빼앗아 낸 것은 물론, 피해가 누적된 호라를 바로 공략, 단 한 명의 추가 인원 손실 없이 킬포인트를 7점까지 높였다.
이를 통해 기세를 올린 미래엔세종은 TOP 4에 올라서는 과감한 승부수까지 던졌다. 알파세븐과 팀 스피릿 간 양각 상황에 대비한 움직임을 발빠르게 가져간 것. 혹시가 유일한 풀 스쿼드였던 알파세븐 이스포츠로부터 1킬을 뽑아내며 무게추를 맞췄고, 곧바로 자기장 최외곽으로 돌아 팀 스피릿의 측면을 노렸다. 대신 알파세븐의 공략은 파이널과 재석이 대비했다. 이는 그대로 적중하며 알파세븐을 일순간 지워버린 데 이어, 혹시가 팀 스피릿의 한 명을 눕히는 데도 성공했다.
결국 미래엔세종은 팀 스피릿과의 3대 2 치킨 싸움에서 승리, 12킬 치킨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 한국 팀의 첫 치킨이 신입생의 손에서 나온 것으로, 국제 무대가 처음이란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전황을 십분 이해한 강약 조절이 빛을 발했던 경기였다. 4킬 700대미지를 올린 혹시가 매치 MVP에 선정됐고 재석과 파이널도 나란히 500대의 대미지와 함께 4킬씩을 기록했다.
박동진 해설위원은 "미래엔세종으로서는 1일 차 준수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치킨을 놓친 매치들에 대한 아쉬움, 그리고 이날 초반 흐름에 이번 대회 안 풀리나 하는 생각을 가질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며, "늦지 않은 타이밍에 나온 완벽한 치킨"이라고 평가했다.
흐름을 탄 미래엔세종은 이어진 매치 10에서도 다시 한번 TOP 4에 올랐다. 5번째 자기장 트위스티드 마인즈와의 인서클 싸움에서 혹시의 2킬 활약에 힘입어 승리한 것이 원동력이 됐다. 비록, 이후 드 무에르테와 제우스 이스포츠 간 양각에 걸리며 순위포인트 4점을 추가하는 데 그쳤지만, 교전의 자신감을 이어가기엔 충분한 매치였다.
그리고 이 같은 자신감은 두 번째 치킨으로 이어졌다. 전장을 미라마로 옮긴 매치 11에서 첫 자기장부터 마주한 뱀파이어이 이스포츠를 상대로 재석과 새우가 머뭇거림 없는 플레이로 2킬을 만들어내며 기세를 올렸다.
이에 더해 자기장까지도 미래엔세종을 향해 웃어줬다. 미래엔세종은 4번째 자기장부터 중앙부에서 주도권을 쥔 채 선두권 경쟁을 펼치던 팀 스피릿과 드자비에를 직접 마무리하며 값진 3킬을 추가했다.
풀스쿼드를 유지하고 오른 TOP 4에서는 다시 한번 혹시의 위력이 돋보였다. TOP 4 이전까지 다소 조용했던 혹시는 루프스와의 2대 2 치킨 교전에서 조금의 틈도 주지 않은 채 두 선수를 일망타진, 남다른 승부사 기질을 과시했다. 매치 MVP는 5킬 741대미지의 새우가 차지한 가운데, 혹시도 3킬 710대미지를 올렸다.
11킬 치킨으로 21점을 더한 미래엔세종은 2위까지 올라서며, 1일차 첫 매치부터 선두 자리를 굳건히 해왔던 메이저 프라이드를 단 1점 차까지 압박했다.
그리고 이날 마지막 경기였던 매치 12에서 네 매치 연속 TOP 4에 오르며 역전에 성공했다. 미래엔세종은 2번째 자기장 제우스 이스포츠의 공략을 재석의 2킬 활약 속에 단 한 명의 인원 손실 없이 깔끔하게 막아냈고, 이어진 팀 스피릿의 견제도 재석이 1킬로 잠재웠다. 또 이를 통해 후반을 도모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했다.
미래엔세종은 7번째 자기장 팀 스피릿에 파이널을 잃기는 했지만, 3인 스쿼드로 TOP 4 진출까지는 별다른 장애물이 없었다. 비록 수적 열세에 치킨은 DRX에 내주기는 했지만, 2킬과 순위포인트 6점을 추가하며 총 13점(7킬)을 챙겼다.
이에, 미래엔세종은 메이저 프라이드와 109점으로 동률을 이뤘으나, 규정상 순위포인트에서 앞서며 리더 보드 최상단을 차지한 채 2일 차를 마무리했다. 또 혹시는 매치당 1.8킬, 450대미지로 2일차 MVP에 선정되는 영예도 안았다.
한편, 함께 옐로우 그룹에 편성된 DRX도 초반 부진을 딛고 매치 12 13킬 치킨에 힘입어 57점(38킬)을 추가, 82점(54킬)으로 5위까지 올라섰다. 이에, 한국 두 팀의 동반 그랜드 파이널 직행에 대한 기대감도 피어나기 시작했다.
이번 대회 각 그룹별 상위 3팀은 파이널 스테이지로 진출하게 되고, 12위부터 16위까지는 탈락한다. 또 4~11위를 차지한 8개 팀, 총 24개 팀은 서바이벌 스테이지를 통해 16개 팀을 추리고, 이들 간 라스트 찬스 18개 매치로 파이널 스테이지에 진출할 6개 팀이 추가로 확정된다.
16개 팀의 운명이 서서히 드러날 2024 PMGC 그룹 스테이지 옐로우 그룹 3일 차 경기는 한국 시간으로 2일 오후 8시부터 시작하며, 모배 e스포츠 공식 유튜브, 틱톡, 네이버 e스포츠에서 중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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