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플레인 제품 개발자 황일윤이 생각하는 K-뷰티 성분 트렌드는?
한국, 그리고 서울의 뷰티 시장은 끊임없이 새로운 무언가를 들고 나오는 ‘K-뷰티’라는 이름을 필두로 국내외에서 급진적인 성장을 거뒀다. 그러나 빠른 속도만큼 어딘가 지워지지 않는 혼란함은 여전히 남아 있다. K-뷰티가 직면할 다음 페이지를 위해 제품 개발자 황일윤과 한국 뷰티의 정체성을 찬찬히 읽어보았다.
녹두에 진심인 비플레인 제품 개발자가 생각하는 국내 ‘성분’ 트렌드가 궁금하다. 진심을 알아줘서 다행이다. 최근에 출시한 클렌징밤을 만들 때는 맷돌에 해남 땅끝 마을 녹두를 직접 갈아보기도 했다.(웃음) 개인적으로 뷰티 트렌드 자체가 성분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다. 예전에는 클린 뷰티를 내세우며 유해 성분을 배제하고 브랜드가 윤리적 책임을 지는 게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그 관심이 특정 성분의 효과로 전환됐다. 브랜드나 제품의 정체성을 성분으로 정의할 정도니 말이다.
그 성분을 보고 효능을 알아차리는 소비자도 똑똑해진 것 같다. 화장품 성분 분석 애플리케이션의 등장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시에 중소 브랜드의 역할도 컸는데, 그들은 예산 문제로 인해 ‘요즘 잘되는 것’을 쫓아가는 게 전략이다. 그렇기 때문에 특정 성분이 대두되는 것 같다 싶으면 다들 그 성분을 사용한 제품을 내놓기 때문에 소비자 역시 자연스럽게 그 성분을 많이 접하게 된다. 그렇게 브랜드와 소비자가 유기적으로 얽히며 성장하는 추세다.
그 성분을 계속 발전시키는 것이 제품 개발에서 중요하겠다. 맞다. 비플레인에서도 성분을 결합해 두 가지 효과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를테면 찬 성질로 민감 피부를 케어하는 녹두와 모공에 도움을 주는 펩타이드를 결합하는 것.
또 제품 개발에서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가성비. 예전에 제품 개발을 할 때는 원가보다 제품 퀄리티가 가장 중요했다. 그러나 이제는 화장품 제조사의 기술력이 너무나 뛰어나기 때문에 품질에 대한 걱정이 없다. 해외와 견주어도 월등하다. 따라서 어떻게 하면 소비자에게 가성비가 좋은 제품을 제공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그렇기 때문에 해외에서 국내 제품을 찾는 것 같다. 원래 해외에서는 메이크업이 주요 카테고리였다. 그러나 코로나를 기점으로 피부가 청결해야 한다는 인식이 퍼지며 피부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최근엔 전 세계적으로 스킨케어 시장 규모가 1800억 달러를 넘었다. 그리고 코로나 시기부터 이커머스의 부흥, 셀럽을 기반으로 한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가 상승하면서 자연스레 저렴하고 질 좋은 국내 뷰티 제품이 해외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한국 여성의 부지런한 스킨케어에 감탄하기도 한다는데. 맞다. 해외에서는 한국 여성의 깨끗한 피부의 비결을 세분화된 스킨케어 루틴으로 생각한다. 1차, 2차 세안, 각질 케어만 해도 벌써 3단계나 된다. 그 후에 스킨, 앰플, 크림, 아이크림, 거기에 스페셜 케어를 하고 싶으면 슬리핑 마스크를 얹기까지 하니 그럴 만도 하다.
수많은 단계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건? 비플레인이 클렌징 맛집이어서 하는 말은 아니지만,(웃음) 클렌징이 가장 기본이고 중요하다. 피부에 노폐물이 계속 쌓이면 피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다음 단계에서 바르는 화장품의 흡수를 도와주기 때문에 절대 가볍게 여기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