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결실 보기 시작" 평가…신중론도 여전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있는 빅테크의 인공지능(AI) 베팅이 결실을 내기 시작했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3사가 지난 3분기(7~9월) 클라우드 부문에서 거둔 매출은 총 629억달러(약 86조7천억원)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22.2% 성장한 규모다. 또한 최소 4개 분기 연속 증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가속하는 클라우드 성장세는 빅테크의 AI 투자를 정당화하기 시작한, 분명한 징후라고 지난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이미 후드 MS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콘퍼런스콜에서 "우리의 가용 능력을 웃도는 수요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과 MS,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등 3사를 합친 자본지출은 작년 3분기 305억달러에서 올해 3분기 506억달러로 급증했다. 대부분의 자본지출은 데이터센터에 투입됐다.
하지만 이들 3사 모두 앞으로 수개월간 자본지출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메타) 역시 자본지출이 작년 3분기 65억달러에서 올해 3분기 83억달러로 불어났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우리의 AI 투자에는 여전히 많은 인프라가 필요하다"며 "이 분야에 상당한 투자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회의론자들은 AI에 대한 지금의 열기가 이 모든 지출을 감당할 수 있는 장기적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이번 주 발표된 실적에서 빅테크 클라우드가 견조한 성장을 할 것이라는 희망을 봤다.
시노비스 트러스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댄 모간은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사업은 강하다"며 "AI 칩 판매 이외 AI 영향에 대해 가장 가시적인 증거를 보여주는 곳이 바로 이 그룹"이라고 말했다.
오랫동안 클라우드 3위를 유지해온 구글은 클라우드 매출이 35% 성장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웃돈다.
아마존 역시 클라우드 부문의 성장이 가속한 실적을 발표한 이후 지난달 31일 시간외거래에서 6% 급등했다.
앤디 재시 아마존 CEO는 클라우드 AI 부문이 전체 아마존웹서비스(AWS) 부문보다 더 빠른 속도인 세 자릿수대 성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MS는 클라우드 매출 예상치를 낮췄지만 데이터센터를 충분히 빠른 속도로 짓지 못하는 탓이라고 설명했다.
스티펠의 애널리스트 브래드 레벡은 MS의 클라우드에 대한 전체적인 전망은 여전히 강한 것으로 판단했다.
레벡은 "단기적으로는 실망스럽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MS가 생성형 AI의 리더라는 우리의 관점은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MS는 이번 분기에 AI 제품과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이 연간 기준으로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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