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생산 증가율 부진, 국내 경기 '잠재적 위험신호'"

"반도체 생산 증가율 부진, 국내 경기 '잠재적 위험신호'"

이데일리 2024-11-01 07:40:28 신고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반도체 업종의 9월 생산증가율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 경기사이클의 ‘잠재적 위험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1일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9월 반도체업종 생산 증가율이 전년 동월 마이너스(-)3.0%로 역성장을 기록했는데 반도체 업종 생산 증가율이 감소세를 보인 것은 지난 2023년 7월 이후 14개월만”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강력한 반도체 수출과 이에 따른 반도체업종은 강한 생산증가세가 국내 제조업 경기를 견인해왔다는 점에서 반도체 생산 감소세는 국내 경기사이클의 또 다른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며 “가뜩이나 3분기 국내 총생산(GDP) 성장률이 쇼크를 기록한 이후 반도체 업황마저 모멘텀이 약화된다면 4분기 국내 GDP 성장률이 또다시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다만, 반도체 생산 증가율이 추세적으로 둔화될 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반도체업종 생산증가율이 하락에도 불구하고 업황 사이클을 대변하는 ‘반도체 출하-재고’ 사이클은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더욱이 반도체 재고지수 추이를 보면 하락, 즉 재고가 감소하고 있어 이전처럼 재고부담 증가로 생산이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반도체 수출도 여전히 양호한 추세를 유지 중이다. 그는 “9월 반도체 수출증가율은 전년 동월 48.1% 높은 증가세가 지속하고 있으며 조업일수를 고려한 반도체 일 평균 수출액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면서 “반도체 수출실적과 생산 간 엇박자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9월 반도체 생산증가율 감소세가 일시적 현상에 그칠 여지도 있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반도체 수출과 생산 모멘텀이 다소 둔화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라며 “반도체 수출은 기저효과로 수출증가율이 점진적으로 둔화할 여지가 있고 미 대선 결과에 따라서는 반도체 수요가 일시적으로 약화될 여지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경기와 제조업 활동에 반도체 업황은 절대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국내 반도체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9월 기준으로 20% 수준이며 9월의 경우 반도체 수출이 23%로 2018년 반도체 빅 사이클 당시 반도체 수출 비중 21%마저 넘어섰다”고 말했다. 따라서 반도체 수출 혹은 업황 사이클은 둔화될 경우 국내 경기사이클의 하방 압력은 커질 것이 분명하다는 얘기다.

박 연구원은 “또 하나 반도체 수출과 관련하여 우려스러운 현상은 대중화권 반도체 수출 비중이 추세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현상”이라며 “물론 현지 생산 등으로 대중화권 수출 비중이 줄어들 수 있지만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중국 반도체 기업의 경쟁력 강화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 대선 결과에 따라서는 미-중 갈등 격화가 전세계 교역 사이클에도 악영향을 미칠 위험이 잠재해 있음을 고려하면 국내 반도체 수출도 타격을 받을 여지가 있다”면서 “4분기 반도체 수출은 물론 생산 흐름을 당분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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