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류정호 기자] 프로농구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가 예상치 못한 4연승을 달리며 올 시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소노는 시즌 개막 전만 하더라도 전혀 주목받지 못한 팀이었다. 원주 DB 프로미와 부산 KCC 이지스가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고, 창원 LG 세이커스, 수원 KT 소닉붐 서울 SK 나이츠 등이 양강 체제를 무너뜨릴 대항마로 거론됐다. 소노는 우승 후보도, 대항마를 견제할 수 있는 팀에도 포함되지 못한 채 시즌에 돌입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은 빗나갔다. 아직 4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올 시즌 순위표 맨 위 자리엔 소노가 자리 잡고 있다. 소노는 28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1라운드 안양 정관장 레드부스터스를 83-87로 꺾으면서 개막 4연승을 달렸다. 4경기를 치르면서 평균 86.0 득점으로 전체 2위에 오르는 등 각종 지표에서도 상위권에 올랐다.
소노의 신바람을 이끄는 것은 이정현과 이재도다. 소노는 비시즌에 이재도를 비롯한 정희재, 최승욱, 임동섭 등이 합류했다. 그간 이정현에게 쏠린 공격 루트의 다변화를 가져가기 위해 노력했고 원하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특히 리그 최정상급 가드로 꼽히는 이정현과 이재도는 볼 핸들링을 책임지면서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이재도는 정관장전에서 21득점했고 이정현은 16득점으로 뒤를 단단히 받혔다. 이정현은 시즌 초반 자신의 장기인 3점슛이 터지지 않고 있지만, 평균 득점 2위(22.8 득점)로 날카로운 공격 뽐내고 있다. 이재도 역시 평균 15.3 득점으로 상대 코트를 마음껏 누비고 있다.
DB로 떠난 치나누 오누아쿠 대신 팀에 합류한 앨런 윌리엄스의 성실함도 소노 상승세에 힘을 보탠다. 윌리엄스는 개막 4경기서 평균 19.5득점(6위), 12.8리바운드(3위), 1.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기둥처럼 골 밑을 지키고 있다. 골 밑을 탄탄해지자, 수비가 장기인 정희재 역시 온전히 자신의 역할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개막 후 훈풍을 탄 소노지만 사령탑은 방심하지 않는다. 김승기 소노 감독은 “선수들이 저를 따라오는 것이 아닌 제가 선수들을 따라가는 처지”라며 “원래 1라운드 목표는 5승이었다, 1위를 지킬 욕심은 없다”고 강조했다. 소노의 얇은 선수층을 고려한다면 지금 순위가 유지되긴 어려우리라는 것이 김 감독의 설명이다.
하지만 부상만 없다면 소노의 선수층은 두꺼워질 일만 남았다. 11월 중순 센터 박진철이 국군체육부대에서 전역해 돌아올 예정이고, 12월에는 아시아쿼터 선수로 필리핀 국적의 포워드 케빈 켐바오가 합류한다. 소노는 31일 오후 7시 홈에서 KT를 상대로 개막 5연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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