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혜진 교수 "새 비만치료제(GLP-1), 무분별한 비대면 처방 매우 위험"

전혜진 교수 "새 비만치료제(GLP-1), 무분별한 비대면 처방 매우 위험"

이데일리 2024-10-30 16:00:00 신고

3줄요약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최근 GLP-1(주사제 비만치료제) 유사체 기전의 새로운 의약품(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이 국내에 출시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적절한 의료진의 진료와 지시에 따른 치료 계획을 준수해야 요요 현상과 부작용을 피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대서울병원 전혜진 가정의학과 교수는 31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GLP-1 유사체 비만치료제 오남용을 막는 방법을 소개했다.

전혜진 이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사진=이대서울병원)


GLP-1 유사체는 인슐린의 분비를 증가시키는 체내 호르몬인 GLP-1(Glucagon-Like Peptide 1)과 유사한 작용을 나타내는 약물이다. 이번에 새로 나온 세마글루타이드 또한 GLP-1 유사체 기전 의약품이다. 전문의약품으로 의사 처방 하에 구매할 수 있다. 초기 체질량지수(BMI)가 30kg/㎡ 이상인 비만 환자, 또는 한 가지 이상의 체중 관련 동반질환이 있으면서 BMI가 27kg/㎡ 이상 30kg/㎡ 미만인 과체중 환자에게 투여한다. 여기서 말하는 동반질환은 전단계 당뇨 혹은 당뇨, 고혈압, 콜레스테롤이 높거나 폐쇄성 무호흡증 등을 들 수 있다.

전 교수는 “세마글루타이드는 새로 출시된 의약품이라 다양한 증상과 환자 패턴들에 대한 근거가 이제 쌓이고 있다. 근거가 계속 쌓이면 부작용이나 효과 등이 점차 바뀔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보고된 이상사례는 가벼운 오심과 구토 저혈당증 등이 있으며 극히 일부 사례로 급성 췌장염이 보고됐다.

일부 부작용 사례가 있지만 의료진을 믿고 적절한 진료와 처방을 받고 치료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전 교수의 설명이다. 전 교수는 “이를테면 GLP-1 유사체 기전의 의약품은 소장에서 나오는 호르몬과 관련한 약이어서 다른 향정신성의약품에 비해 좀 더 안정적으로 쓰고 있다”고 했다.

전 교수는 적절한 진료가 이뤄지지 않는 일부 비대면 진료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환자가 증상을 속이고 비대면 처방을 받으면 매우 위험하다. 전 교수는 “비대면이 편리해 일부 환자들은 무턱대고 살을 빼겠다는 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며 “의료진 입장에선 이런 상황을 아주 위험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환자에게 치료 방법과 처방 등이 잘못될 수 있고 이는 환자 사고로 이어진다. 의료진 대부분은 비대면 진료를 포함해 환자가 어떻게든 약을 사겠다는 목적에서 이뤄지는 무분별한 처방은 결국 환자가 피해로 돌아온다고 입을 모은다.

투여 방식에서도 환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 환자들은 주사제를 무서워한다. 전 교수의 설명을 따르면 일부 환자들은 이 약이 효과가 좋다고 처방해도 주사제라는 말만 듣고 겁내거나 바꿔달라는 때도 있다. 주사제에 대한 인식 부족은 곧 자가 주사 교육 부족으로 이어진다.

전 교수는 “GLP-1 주사제는 프리필드시린지(약물이 이미 충전돼있는 형태의 주사제)라서 냉장보관해야 하고 얼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매 주사 후 주사침을 폐기하고 주사침을 부착하지 않은 상태로 프리필드펜을 보관해야 한다. 주사침을 빼지 않으면 부압(대기의 압력보다 낮은 압력)이 걸려서 펜을 버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투여할 때도 엉뚱한 부위에 주사하면 안 되며 적정 용량을 확실히 투여해야 한다. 환자 건강에도 영향이 가고 감염 위험도 있을 수 있다. 의료인으로부터 적절한 주사 교육을 받지 않고 비대면 처방으로 약만 받는 게 위험한 이유다.

전 교수가 무엇보다 당부하는 것은 결국 ‘적절한 의료진의 진료와 처방에 따라 사용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전 교수는 “GLP-1 유사체는 당뇨 환자들에게 체중 감량과 당뇨 조절이 함께 도움되는 경우가 분명히 있다”며 “아직 새로운 기전의 약물이기 때문에 좀 더 연구와 근거가 쌓여야 하겠지만 환자는 의사를 믿고 적절한 진료를 받으면서 치료 일정을 이탈없이 이행한다면 부작용은 최소화하고 치료 효과를 좀 더 확실히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