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호영 기자] 한국(K) 상품의 역직구가 해마다 늘고 있는 가운데 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 등 국내 큐텐 플랫폼 10만 판매자(셀러)들의 해외 플랫폼 입점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린다. 다만 티메프 판매자들이 해외 판로를 모색하더라도 글로벌 1위 이커머스 아마존 입점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30일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글로벌 이커머스 판매자들은 증가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래 전부터 글로벌 셀러들은 계속 늘어왔다"며 "아예 초보 (이커머스 판매자)가 아니라면 국내도 그렇지만 해외 판매 채널에도 이미 많이 입점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최근까지 해외 입점을 알아보는 판매자들은 전반적으로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몇천명 수준이었던 국내 글로벌 이커머스 판매자 수는 이제 몇만명 수준으로 성장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국 역직구(역직접구매·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한 해외 판매) 매출이 크게 늘면서 가장 최근(9월 말)엔 알리익스프레스까지 미국 아마존·이베이, 동남아 쇼피 등 글로벌 기업들의 국내 이커머스 판매자 유치전도 달아오르고 있다. 국내외 판로 확대에 나선 한국 셀러들의 글로벌 플랫폼 접근도 한결 수월해지는 모습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2024년 8월 기준 역직구 건수와 금액을 보면 약 3658만300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8%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금액도 17억6700만달러, 한화 약 2조5000억원 가량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5% 확대됐다.
국내 이커머스 판매자 수는 셀러 대부분 국내외 플랫폼에 중복 입점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이 가장 많이 입점해 있는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판매자 수인 최저 50만명선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오프라인 사업자들에 비하면 매장 등 큰 돈(고정비) 없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게 이커머스 판매의 가장 큰 장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아마존, '비용·언어' 등 진입 장벽...티메프 사태 전후 한국 입점 판매자 수 변화 없어
다만 티메프 판매자들 경우 1인 사업자 등 영세 판매자들이 많다 보니 아마존으로 판매 채널을 늘리지는 않았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아마존 입점 후 미국 내 판매를 고려할 경우 비용 등이 만만치 않아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판매 물건을 직접 만드는 제조사가 아니라면 물건 사입 비용, 아마존은 무재고도 가능하긴 하지만 어찌됐든 미국 내에서 판매하려면 미국 창고 적재 비용, 광고비에 미국까지 배송비 등 비용이 정말 많이 든다"며 "반품도 아마존은 전부 판매자 비용"이라고 전했다.
비용 이외에 언어 등도 장벽이 될 수 있다. 이 관계자는 "요새는 구글 등 번역기가 있긴 해도 페이지에 물건을 올리는 작업은 모두 영어로 직접 해야 하는 만큼 장벽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판매자 등록도 국내 지마켓이나 쿠팡 등은 최장 두 시간 내외면 끝나겠지만 해외는 이베이도 그렇고 큐텐 재팬, 동남아 쇼피, 영문 쇼핑몰 쇼피파이까지 최장 2주까지 걸릴 수 있다. 소소하지만 이런 부분 모두 장벽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실제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에 따르면 티메프 사태가 있었던 7~8월 이후 입점 판매자 수에 큰 변화는 없었다. 사실 기존에도 쿠팡에 입점한 판매자들 경우엔 사업 구조가 비슷해서 아마존에 들어오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한국내 플랫폼에는 중복 입점한 판매자들이더라도 아마존까지 입점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애초 아마존 판매자들은 영세 셀러들이 많지 않다. 직접 이베이·라자다 등에 입점한 글로벌 셀러로서 아마존에서만 16년 동안 판매하며 강의까지 하고 있는 정석원 씨는 "아마존에 입점하려면 당장 먹고 살 걱정이 없는 판매자들이어야 한다"며 "초기엔 투자비를 낮춰 적은 물량으로 적자만 안 볼 정도로 마진을 낮춰 물건을 알린다고 생각하고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수익보다는 리뷰를 쌓고 고객을 확보하는 데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마존이 셀러 지원을 늘리고는 있지만 입점 어려움을 토로하는 국내 판매자들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한 판매자는 가입 카페에 "저는 1인 판매자다. 아마존은 중국을 제외하고는 상품 등록 규제가 심하고 수수료도 높다"며 "교육을 들을까 고민 중"이라고 털어놓고 있다.
◆ 한국(K) 화장품 인기에 역직구도 증가세...국내 판매자들 일본 현지 큐텐 재팬 입점 몰려
비교적 입점과 판매가 쉬운 해외 이커머스 플랫폼으로는 큐텐 재팬이 꼽힌다. 티메프 판매자들 가운데 국내 제조 화장품 품목을 취급하고 있었다면 구영배 큐텐 대표가 2018년 매각, 이제는 이베이 소유인 큐텐 재팬에도 많이 입점해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큐텐 재팬은 대상 국가가 일본 단일 국가라는 점에서 매력도는 떨어지지만 일본 현지에서는 어느 정도 성공한 플랫폼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관세청 국가별 역직구 건수와 금액만 보더라도 일본은 올 8월 기준 1889만6000건, 5억9700만달러, 한화 8300억원 가량으로 가장 많다. 건수로만 치면 역직구 전체의 약 절반에 해당한다.
일본은 당장 판매자 입장에서는 지리적으로 가깝다보니 해외 배송비도 부담이 적다. 소비자들도 빠르게 받아볼 수 있어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지역이 가깝기로는 최근에 국내 판매자 포섭에 나서기 시작한 알리 익스프레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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