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 열풍에 금이 올해 가장 인기 있는 투자자산으로 떠올랐다.
금값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30% 넘게 급등했다. 하지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내년에도 금값이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공개한 노트에서 2025년 말까지 금값이 온스당 3000달러(약 412만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현 가격에서 8%가량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골드만삭스는 그 근거로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 각국 중앙은행의 높은 수요가 이어지리라는 점이다. 골드만삭스는 다만 내년 금 매수세가 다소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시행된 이후 각국 중앙은행은 금을 새롭게 주목하고 있다.
일부 국가는 미국 달러화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 준비금 다변화를 고려 중이다. 이로써 금 수요가 높아진 것이다.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들은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량이 월 30t으로 줄 듯하다"면서도 "이는 2022년 이후 월 평균 매입량 85t에 비하면 약 3분의 1 수준이지만 러시아의 준비금이 동결되기 전 월 평균 17t보다는 구조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둘째, 미국의 금리완화가 금으로 뒷받침되는 서방의 상장지수펀드(ETF) 보유량을 점차 증가시킬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내년 중반까지 기준금리를 3.25~3.50%로 낮추리라 예상하고 있다.
금은 이자를 창출하지 않는다. 따라서 통화정책이 완화할 때 금의 경쟁력은 커진다. 그러나 금리가 높을 때는 이자 수익을 제공하는 다른 자산에 비해 매력이 떨어진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9월 공개한 한 노트에서 금리인하가 단행되면 금으로 뒷받침되는 ETF가 6개월에 걸쳐 점진적으로 상승한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금 ETF 보유량 증가는 금값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실물 금 공급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 높아질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지정학적 불안과 인플레이션 우려로 투기적 포지션이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불확실성이 미 대통령 선거 이후 서서히 사라지면서 금값에 단기 하방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긴장 상황이 고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들은 이런 상황에서 금이 장기적으로 매력적인 헤지수단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평했다.
새로운 긴장 상황에는 무역갈등,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위협, 미 부채에 대한 우려, 그리고 향후 경기침체 가능성 등이 포함된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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