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hn Hyeji
Doosan Bears
“응원할 때 관중이 호응하고 따라주면 지치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힘이 생겨요. 천직인가 봐요.(웃음) 원래 주목받는 걸 좋아했어요. 고등학생 때 댄스부에서 춤을 췄지만, 대학생 때는 춤과 동떨어진 삶을 살았죠. 그러다 우연히 치어리더 직캠 영상을 봤어요. 문득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용기를 냈죠. 지금 너무 행복해요. 치어리딩을 할 때 눈앞에 있는 관중 수는 중요하지 않아요. 단 한 사람만 있어도 그분을 보며 열심히 하는 거죠. 두산 베어스 제러드 선수의 응원 동작 중 머리 위로 동그라미 만드는 게 있어요. 다른 건 몰라도 그 동작은 상대 팀 팬들도 잘 따라 하거든요. 이번 가을 경기에서 계속 지고 있었는데 관중 모두 동그라미를 만들면서 따라 하던 순간은 잊히지 않는 장면입니다.”
Lee Yebin
Kiwoom Heroes
“저를 한 단어로 표현하면 ‘짱구’가 아닐까요. 그만큼 엉뚱한 성격인 데다 장난기가 있어 반전 매력으로 느끼는 분이 많아요. 첫인상이 시크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현재 주어진 것만 열심히 한다’는 마음가짐이라 미래를 뚜렷하게 그려본 적은 없지만, 치어리딩의 긍정적 에너지와 열정을 고스란히 기록해나가는 게 바람이에요. 요즘은 문득 엄마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해요. 삶에서 가장 뜨겁고 찬란했던 지금 이 시절을 먼 훗날 자식에게 보여준다면, 그보다 뿌듯하고 행복한 일은 없을 거예요. 지금의 직업이 20대 성장 과정에서 가장 큰 변곡점이 되었으니까요.”
Jung Heejung
Doosan Bears
“어릴 때부터 춤추는 걸 좋아했어요. 학창 시절 두산 베어스 팬이던 선생님이 쾌활한 제 성격과 춤추는 모습을 보고 치어리더를 해보면 어떻겠느냐고 추천해주셨죠. 선생님이 제대로 보셨나 봐요. 고맙게도 오디션에서 금방 붙었거든요. 치어리딩은 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선 체력 관리를 잘 해야겠죠. 마인드 컨트롤도 중요하고요. 팀이 지고 있을 때나 개인적으로 힘들 때도 에너지를 끌어올려야 하니까. 제가 응원하는 팀이 우승할 때 가장 큰 희열을 느끼지만, 늘 그럴 순 없죠.(웃음) 팀원과 웃으면서 장난치고 밝은 기운을 잃지 않으려 노력해요. 관중이 다운되어 있을 때는 더 뻔뻔하게 눈 맞춤을 하면서 같이 응원하도록 유도하죠.”
Kim Jungwon
NC Dinos
“부모님의 권유로 치어리더를 하게 됐어요. 가수 연습생 생활을 오래 했는데, 제가 춤추는 일에 미련이 남아 있다는 걸 눈치채셨나 봐요. 인생의 가장 궁극적 목표가 있다면, 많은 분에게 제 이름을 알리는 거예요.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긍정적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사실 저는 내향적이고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라 이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 부담감도 있었어요. 하지만 팬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되더라고요. 언젠가 한 팬이 자신은 ‘행운’이라는 단어를 좋아하는데, 제가 그 행운에 딱 맞는 사람 같다고 말씀해주셨을 땐 정말 감동받았어요. 아, 내가 그런 가치를 담아낼 수 있는 사람이구나 싶었거든요. 가끔 체력적으로 힘든 순간이 찾아오지만, 열정으로 그 행운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해요.”
Choi Hongra
Lotte Giants
“춤이 좋아 치어리더를 선택했지만, 이제는 치어리딩을 하기 위해 춤을 춰요. 제 직업을 사랑해요. 또 존중하고요. 단상에 올라 관중석을 바라보면 가끔 전율이 느껴져요. 빽빽하게 늘어선 관중이 서로 어깨에 팔을 얹고 응원가를 부르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거든요. 어떨 때는 울컥하기까지 해요. 올해 롯데 자이언츠로 소속을 옮기면서 그 짜릿한 순간을 더 자주 경험하고 있어요. 큰 욕심 없이 시작한 일이지만, 점점 욕심이 생깁니다. 더 오래 치어리딩을 하고 싶고, 이 일을 할 이유가 하나둘 늘고 있어요. 오히려 저를 응원해주는 팬들,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힘차게 뛰는 모습, 끝내기 홈런(우리끼리는 퇴근 샷이라고 해요)을 날리는 순간과 땅이 울릴 듯한 환호. 춤은 이제 그 많은 이유 중 하나가 됐어요. 나이를 잊은 채 모두가 청춘이 되고, 한마음이 되는 곳. 바로 야구장이 아닐까요. 체력이 받쳐줄 때까지 그곳에서 관중과 에너지를 주고받고 싶어요. 이제 20대의 절반을 달려왔는데, 앞으로도 주인공이기보다 장작처럼 불을 지필 수 있는 사람이길 바라요. 제 역할을 충분히 해내면서 주위 사람들이 타오르게 만드는!”
Mok Nagyeong
Lotte Giants
“치어리더로 활동한 지 1년 정도 됐을 때 그만두려고 했어요. 고등학생 때 데뷔했기 때문에 마산에서 수업을 마치면 곧장 부산으로 가서 안무 연습을 했죠. 이 루틴을 1년간 반복하니 지치더라고요. 그래서 야구 한 시즌을 쉬었어요. 아이러니하게도 멀어지니 선명해지더군요. 치어리더라는 직업에 확신이 생겼죠. 여름이 오면 야구장이 그립고, 경기를 보고 있으면 샘이 났거든요. 그때 결심했어요. 미련이 한 톨도 남지 않을 때까지 치어리더를 하겠다고. 목표는 팀장이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그 시기가 빨리 찾아왔어요. 2년 전, 스물두 살에 팀장이 되었거든요. 목적지가 팀장이라고 생각했는데, 덜컥 그 자리에 오르니 겁이 나더군요. 부담감도, 다음 스텝에 대한 고민도 있었어요. 치어리더는 연차가 쌓일수록 힘든 직업이에요. 다른 직업처럼 경력이나 연륜이 큰 역량이 되진 않아요. 매년 새로운 얼굴이 등장하고, 신인들이 더 주목받는 곳이니까요. 뒤처지지 않으려면 더 고민하고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어요. 제가 팀원과 동생들에게 건네는 말에 힘이 실리려면 저부터 잘해야 하고요. 춤은 물론 정신도, 마음가짐도 성숙해야죠. 실수해도 괜찮은 20대를 지나고 있으니 끊임없이 부딪혀보려고요. 도전과 실수를 반복할 20대의 저를 응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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