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 정부가 세금과 지출, 차입을 모두 늘리는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국채 가격이 하락하고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내달 7일 잉글랜드은행(BOE) 통화정책위원회에서 기준 금리를 연 4.75%로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은 금리 선물 시장에 약 80%로 반영됐다.
여전히 인하 전망이 우세하지만, 전날 예산안 발표 직전의 95%보다는 내려갔다.
BOE가 내년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전망도 커졌다.
금리는 내년 말까지 현재보다 0.75∼1.00%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예산안 발표 전에는 1.00∼1.25%포인트 인하 관측이 우세했다.
이같은 변화는 영국 노동당 정부가 전날 세금과 지출, 차입을 모두 늘리는 예산안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예산책임청(OBR)은 이번 예산안을 반영해 내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2.6%로 전망했다. 이는 이전 예상치 1.5%보다 훨씬 높고 BOE의 공식 목표치 2.0%도 웃돈다.
또 재무부 산하 채권관리청(DMO)은 올해 국채 발행 한도 규모를 3천억 파운드(537조원)로 발표했는데, 이는 이전 전망치(2천780억파운드·497조원)보다 많고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것이라 채권 시장에 영향을 줬다.
이날 오전 시장에서 영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9%포인트 높은 4.44%, 2년물은 0.11%포인트 높은 4.42%까지 올랐다. 채권은 금리가 높아질수록 가격이 하락한다.
국채 가격은 전날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의 예산안 발표 연설 직후에는 상승세였지만, 국채 장기물 발행이 늘어 향후 몇 년간 추가 차입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으로 하락세로 반전했다.
제퍼리스의 모히트 쿠마르 채권 분석가는 이날 메모에서 예산안에 담긴 경제 성장률 전망치에 회의적이라면서 "장기물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재정 확대가 시장엔 즉각적인 우려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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