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러닝 붐이 일고 있다. 집 앞 한강공원만 나가봐도 소규모로 모여 함께 뛰는 ‘러닝 크루'들을 보다 쉽게 만날 수 있으며, ‘러닝 코어'를 앞세워 다양한 러닝 관련 제품이 쏟아지고 있는 것. 사실 나이키에서는 지금과 같은 본격적인 러닝 붐이 일기 전부터 전 세계의 러닝 크루와 러닝 대회를 지원하며 모든 러너에게 영감을 불어넣어왔다. 또한, 나이키는 러너들의 필요 사항을 충족할 수 있는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혁신하고, NRC와 코치들은 개인 맞춤형 훈련과 가이드를 제공해 그들이 목표를 달성하고 러닝에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돕고 있다. 내 수준에 맞는 코칭과 제품, “처음이어도 누구나 뛸 수 있다” 독려해 주는 나이키 지원에 힘입어 에디터도 ‘러닝의 맛’을 작년 처음 맛보고, 지금까지 뛰고 있다. 뛰다 보니 러닝 대유행 정점 가운데 있게 된 이야기.. 자칭 타칭 ‘런린이' 에디터가 마라톤을 나가게 된 여정을 공유한다.
러닝, 그 시작은…
올해 6월 말, 첫 미디어 대상 러닝 프로그램이 열렸다. 작년 가을쯤, 얼떨결에 멋모르고 시작한 미디어 대상 러닝 프로그램을 잘 완수하고, 상암에서 열린 ‘손기정 마라톤’ 대회 완주 기억이 (힘들었던 과정은 모두 잊고) 기쁨으로만 미화되어 갈 때쯤이었다. 24년 여름, 올해 참석 희망 여부를 묻는 질문에 너무나 흔쾌히 “네! 당연히 올해도 해야죠!”라고 답할 수 있던 건, 작년에 10km 완주 후 느꼈던 성취감이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춘천에서 열리는 10K 레이스를 준비하기 위한 여정이 다시 한 번 시작되었다. 격주 화요일마다 만나자고 약속하며.
4개월 여정을 함께한 나의 애착 러닝화, NIKE 페가수스 41, 15만9천원
유독 비가 많이 왔던 올해 여름. 6월 말 시작하기로 한 나이키 러닝 세션은 달리기로 했던 화요일 저녁마다 내린 비 덕분에 7월 16일이 되어서야 처음 출석할 수 있었다. 긴긴 겨울을 보내고 (그 사이 단 한 번도 뛰지 않은 덕분에) 잔뜩 긴장한 채 맞이한 반가운 얼굴들. 이장섭 코치와 박경호 페이서 리드 하에 서울교대 운동장에서 4~5km를 뛰기로 했다. 운동장에는 러닝 크루들이 가득했고, 두세 바퀴쯤 돌았을 때부터 부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3km를 조금 넘게 뛰었을 뿐인데, 첫 세션이어서인지, 겨울새 몸이 불어나서인지, 비가 와서인지 숨이 가쁜 건 어쩔 수 없었지만, 오랜만에 뛰니 도파민이 팡팡 터지는 게 ’아, 이래서 러닝 하는 거였지' 몸의 기억이 되살아 났다.
아마 이날이 처음이었을 것이다. 빗속에서 이게 땀인지 눈물인지 비인지 모르게 흠뻑 젖어가며 뛰었던 적이. 그 이후로 풀 내음이 가득한 서울숲을 달리고, 한강 위 불빛이 가득한 반포대교를 달리고, 서울 강남 시내를 달리는 등 총 8번 세션에 꼬박꼬박 참석했다. 앉아있기만 해도 힘든 폭염 속 숨이 턱턱 막힐 때도 달려보고, 바람이 선선하게 부는 초가을에는 매헌시민의 숲에서 5.2km 인터벌 훈련도 하고. 나름 찬찬히 10km 완주 목표를 향해 꾸준히 달리고 있었다.
나에게 일어난 일상 속 변화는?
30평생 살며 단연코, 러닝은 나와 접점이라고는 없는 운동이라 생각했다. 지하철역과 회사 사이에 있는 언덕조차도 숨이 가빠 올라 버스를 이용하고, 나의 교통수단은 주로 택시였으니까. 바쁘다는 핑계로 주 1회 하는 헬스에 만족하며, PT 선생님이 추천하는 빠르게 걷기와 러닝머신 같은 유산소 운동은 절대 허락하지 않는 사람. 하지만 나이키와 함께한 러닝 프로그램을 통해 달리고 난 뒤,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장 큰 변화는 ‘나 스스로’ 달리려고 한다는 것이다. 해야만 해서 하는 것이 아닌, 정말로 뛰는 순간이 즐거운 경험을 스스로 더 느끼고 싶어서 달리고 있는 것. 그 훌륭한 변화는 러닝 프로그램을 매주 나가기 시작한 9월에 연속적으로 일어났다.
런던 출장 일정 중, 하루는 함께 방을 쓰는 디렉터 선배가 아침 러닝을 먼저 제안했다. 호텔과 매우 가까운 공원이 하나 있다며, 가볍게 조식 먹기 전 2-3km를 뛰자는 것. 출장 때 뛰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지만, 선뜻 가지고 있던 운동화를 하나 신고, 비행기 탈 때 입었던 바이커 쇼츠에 흰 티셔츠를 입은 채 공원으로 나섰다. 정말 처음 하는 경험 아닌가! 한국이 아닌 낯선 공간, 낯선 풍경 속 각자의 페이스대로 런던을 즐겼다. 한국은 폭염이라는데, 런던은 선선한 바람이 불어 가을 날씨 속 뛰는 즐거움을 미리 맛본 것.
