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폭스바겐이 독일 내에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예고하며 최소 3곳의 공장을 폐쇄하고 수만 명의 직원을 감원할 가능성을 밝힌 가운데, 노사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월요일 다니엘라 카발로 폭스바겐 노사위원장은 볼프스부르크 공장에서 직원들에게 이러한 계획이 단순한 경영진의 압박이 아닌 매우 “진지한 조치”임을 분명히 하며, “독일 최대의 산업 그룹이 본격적으로 개혁을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폭스바겐의 이번 발표는 독일 산업의 위상에 상당한 타격이 될 전망이다. 경영진은 비용 절감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독일 내 공장 운영을 축소하고 있으며, 수요일에는 구체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폭스바겐은 높은 에너지 비용, 높은 인건비, 아시아 제조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 수요 감소, 느린 전기차 전환 등 복합적인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토마스 셰퍼 폭스바겐 브랜드 부문 책임자는 “독일 공장의 생산성이 떨어져 일부 시설에서는 경쟁사에 비해 최대 50% 더 많은 비용이 든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이 같은 높은 비용을 해소하지 않는 한 미래의 기본적인 투자를 감당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독일 정부는 폭스바겐의 어려움을 인지하고 있으며, 회사 및 노동자 대표와 지속적인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올라프 숄츠 총리의 대변인은 “과거의 경영 실책으로 인해 직원들의 이익이 침해되어서는 안 된다”며, 고용을 유지하는 것이 정부의 최우선 목표임을 강조했다.
폴크스바겐 노조 대표 카발로는 베를린 정부가 독일 산업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산업 마스터플랜’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폭스바겐은 노조와의 2차 임금협상을 진행 중이며,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슈티퍼 파이낸셜의 애널리스트 대니얼 슈워츠는 “현재의 구조조정 계획은 시장의 예상보다 훨씬 과감한 조치”라며, 유럽 자동차 산업에 대한 수요 감소와 더 엄격해진 환경 규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폭스바겐은 최근 몇 년간 주가 하락을 겪고 있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메르세데스-벤츠와 포르쉐 역시 수익 감소와 비용 절감에 대한 압박 속에서 비용 절감 노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포르쉐는 아시아 딜러망을 축소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노조는 필요하다면 파업까지도 불사할 수 있음을 시사했으며, 폴크스바겐은 여전히 근로자 대표와의 협의를 통해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독일 자동차 산업은 아시아 전기차 제조업체들과의 무역 갈등에서도 긴장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최근 아시아 전기차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을 도입하며, 향후 독일 제조업체들이 받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과 유럽의 자동차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폭스바겐의 대규모 구조조정은 에너지 가격 상승, 치열한 글로벌 경쟁, 전기차 수요 둔화 등 여러 경제적 도전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독일 정부와 폴크스바겐은 긴밀히 협력해 이번 위기를 극복할 해법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Copyright ⓒ 뉴스비전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