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류 진 기자] 여전히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부진을 겪고 있는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의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주요 배터리 기업들이 투자속도 조절, 운영 효율화와 함께 차세대 기술 개발을 병행하며 중장기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삼성SDI는 올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2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조9356억원으로 29.8% 줄었으며, 순이익은 2304억원으로 63% 감소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4%, 영업이익은 46% 줄었다.
아울러, 다음달 있을 미국 대선과 향후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배터리 자체 생산 등 대외적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낸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와 구매 보조금 제도가 실제 폐지될지 여부는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연방 상·하원 총선 결과까지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현재 K-배터리 3사는 IRA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로 영업이익을 메우는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4천483억원으로, AMPC 4천660억원을 제외하면 17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SK온의 AMPC 규모는 1분기 385억원에서 2분기 1천119억원으로 증가했다.
K-배터리 업계는 단기적인 흐름보다 한숨 고르며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신기술 배터리 개발을 통해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 찾기에 나섰다.
삼성SDI는 각형 프리미엄 전지를 중심으로 제너럴모터스(GM)와 JV 계약 체결, 유럽과 아시아 주요 OEM향 신규 수주 확보, 전력용 SBB 1.5 출시 등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또 스텔란티스와의 JV인 스타플러스 에너지(SPE)는 12월 조기 가동을 통해 미주에서 첫 배터리 셀 양산을 시작한다.
이와 더불어 ESS 사업 확대를 위해 그동안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도입을 준비했고, 지난달 울산 사업장에 '마더라인' 구축을 시작했다.
손미카엘 부사장은 "당사 LFP 배터리는 원가경쟁력을 높이고 차별화한 공법으로 최대 에너지밀도와 장수명을 확보했다. 중장기적으로는 LFP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해외 거점은 국내 마더라인에서 검증과 초기 양산을 마친 후,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현지 생산에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펼치는 미국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내년 신규 설비투자(CAPEX)의 경우, 필수 영역 외에는 규모를 축소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4분기 매출은 유사하겠지만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며 "불확실성 지속과 OEM사의 배터리 내재화 추진으로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이다"고 했다.
이어 "내년 매출은 상당히 보수적으로 예상한다. 배터리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설비 투자를 과거 수준으로 진행하기 어렵다"며 "신규 투자는 줄이고, 일부 필수적인 부분에만 투자가 집중될 것이다. 내년 CAPEX 규모는 올해와 비교해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더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러한 대외 변수에도 흔들림 없는 사업구조를 갖추기 위해 ▲능동적 운영 효율화 ▲R&D투자 강화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 중장기 전략 과제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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