이틀 뒤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 아침, 이날을 잊지 못해 또 한 번 방문을 나서, 발길 닿는 대로 공원을 누볐다. 런던을 달리는 여러 러너들도 구경하고, 그 속에서 함께 뛰며 앞으로 해외에 나갈 땐 꼭 러닝화를 챙겨야겠단 마음을 먹게 했다.
이 다짐은 얼마 지나지 않아 실천할 수 있었다. 친구들끼리 떠난 일본 다카마쓰 여행에는 작정을 하고 나의 러닝화 ‘페가수스41’과 러닝복도 꼼꼼히 챙겨간 것. “집 앞도 안 뛰는데 해외까지 가서 뛴다고? 가방만 무거워져~” 의문을 품는 가족들의 염려 속 “꼭 하루는 뛸 거야!” 얘기한채. 3일 내내 술과 함께했지만, 이 의지를 실천하기 위해 셋째 날 아침 10시. 자고 있는 친구들을 두고 코치님과 시티 런 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호텔부터 가까운 바다 등대까지 왕복 5km를 내달렸다. 땀을 쭉 빼고 나니 전날 먹은 알코올을 내 몸속에서 다 내보내 몸이 가벼워진 것은 물론, 더 자고 싶은 유혹을 뿌리친 뿌듯함과 뛰었다는 즐거움이 나를 가득 채웠다. 혼자 뛰어본 건 또 처음이라 종종 이런 경험을 더 자주 해야겠다는 의지를 다지게 했다.
{ 10km 완주를 했다. 인생 두 번째 10km 대회 완주다. }
참가 직전 모두 함께 완주 결의를 다지는 나이키 러닝 프로그램 참가자들
출발 선 앞에 선 10km 코스 러너들
인생에서 더없이 값진 경험이었던 작년에 딱 한 번 맛본 10km. 올해 춘천 레이스는 언덕이 유독 많다고 해 걱정이 되었던 건 사실이었다. 수만 명이 모인 뜨거운 열기 속 기록 단축보단 또 한 번 ‘완주'에 목표를 둔 마음으로 출발선에 섰다. ‘뭐가 되든 1시간만 죽어라 뛰면 되는 거잖아?’라는 생각과 함께.
처음에는 호기롭게 페이스를 잘 유지하며 달렸지만, 반환점을 넘어서며, 8km에 다다랐을 때쯤부터는 예상대로 보폭도 좁아지고 내 다리가 내 것이 아닌 것 같았다. 그때 뒤에서 들리는 “지금 멈추면 안 돼, 계속 가야 돼" 외쳐주는 모르는 러너 아저씨의 응원 소리가 발을 움직이게 했다. 빠르게 앞서가며 달리는 이들 속 ‘정말 걷지 않겠다’는 일념 하나로 멈추지 않고 달렸다. 그렇게 좀만 더, 좀만 더를 외치며 피니시 라인에 들어온 순간 ‘또 해냈다’는 성취감이 온몸을 감쌌다. 여름을 함께 보낸 미디어 대상 러닝 프로그램 참가자들과 서로 엄지를 치켜세우며 수고했다, 고생했다는 말로 격려하며. 각자의 손에 움켜쥔 완주 메달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기쁨을 만끽했다.
러닝이 이렇게 이롭습니다
이렇게 10km 마라톤을 완주하며 지난 4개월간 달려온 올해의 공식적인 러닝 여정은 완료되었지만, 그 사이 많은 게 달라져 있었다. 퇴근 후 누워서 OTT를 보는 게 제일 행복했던 내가 매주 화요일마다 러닝 하는 짐을 챙겨 출근하며, 러닝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걸 기대하게 된 것. 운동화를 신기까지 많은 망설임이 생기지만 막상 뛰고 나면 개운하고 뿌듯하다는 걸 몸소 깨닫게 된 것. 혼자 뛰는 것보다 함께 발을 맞춰 달리는 연대의 즐거움을 알게 된 것. 뛴 게 아까워서라도 덜먹고, 내 몸에 더 좋은 것만 넣어주고 싶어 하며 뛴 만큼 탄탄해진 기립근, 다리, 코어 근육으로 보다 건강해진 삶을 얻게 된 것. 주변 친구들에게 ‘러닝'의 긍정적인 메시지를 직접 전하며 삶을 대하는 태도까지 달라지게 되었다.
나이키 러닝의 선순환 역할이 바로 이것이지 않을까? 러닝의 ‘런’자도 모르던 사람을 러닝의 세계로 이끌고, 대단한 사람들이 러닝을 하는 게 아니라 ‘나'도 할 수 있다고 독려하고 영감을 주는 것. 내가 가진 잠재력을 발견해가며 신발 끈을 스스로 묶고 집 밖으로 나와 많은 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게 하는 것. 마라톤이 끝나며 올해 나의 목표를 모두 이룬 것 같지만, 멈추지 않고 계속 뛰어보려 한다. 아직 초보 러너이지만, 언젠가 슈퍼 슈즈를 신고 나만의 목표를 향상해 기록을 단축하게 되는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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