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IGNAL] 美 대선 판도에 영향 받는 종목 집대성···이차전지·제약 VS. 정유·금융 희비 갈릴 듯

[The SIGNAL] 美 대선 판도에 영향 받는 종목 집대성···이차전지·제약 VS. 정유·금융 희비 갈릴 듯

한스경제 2024-10-31 06:00:00 신고

사진 왼쪽부터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연합뉴스
사진 왼쪽부터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종훈 기자] 현지시간 11월 5일 치러지는 미국 47대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국내는 물론, 글로벌 산업 각 분야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경합 상황이 지속되다보니 최대한 표심을 끌어모으기 위해 일부 공약은 두 후보의 성향차나 당론의 차이와 무관하게 수렴되는 부분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교·안보, 통상·무역, 에너지·환경·산업, 공급망·대중국, 조세 등 근본적인 정책상 차이는 나타난다. 개별 기업이나 관련 업황은 이러한 차이에 따라서 호재로도, 악재로도 작용할 수 있다. 이는 미국과 교역규모가 크고, 주요 대기업의 미국 투자가 진행 중인 우리 경제에도 파급효과를 주기에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 친환경 정책 지속 여부에 따라 미국 진출 국내 배터리 3사도 영향

양 후보 진영의 대표적인 성향 차이가 드러나는 부분은 환경정책과 관련한 것이다. 해리스 후보가 당선될 경우 기존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 대부분이 계승될 거라고 전망된다. 바이든 정부는 파리기후협약 재가입 선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등 친환경 부문을 강조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기에 그동안 LG·삼성·SK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 그룹들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이차전지 산업 부문은 투자와 성장의 기회를 맞았다. 특히 IRA에서 친환경차 구매보조금 지급과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로 미국 내 전기차 보급과 배터리 수요를 크게 늘렸고, 생산과 투자를 촉진한 바 있다.

이러한 미국의 정책적 행보가 국내 기업에게 기회가 된 것은 산업 외 미국의 대중국 견제 정책의 수혜라고도 볼 수 있다. 글로벌 이차전지 시장을 보면 막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중국업체들의 입김이 막강하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을 배제한 공급망 구축을 장려하며 국내 기업들에겐 미국 시장의 전략적 중요도가 높아졌다. 미국은 지난 5월에도 대중국 관세를 대폭 인상하면서 중국산 전기차는 기존 25%에서 100%로, 리튬이온 배터리 및 배터리 부품에 대해선 기존 7%에서 25%로 견제책을 내놨다.

물론 최근 전기차 시장이 '캐즘'에 갇혀 배터리 업황도 둔화된 모습이다. 그러나 민주당 재집권 이후 정책적 인센티브가 안정적으로 지속된다면 중장기적으로 미국 시장을 바탕으로 글로벌 배터리 산업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이차전지 기업들에게 이 부분이 특히 중요한 것은 2026년까지 미국 지역 대규모 증설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트럼프 후보는 그간의 관련 정책을 축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뜩이나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확대가 소극적인데 내연차 연비규제 역시 트럼프 집권 시 최소 수준으로 완화될 거라 예상된다. 이번 대선 구도에서 주목받고 있는 공화당 부통령 후보 밴스는 지난 2023년 친환경차 구매보조금 폐지 내용이 담긴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미묘한 것은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이차전지 3사의 미국 주요 생산시설의 입지다. 오하이오·켄터키·테네시·인디애나 등 전반적으로 공화당 입김이 센 지역이거나 애리조나·조지아·미시간 등 경합주로 분류되는 지역이다. 이는 국내 대기업의 투자가 집중된 수혜지역이다. 따라서 해당 지역의 이해관계를 감안할 때 판을 완전히 뒤엎는 조치는 부담이다. 그러나 인센티브 재조정 등의 정책 변화는 가능해 보인다.

◆ 트럼프 당선시 관세장벽 높아질 자동차

상장 국내기업 중 앞서 언급한 배터리 3사 외에도 일종의 풍선효과로 자동차 관련 종목 역시 대선 향배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은 국내 자동차 업종의 경우 트럼프 당선 시 ▲미국향 완성차 수출 물량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부정적) ▲친환경 정책 후퇴 및 AMPC 보조금 축소 가능성(중립적) ▲중국산 수입 규제에 따른 부품 수출 타격 가능성(중립적) 등의 크게 세 가지 영향을 손꼽고 있다.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의존도를 감안하면 현대차와 기아 등 완성차 2종목은 상쇄분을 감안해도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외에도 ▲현대모비스 ▲한온시스템 ▲만도 ▲에스엘 ▲현대위아 ▲명신산업 ▲SNT모티브 ▲한국타이어 ▲현대오토에버 등 종목도 미국·북미 물량 비중을 감안할 때 영향을 받게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친환경과 반대 입장에 서 있는 트럼프 당선 시에는 ▲LS일렉트릭 ▲한전산업개발 ▲한전기술 등의 종목은 이른바 '원전 관련주'로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 각각 설계와 엔지니어링, 전기장비 등 원전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목이다.

