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비바리퍼블리카는 국내 IPO(기업공개)를 위해 협의 중이던 상장 주관사에 미국 상장을 우선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해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토스는 10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하는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는 이 같은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토스의 미국 상장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거래소 입장에선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이미 2021년 3월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 쿠팡의 뉴욕증권거래소 입성을 시작으로 올해 7월 네이버웹툰의 모기업 웹툰엔터테인먼트도 성공적으로 미국 시장에 안착했기 때문이다. 여행 플랫폼 기업 야놀자도 현재 나스닥 상장을 위해 올해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다.
거래소도 최근 국내 유니콘 기업들이 해외 증시 상장을 검토하는 일이 빈번해지자 국내 상장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지난 7월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유니콘 기업 CEO들을 만나 "IPO 준비 과정에서 기업이 겪는 애로사항을 지속적으로 청취해 유니콘 기업들이 우리 시장에 원활히 상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대어급 기업이 국내 증시로 유입되지 않으면 수익성 악화뿐만 아니라 투자자 이탈과 신뢰도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 지난해 거래소의 별도기준 매출액은 6544억원으로 전년 대비 10.8% 증가했다. 거래수수료 매출은 2022년 3455억원에서 지난해 3826억원으로 늘었다. 다만 다만 상장 수수료는 0.4% 역성장한 189억원으로 나타났다.
향후에도 국내 기업들의 미국 증시 상장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적이 좋은 기업조차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현상)를 받는 한국 증시를 굳이 선택하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국내 유니콘 기업들이 해외보다 국내 상장을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효과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평가 환경 개선, 세제 혜택 부여, 유연한 규제 환경 조성 등 밸류업 정책을 통해 기업의 성장과 시장 발전을 동시에 촉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기 위해 국내 기업의 미국 상장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국내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은 국내 증시 발전에 부담 요소로 작용하는 것은 물론, 국가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는 만큼 그 대안으로 밸류업 정책의 효과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Copyright ⓒ 머니S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