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스쿨의 제러미 시겔 교수(재무학·사진)는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다음달 7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투자자들은 다음달 0.25%포인트 금리인하를 거의 확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시겔 교수는 25일 경제 전문 매체 CNBC 인터뷰에서 다음달 1일 발표될 10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 보고서가 투자자들의 예상을 뒤엎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10월에 일자리 11만개가 추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발표될 경우 9월의 25만4000개 증가에 이어 시장은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연준은 시장의 기대치를 재조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겔 교수의 판단이다.
시겔 교수는 "10월 고용 보고서가 강력한 결과로 나오면 많은 FOMC 위원이 이번 시점에 금리인하를 일시 중단해야 한다고 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준은 9월 FOMC 회의에서 0.50%포인트의 대폭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당시 미셸 보먼 연준 이사만 반대 의견을 냈다.
이후 다른 연준 위원들은 강력한 고용시장과 경제 성장세를 근거로 금리인하에 신중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시겔 교수는 애초 연준 관계자들이 이번 정책완화 사이클에서 금리를 3~4차례 더 인하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금리가 높게 유지되리라 전망했다.
게다가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어 경제가 여전히 탄력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3분기 미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는 30일 발표된다. 7~9월 미 경제는 3.3%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다수 투자자는 강력한 경제 배경에도 여전히 향후 몇 달 동안 꾸준한 금리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CME)그룹의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시장은 연말까지 두 차례 0.25%포인트의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내년 5월까지 연방기금 금리가 1.00%포인트 낮아질 가능성은 약 40%로 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23∼29일 이코노미스트 11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들 모두 다음달 FOMC 회의에서 연준이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29일 보도했다.
12월 금리 전망에 대한 질문에서도 응답자 103명 가운데 90% 이상이 0.25%포인트 인하를 예상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토머스 사이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11월·12월에 0.25%포인트씩 금리를 내릴 것"이라면서 "정보를 보면 전반적으로 경제에 금리인하가 그리 절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29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행사에 패널로 참석해 "연내 적어도 0.25%포인트 금리인하를 예상하는 게 타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핑크 회장은 과거와 같은 저물가 시대가 저물면서 연준이 기대만큼 금리를 빠르게 인하하지 못할 수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랄의 스티븐 갤러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더 신중한 접근법이 적절하다"며 "특히 경제가 지표상 탄탄하고 연준의 2% 물가목표 달성에 더 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표상으로 인플레이션은 진정되고 성장도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는 가운데 연준이 주시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9월분이 31일 발표된다.
9월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1% 상승해 8월의 2.2% 상승보다 내려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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