◆ 해리스 당선시 방산 우호 VS. 트럼프 당선시 기계 우호

양 후보 공통적으로 주택과 생산시설, 전력공급 확대, SOC 확충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지정학적 위기감 고조로 군비 확장 추세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트럼프 재집권을 가정하면 자국 중심 공급망 형성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에 따라 기계업종과 방산업종의 전망은 온도차가 있다.

해리스 후보는 바이든 정부의 기조를 이어가기에 국내 기계와 방산업종에 우호적인 업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방산부문은 노후 함정 재정비(MRO) 사업 수주나 가성비 유도로켓 수출 등 미국 방산 공급망에 참여하게 되는 성과가 있다면, 글로벌 인지도를 더 높여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한국항공우주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화시스템 ▲LIG넥스원 등 핵심 5개 방산종목과 ▲HD현대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등 조선 종목의 기대감도 높다. 또한 북미시장 사업 비중이 큰 ▲두산밥캣 역시 눈길을 끈다.

다만 트럼프 집권 시 국방·안보, 통상정책은 변화할 것이다. 특히 현지 생산공장을 갖추지 못한 국내 기업은 대규모 관세의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력기기 부문의 경우 ▲HD현대 ▲LS ▲효성 등 종목은 앞서 언급처럼 미국 내 일정 수준 생산유지가 가능하다. 

방산부문 역시 자국 중심 공급망 강화, 온쇼어링 추진으로 인해 미국향 수출 가능성은 저하될 수 있다. 그러나 주한미군의 방위비분담금 인상이나 NATO의 방위비 지출 가이드라인 인상 등을 강하게 요구하는 것처럼, 미국의 방위비 지출을 줄이려는 정책이기에 글로벌 각국은 미국의 보호 우산을 벗어나 각자도생이 요구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이에 최근 각광받고 있는 K-방산 글로벌 수요는 외려 높아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 약가 인하는 공통적, 정도차는 분명

이와 함께 IRA 향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업권은 제약·바이오·헬스케어 부문이다. 

미국의 건강보험 프로그램은 입원과 외래 서비스를 담당하는 파트 A, B와 처방약 비용을 지원하는 파트 D가 있다. 바이든 정부의 법 개편으로 파트 D 개정안이 내년 1월 1일부터 발효될 예정인데, 이는 환자의 자기부담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양당 모두 의견이 합치되는 부분이다. 따라서 트럼프 후보의 IRA 폐지 계획인 '프로젝트 2025'에서도 이 부분의 얘기는 빠져 있다.

그런데 약가협상법안의 경우는 다르다. 바이든 정부의 IRA 에선 약가협상 범위를 확대한다는 기조기에, 해리스 당선 시 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 후보측은 정부가 직접적으로 가격에 개입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부적절하며, 기업의 혁신투자 제한으로 환자의 선택권을 저하한다는 대형 제약사들의 논리를 좇고 있다. 

이에 DS투자증권은 "트럼프가 당선돼 IRA 약가협상안이 폐지될 경우 국내 바이오텍 및 시밀러 제조사들의 수혜가 전망된다"며 "국내 바이오텍은 빅파마와 파트너십을 통해 신약을 개발하는데, 해리스가 당선되면 약가 인하로 빅파마 수익성이 악화돼 R&D 투자를 제한하게 되고 이는 바이오텍의 기회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대표적으로 셀트리온과 같은 종목이 거론된다.

이 분야 역시 양 후보 진영이 '약가 인하'라는 큰 기조는 동일하면서도 세부 이슈에 대해선 의견이 갈리는 등 미묘한 지점이 많다. 가령 콕 짚어 약가협상법안만 놓고 보면 해리스 후보측이 대형 제약회사의 발목을 잡으려는 것처럼 보이지만, 의료접근성 확대 차원의 정책이기 때문에 향후 공중보건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지면서 장기적으로는 대형 제약회사만이 아니라 의료서비스 제공자나 의료기기 회사, 보험사까지도 헤택을 받을 수 있을 거란 전망도 상존한다. 하나증권은 마찬가지 맥락에서 혁신적 의료 연구나 백신 개발 등에 참여하는 바이오텍 기업들에게도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 자국 산업 보호기조에 철강업 전망은 우울

국내 철강산업의 미국 수출비중은 10% 대다. 내수가 연 5000만톤 내외로 정체되고 있기에 수출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이미 2018년부터 대미 수출은 연 263만톤의 수입쿼터제를 적용받고 있는 실정이다.

차기 누가 집권하든 우리나라가 무역흑자를 내고 있는 철강산업에 규제 장벽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중국 제품은 미국시장에선 배제되겠으나, 앞서 언급한 이유에서 반대급부이익이 상쇄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해리스 정부에선 탄소중립 관련 정책 도입에 따라 무역규제 장벽이 더 올라갈 수도 있다. 트럼프 집권 시엔 기존 관세 규정이나 쿼터 장벽이 훨씬 더 높아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과거에도 정치적 우방임을 상관하지 않고 일방적인 무역정책을 추진했던 점을 감안하면, 국내 철강산업의 시선에선 해리스 당선이 트럼프 당선보다 '덜 아픈' 상황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 반도체, 트럼프 집권 시 부정적 영향 더 커

첨단 반도체 산업 보호와 육성은 대중국 견제와 함께 초당적인 미국 산업전략이다. 따라서 대선 이후 누가 당선되든 국내 기업에 우호적인 시장환경이 조성될 거란 기대감은 낮다.

