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의 국정 개입 논란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새 양육비이행관리원장 자리에 '김건희 라인'을 통한 낙하산 인사가 내정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은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여가위 국감에서 "양육비이행관리원장 모집 공고가 '양육비 관련 소송에 관한 전문성과 경험이 풍부하신 분'에서 '양육비이행관리원의 특성과 여건을 반영하여 특별히 요구되는 고유 역량을 갖춘 자'로 바뀌었다"며 "양육비 소송에 대한 전문성 없는 사람을 낙하산으로 임명하려는 꼼수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양육비 대지급제도(선지급제도)는 여야가 오랜 논의 끝에 합의로 도입했다. 그 이유는 양육비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은 상황이 많아서 사회 문제로 대두됐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예전 원장 모집 공고에선 소송 전문성을 요구했었는데 새 원장 공고가 바뀌었다"고 했다.
양육비 대지급제도는 국가가 한부모가족에게 양육비를 먼저 지급한 뒤 비양육자로부터 나중에 받아내는 제도로 지난달 독립 법인화된 양육비이행관리원이 집행한다.
김 의원은 "(이행관리원장 자리에)내정설이 있는 분이 있다"면서 전지현 전 대통령실 행정관을 지목했다. 그러면서 "전 전 행정관 이력을 보면 양육비는 물론 여가부와 산하기관 관련 업무 경력이 하나도 없다. 모집 공고 변경 전 요건을 충족할 수 없는 분"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런데 왜 여가부가 무리하게 이 분을 임명하려는 걸까 궁금했다"며 "이 분 인터뷰를 보니, '이기정 전 홍보기획비서관 밑에서 일한 걸 행운'이라고 했는데 맞다. 이기정 전 비서관은 현재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의전비서관으로, 얼마 전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만났을 때 보좌하던 분"이라고 소개했다.
또 "(이 비서관의 활동은) 단순 의전이 아니다. 소위 '김건희 라인'에 포함된 분으로, 업무범위를 넘어서는 부적절한 정치 행위를 일삼아 비판받고 한동훈 대표가 인적 쇄신 대상으로 선정한 분"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누가 왜 전지현 전 행정관을 낙하산으로 보내려 하나 행적들을 찾아봤더니 이유가 있었다. 김건희 여사를 적극 옹호하는 역할들을 했다"며 "본인 SNS에서 옹호하는 것도 그렇고 한동훈 대표에 대한 공격도 서슴지 않는다. 방송 패널로 나가 김 여사를 보호한 사례도 매우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영숙 여가부 장관 직무대행을 향해 "누구한테서 전 전 행정관을 임명하라는 지침을 받았느냐"고 물었다.
신 직무대행은 "지침 받은 사항 없다"고 했다. 이에 김 의원이 "개인적으로 아느냐"고 물었고, 신 직무대행은 "아는 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행관리원장 자격 요건이 변경된 데 대해선 "전에 (역할이) 협소했던 부분이 오히려 명확하게 기관장으로서 역할 할 수 있도록 바뀐 것"이라며 문제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지난 8월부터 진행되고 있는 이행관리원장 선발은 공개 모집을 거쳐 임원추천위원회가 복수로 추천한 사람 중에서 여가부 장관이 임명하는 방식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한편 신 직무대행은 "내년 7월 양육비 선지급제가 본격 시행되기 전까지 업무를 차질 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조직체계와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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