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본격 출시된 비만약 '위고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오남용과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증가하고 있다.
31일 제약업계 등에 따르면 비대면 온라인 처방이 가능한 위고비가 본래 비만 '치료' 보다 '미용' 목적으로 유통되는 일각의 사례가 지적되는 상황이다.
해외에서는 관련 부작용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SCI(Science Citation Index)급 국제학술지 큐리어스에 따르면 최근 한 미국 남성(74)이 세마글루타이드 용량을 늘렸다가 급성 췌장염으로 입원한 뒤 결국 사망했다. 췌장염은 위고비 부작용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같은 부작용은 국내에서도 위고비가 출시되면서 비대면 진료로 비만 환자가 아닌 사람들도 손쉽게 구할 수 있다는 우려와 추가 부작용 사례 발생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일부에서 비대면 플랫폼을 통해 무분별하게 처방이 이뤄지면서 의약계 뿐만 아니라 국회에서도 한목소리로 부작용을 지적하며 비대면 처방에 대해 전면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실제 유사한 사례로 비만 치료제 '삭센다'의 처방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비대면 진료 후 삭센다를 처방하고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 점검을 거친 진료 건수가 지난해 12월 183건에서 올해 9월 3347건으로 18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비대면 처방이 쉬워지면서 가격과 유통에도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 현재 노보 노디스크 측이 밝힌 위고비의 병원과 약국에 공급하는 가격은 4회 투약분에 약 37만2000원이다. 하지만 비급여 의약품인 상황에서 약국이 개별적으로 가격을 책정할 수 있어 현재시중 가격은 40만원대에서 8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찾는 환자들이 많다 보니 가격도 점차 올라가고 있고 비대면 처방을 제한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자 과수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비대면 진료가 막히기 전까지 미리 처방을 받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포털 사이트나 위고비 정보 카페 등에서 조성 중이며 처방 방법과 구매 후기도 자주 등장하는 상황이다.
또한 일부 병원의 경우 공급 대비 수요가 몰리는 것을 노려 '다이어트 패키지'까지 등장했다. 이미 병원에서 판매하던 다이어트 관리 프로그램과 상품에 위고비를 포함하는 형태로 가격은 100만원이 훌쩍 넘어간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많은 다이어트 커뮤니티와 카페 등에서는 위고비 구매가 가능한 약국을 성지 약국으로 부르며 공유하고 있다"면서 "비대면 처방 규제 이슈가 높아지면서 위고비에 대한 구매와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세진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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