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주얼리 시장은 세계 5위권에 달한다. 그러나 정작 주얼리 시장의 주도권은 해외 명품 브랜드에 내주고 있다. K-팝과 K-드라마가 세계를 주름잡고 있는 시대, K-주얼리는 안방조차 지키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품질과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지만 세계적인 브랜드를 키우지 못한 탓이다. 여전한 음성 거래와 디자인 베끼기, 영세한 운영 등이 K-주얼리 브랜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러나 K-컬처의 약진과 함께 K-주얼리의 잠재력도 살아나고 있다. 실력 있는 젊은 디자이너들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새 바람도 일으키고 있다. 여성경제신문은 K-주얼리에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고 있는 토종 브랜드를 응원하는 '주얼리즈' 시리즈를 시작한다. 주얼리즈는 '주얼리'와 '리즈 시절'의 합성어다. 지금이 리즈 시절인 신흥 K-주얼리 브랜드를 발굴해 국내 독자에게도 소개하고 세계시장으로 발돋움하는데 일조하려 한다. [편집자] |
“현지에 직접 나가 보석을 수입하고 디자인 개발, 유통까지 진행해요. 지금은 21년 전 초심으로 돌아가 다이아몬드를 중심으로 리브랜딩(rebranding) 하고 있습니다."
옐로우 골드(Yellow Gold)가 주류였던 2003년. 화이트 골드와 앤틱을 컨셉으로 (White Gold&Antique Jewelry) 서교동에서 첫 삽을 뗀 도로시 주얼리는 계속해서 혁신적인 도전을 이어왔다. 현재는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Lab-Grown Diamonds)를 사용해 파인주얼리 제품을 선보이며 '도로시만의' 다이아몬드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디자인은 물론 해외에 나가 보석을 직수입하고 유통까지 진행한다.
지난 9월 11일 종로 낙원동에 위치한 도로시주얼리 본사에서 조상환 대표를 여성경제신문이 만났다. 조 대표는 브랜드 창업 전에도 홈쇼핑 TV 주얼리 MD로 오랜 기간 업계에 몸담은 베테랑이다.
업계 입문 계기에 대해 조 대표는 "3대째 주얼리 가업을 이어왔고 국제보석감정사(GIA·Gemological Institute of America) GG (Graduate Gemologist) 수료후 인도에서 다이아몬드 수입 바이어를 시작으로 업계에 발을 들였다"며 “LG‧현대홈쇼핑 보석 MD 및 팀장을 7년 정도 지내고 도로시주얼리를 창업했다”고 설명했다.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겪었던 고충에 대해 조 대표는 “직원들과 소통 속에서 기쁨도 있었지만 고충도 있었다”며 “브랜드를 성장시키고 유지하기 위한 핵심은 사람이라고 보는데 그들과 이해하고 공감하고 설득하는 작업들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 그런 과정을 통해 배우고 성장했다”고 말했다.
도로시의 디자인은 조 대표의 친 여동생인 조윤경 이사가 총괄한다. 같은 디자인도 어떤 고객을 만나느냐에 따라 새로운 의미가 될 수 있다는 게 도로시의 디자인 철학이다. 조 대표는 “조 이사의 디자인을 존중하고 같이 소통하며 만들어 왔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국내 주얼리 업계가 시장 변화에 빠르게 적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주얼리 업계는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지고 이어가고 있고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 본성이 바뀌지 않는 한 무너지지 않는 산업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야기를 하고 있는 지금도 시장은 변화, 진화하고 있으며 이에 적응하지 못하는 회사는 멈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주얼리 산업이 가야할 방향에 대해 조 대표는 “명품 카피처럼 쉽고 부끄러운 시장에 주얼리 산업의 에너지가 소모되는 것이 속상하다”며 “국내에 머물 것이 아니라 세계시장에 도전을 해야 한다. 물론 이미 잘하고 있는 기업들이지만 더 많은 브랜드가 더 큰 시장에 도전하는 것이 우리 업계가 가야 할 방향”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국내 파인주얼리 소비 성향에 대해 조 대표는 "다양한 트렌드가 존재하지만 일단은 (파인주얼리 시장이) 해외 명품 브랜드에 많이 흡수된 것 같다"며 "명품 브랜드의 신뢰도, 인지도, 브랜드파워 등 이유로 관심을 가지는 고객들이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파인주얼리란 금·플래티늄 백금·고가의 귀보석을 사용한 주얼리로 오랜 시간 착용에도 품질에 변함이 없고 세월이 지날수록 소장 가치가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조 대표는 "파인주얼리를 원하는 고객들은 자신을 가치 있게 하는 브랜드를 찾길 바란다"며 "특별한 나만을 위한 디자인이나 희소 가치가 있는 천연보석 등에 대한 니즈에 맞추려는 방향으로 가고있다"고 말했다.
현재 도로시는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사용해 파인주얼리 제품을 만들고 있다. 랩 다이아몬드는 천연 다이아몬드와 동일한 물리적‧화학적‧광학적 성질을 지닌 인공 다이아몬드로 채굴 과정에서의 환경 파괴와 노동력 착취에서 자유롭다. '실험실(Laboratory)에서 길러진(Grown) 다이아몬드(Diamond)'라는 의미로 기계 장치를 통해 생산된 인공 다이아몬드를 가리킨다.
조 대표는 "천연 유색보석 중에서도 색상이 돋보이는 준보석 위주의 디자인 제품들에 초점을 맞춰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개발과 마케팅에 힘쓰고 있다. 조 대표는 “랩 다이아몬드가 시장에 변화를 이끌고 있다”며 “일반인들은 접근하기 어려웠던 고급 다이아몬드 주얼리 시장이 랩 다이아몬드로 인해 그 시장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로시도 그 변화의 중심에서 최선을 다해 도로시만의 다이아몬드를 개발하고 마케팅하고 있다”며 “인도에서 좋은 랩 다이아몬드를 직접 수입하고 개발과 디자인을 거쳐 완성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로시주얼리는 올해 종로에 새둥지를 틀고 고객을 맞이하고 있다. 조 대표는 “판매 채널의 다각화를 위해 9월에 익선동에 쇼룸을 새로이 오픈하는 등 요즘 트렌드에 맞는 브랜드로 변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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