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31일 오전 금융감독원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및 유상증자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유상증자 관련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함이다. 금감원은 고려아연 유상증자 공시에 대한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2.5조원에 달하는 고려아연 유상증자 결정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고려아연 유상증자 사태가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한국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확산시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독립 투자 리서치 플랫폼인 ‘스마트카르마’의 더글라스 킴 애널리스트는 30일 오후 ‘2.5조원의 유상증자 계획은 최악의 코리아디스카운트 사례를 선보이다(Rights Offering of 2.5 Trillion Won Is a Display Of "Korea Discount" At Its Worst)’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계획에 대해 비판했다.
더글라스 킴 애널리스트는 “고려아연 유상증자 결정은 최악의 코리아디스카운트 사례이다. 향후 몇 주간 유상증자 결정이 고려아연의 주가에 부정적인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전제한 뒤, “많은 투자자들이 이 유상증자가 고려아연에 대한 자신들의 주권을 심각하게 희석시킬 것이기에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고 적시했다.
그는 또한, 고려아연의 대규모 유상증자가 ▲최윤범 회장이 내년 의결권 경쟁에서 MBK 파트너스·영풍과 직접 부딪쳐서 이길 자신이 없다는 점 ▲의결권 경쟁이 이뤄지면, 국민연금과 같이 중립적이던 주요 투자자들이 최씨 일가에 반대표를 행사할 수 있다는 점 ▲현대자동차 소속 기타비상무이사가 이번 유상증자를 결정하는 이사회를 포함, 최근 고려아연 이사회에 불참한 사실에 비추어 최윤범 회장이 고려아연 지분을 갖고 있는 주요 한국 대기업들과의 관계에 확신이 없다는 점 ▲영풍정밀 주가 하락으로 인해 마진콜 가능성의 우려가 지속한다는 점 등 4가지 중요한 함의를 지니고 있다고도 분석했다.
더글라스 킴 애널리스트는 보고서 말미에서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이번 유상증자가 소액주주들의 최선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 아니라, 최 회장 경영권 유지를 위한 최선의 방편이라는 점에 동의할 것”이라고 결론을 맺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도 31일 오전 “전혀 예상치 못한 고려아연 대규모 유상증자는 자본시장 관점에서 시장교란 행위”라며 논평을 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계획을 "차입을 통해 89만원에 자사주를 매입하고 유상증자를 통해 67만원(예정가)에 주식을 발행하는 자해 전략"이라고 지적했으며, "회사의 주인이 전체 주주라고 생각한다면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발상이기에 금융당국은 예측 가능성과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고려아연 이사회 결의를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포럼은 "고려아연 일개 기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고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키울 것"이라며 ▲남은주주들의 주주가치 희석화 우려 ▲절차적 정당성 확보 여부 ▲주주를 보호해야 할 이사회(특히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선관주의 의무에 대한 우려 등의 이유로 고려아연 이사회의 유상증자 결의에 깊은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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