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분간 비행 후 日EEZ 밖 홋카이도 서쪽 200㎞ 해역 낙하…최고 고도 7천㎞
"신형 미사일 여부는 분석중…한·미와 협력해 정보 수집"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경수현 특파원 = 일본 정부는 31일 북한이 동해상으로 고각(高角)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비행시간이 86분으로 역대 최장이며 최고 고도도 약 7천㎞를 넘어 역대 최고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이 오늘 오전 7시 11분께 평양 부근에서 북동쪽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약 86분간 비행해 오전 8시 37분 홋카이도 오쿠시리섬 서쪽 200㎞,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에 낙하했다"고 밝혔다.
그는 "비행 거리는 약 1천㎞이고 최고 고도는 약 7천㎞를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비행시간은 그동안 북한이 쏘아 올린 미사일 중 최장이고, 최고 고도도 가장 높다고 그는 설명했다.
하야시 장관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비행 거리와 고도를 고려하면 사정거리가 탄두 중량 등에 따라 1만5천㎞를 넘을 수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정거리가 1만5천㎞ 이상이면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하야시 장관은 "이번 발사는 국제사회에 긴장을 고조시키는 폭거"라며 "탄도미사일의 거듭된 발사를 포함한 북한의 행동은 지역·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베이징의 대사관 루트를 통해 북한에 엄중히 항의했다"며 "미국,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정보 수집·분석, 경계·감시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탄도미사일이 신형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분석 중"이라고만 답했다.
앞서 나카타니 겐 방위상은 기자단 취재에 답하면서 "비행시간이 지금까지 중 가장 길어 신형 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야시 장관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북한은 그동안 핵과 미사일 능력을 강화해 갈 의사를 일관되게 보여왔다"며 "앞으로도 각종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등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지 공영방송 NHK가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낙하 시간에 찍은 영상을 보면 2개 물체가 잇따라 떨어지는 장면이 담겼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후 국민에 대한 신속한 정보 제공과 철저한 안전 확인을 지시했다.
한편,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7시 10분께 북한이 ICBM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1발을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신형 고체 추진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에 북한이 공개했던 12축짜리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에서 발사했을 가능성이 있어서 추가로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취재보조: 김지수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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