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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쏘’ 후속 수소전기차, 내년 상반기 나온다
현대차는 31일 경기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클리얼리 커미티드(Clearly Committed): 올곧은 신념’ 행사를 열고 수소전기차 콘셉트카 ‘이니시움’을 최초로 공개했다.
이니시움은 현대차가 내년 상반기 선보일 승용 수소전기차의 상품과 디자인 측면의 방향성을 담은 콘셉트 모델이다. 이상엽 현대제네시스글로벌디자인담당 부사장은 “수소전기차를 선택하는 고객이 추구하는 가치,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 퍼스트 무버로서의 자부심을 담고자 했으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캐릭터의 단단함을 더욱 강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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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나온 넥쏘 이후 7년 만에 새로 선보이는 후속 모델은 수소전기차만의 강점인 긴 주행거리를 살리고, 동력 성능도 개선했다. 이니시움은 수소전기차 중 세계 최고 수준인 650㎞ 이상의 주행가능거리를 확보했으며, 최대 150킬로와트(㎾)의 모터 출력을 구현하며 기존 넥쏘(113㎾)보다 주행 성능이 향상됐다.
◇“돈 걱정 말라”…1998년부터 27년간 쌓은 기술력
현대차는 1998년 수소 연구개발을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하고 수소전기차 개발을 시작했다. 2000년 미국 연료전지 전문 업체 UTC파워와 6개월 간 공동 개발을 통해 수소전기차를 처음 선보였으며, 2004년에는 독자 개발 스택을 탑재한 수소전기차를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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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소연료전지 개발 1세대인 최서호 현대차 수소연료전지시스템개발담당 상무는 “당시 미국에서 밤낮으로 시험차를 만들면서 연료전지에 쓰여진 ‘파워드 바이 UTC(Powered by UTC)’라는 문구를 보고 나중에 꼭 ‘파워드 바이 현대(Powered by Hyundai)’를 새겨넣자는 생각을 했다”며 “(독자 개발 스택을 탑재한) 차를 완성시키고 엄청 환호했던 기억이 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2005년에는 환경기술연구소(마북연구소)를 설립하며 수소전기차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당시 환경기술연구소를 방문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한번 만들어서는 절대 잘 만들 수 없습니다. 돈 걱정은 하지 말고 젊은 기술자들이 만들고 싶은 차는 다 만들어 보십시오. 돈 아낀다고 똑같은 차 100대 만들 필요 없습니다. 100대가 다 다른 차가 돼도 좋습니다”라며 연구원들의 도전에 확신과 용기를 불어넣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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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퍼스트 무버 될 것…경계 없이 협업”
현대차는 이같은 27년 동안 쌓아온 기술력과 수소에 대한 확신으로 미래 수소 사회 전환 퍼스트 무버가 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수익보다는 (수소 사회 전환을 위한) 미션이라고 생각한다”며 “모빌리티로 시작했지만 수소 생태계 전체에 대한 솔루션과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며 지속적인 리더십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캐즘과 중국의 저가 공세 등 친환경차 전환 과정에서 위기를 겪고 있는데, 이에 대응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수소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중국 자동차 업계를 비롯해 BMW, 토요타, 혼다 등이 수소전기차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완성차 기업 간 수소 분야에서 각자가 가진 기술력으로 시너지를 내기 위한 ‘합종연횡’도 활발하다. 현대차 역시 토요타와 제너럴모터스(GM) 등과 수소 분야에서 협업해 시장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장재훈 사장은 “누가 기술적으로 솔루션을 가지고 있고 그 솔루션에 대해 어떻게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해 테이블에서 얘기가 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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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사장은 이어 “현대차도 토요타로부터 배워야 할 부분도 많고, 향후 GM과도 그런 (협업)이 가능하다면 해야 할 것”이라며 “모빌리티·운송 분야뿐 아니라 중공업이나 발전 등 부분 경계 없이 협업하는 게 정답”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수소차 보급 확대를 위해 수소차와 수소 충전 가격 문턱을 낮추는 것은 과제다. 그는 “(가격을 낮추기 위한) 도전적인 측면은 많지만 수익성보다는 (수소 사회로의 전환을) 임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다양한 산업에서 (수소를)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수소에 대한 수요를 늘리면 공급이 풍부해지면서 가격이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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