다만 민주당은 우방국과의 밸류체인으로 대중국 공급망 고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반면, 트럼프 집권 시엔 그보다 자국 우선주의가 더 앞설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정부 시절 미국과 한국, 일본, 대만까지 포함한 '칩4' 동맹은 글로벌 반도체 분업구조에서 중국의 역할을 배제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이에 반도체 굴기를 추진하던 중국은 첨단 기술 개발과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중국 반도체 업계는 범용 제품의 생산능력 확장으로 이를 타개하려는 시도를 보이고 있다.

또한 여전히 국내 반도체 산업은 수출비중이나 생산기반 측면에서 중국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 가령 중국향 메모리반도체 수출비중은 2017년 78%를 최대치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2023년 말 기준 67%에 달한다. 삼성전자 시안공장은 전체 낸드 생산의 28%, SK하이닉스의 우시공장은 전체 D램 생산의 41%, 다롄공장은 전체 낸드 생산의 31%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렇기에 중국이 범용제품을 중심으로 반도체 자급률을 높이거나, 저가공급 기반을 확대하고자 하는 시도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게 부담 확대를 야기할 수 있다. 이미 특정 파트에선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 중국 견제 확실한 석유산업···트럼프가 확실하게 밀어주는 금융업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지원을 축소하고 전통 에너지 공급을 확대해 미국의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는 정책을 예고하고 있기에 트럼프 후보 당선 시 정유업계는 더 우호적 환경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제마진이 양호하고, 전기차 캐즘 확대로 바이든 정부 역시 전기차 보급 목표치를 하향한 점 등을 고려하면 해리스 당선 초반에도 석유 수요가 급격히 하락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정제마진이 양호하다는 점은 단순히 미국만의 상황이 아니라 글로벌 경기를 함께 봐야 한다. 한국기업평가는 "중국이 정제설비 억제 정책을 펼치고 있고,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 추이를 감안하면 정제설비 신설은 용이하지 않을 것이며 투자 매력 역시 높지 않을 것이다"라며 "결국 기존 정유사에 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되리라고 본다"고 설명한다. 다만 변수가 될 수 있는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식돼 러시아 석유에 대한 국제사회의 금수조치가 해제되는 부분이다. 이런 상황이기에 ▲SK이노베이션 ▲S-OIL 등 국내 상장 정유기업의 주가 흐름도 기대된다.

비교적 뚜렷한 색을 보이는 정유산업에 비해 석유화학업은 더 복잡한 구도이기에 어느 쪽이 당선됐을 때 더 우호적일 거라는 전망이 어렵다. 간략하게 상황을 요약하자면, 해리스 당선 시엔 중단기 유가 상승으로 원가 부담은 소폭 확대되는 반면, 트럼프 당선 시는 반대로 중단기 유가 하락으로 원가 부담은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해리스 당선 시엔 플라스틱 규제, 대중국 견제에 따른 경기둔화 등이 수요 성장을 제약하겠고, 트럼프가 당선되더라도 미중 갈등으로 인한 경기둔화 등으로 수요 약세는 피할 수 없겠다.

석유화학 산업을 세계적으로 주도하는 나라는 역시 중국이다. 특히 올레핀이나 폴리에틸렌 등 일부 석유화학제품의 자급률은 100%를 하회하고 있기에 중국이 증설을 지속할 가능성은 높다. 해리스는 친환경 확대와 대중국 견제를 동시에, 트럼프는 대중국 강경책을 지난 집권 때와 마찬가지로 이어나갈 것으로 보이기에 누가 더 '나쁜지'를 비교하긴 어렵다.

대형 은행을 중심으로 한 미국의 금융산업은 뚜렷하게 트럼프 당선이 유리하다. 재정이나 규제 완화 정책을 펼 것을 공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트럼프 후보는 인터뷰에서 "재집권 시 JP모간의 제이미 다이먼 CEO를 재무장관으로 임명할 수도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45대 미국 대통령을 지낸 트럼프 후보는 과거 재임 당시에도 '도드-프랭크법'을 수 차례 때리며 금융규제 완화 정책을 폈다. 과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오바마 정부에서 만들어진 도드-프랭크법은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따라서 트럼프 후보가 다시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마찬가지로 다시 규제장벽을 낮추는 일에 착수할 것이고, 도드-프랭크법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공산이 크다. 이미 공화당은 도드-프랭크법을 대체할 '파이낸셜 초이스 액트'를 발의한 바 있기 때문이다. 자본력 등 공신력이 있는 금융기관은 까다로운 규제를 받지 않도록 하는 내용이 중심이다.

국내 금융주 대표격인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역시 브랜드 인지도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 특히 최근 밸류업 제고와 관련한 계획을 발표한 바 있기에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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