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열 명예회장 "살맛 나는 세상 되는 데 힘 보태겠다"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기자 = 코오롱그룹 오운문화재단은 제24회 우정선행상 대상에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며 소외 아동을 돌본 김선자(53)씨를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시상식은 이날 서울 마곡 코오롱 원앤온리타워에서 열렸다.
김씨가 2004년 전남 곡성 서봉마을에 설립한 '길작은도서관'은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이 안전하게 머무르며 꿈을 키우는 곳이다.
김씨는 동네에 밤늦게까지 귀가하지 않는 아이들이 많은 이유가 조손가정, 맞벌이 가정이 많은 데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 일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자녀 방을 책방으로 꾸며 동네 아이들이 책을 읽고 끼니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왔다가 아예 작은 도서관을 지었다.
현재 길작은도서관은 아이 돌봄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마을학교로 자리 잡았다.
김씨는 도서관에서 일손을 돕는 마을 어르신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어르신들이 쓴 시를 모아 시집으로 내기도 했다.
그가 어르신들과 시집을 출간하기까지의 과정은 2019년 다큐멘터리 영화 '시인 할매'로 만들어졌다.
김씨는 "후원금을 받지 않아 경제적으로 힘든 순간도 많지만, 아이들이 밝게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그 어떤 어려움도 두렵지 않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인터넷 봉사 카페를 개설하는 등 44년간 봉사를 이어온 김형자씨, 웹툰 '문스패밀리'의 팬덤을 주축으로 봉사해온 '문스패밀리 봉사원정대', 치과 진료 봉사를 하는 양춘호씨가 우정선행상 본상을 받았다.
우정선행상은 고(故) 이동찬 코오롱 선대회장의 호 '우정'(牛汀)을 따서 2001년 제정한 상으로, 매년 우리 사회의 모범이 되는 선행·미담 사례를 발굴해 시상한다.
이웅열 명예회장은 선대회장의 뜻을 이어 2014년부터 오운문화재단 이사장을 맡았으며, 2018년 경영 은퇴 이후에도 우정선행상 시상식에 매년 빠짐없이 참석하며 수상자를 격려하고 있다.
이 명예회장은 "선한 씨앗을 뿌리면 감사의 기억들이 양분이 돼 이 씨앗을 자라게 한다"면서 "이 순간 우리 사회 곳곳에서 펼쳐지는 선행이 지금은 작아 보일지라도 그 씨앗으로부터 누군가는 사랑을 느끼고, 힘을 얻어 시간이 지나면 풍성한 결실이 된다는 것을 수상자분들이 몸소 증명해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많은 선행의 씨앗이 뿌려지고 많은 이들이 동참해 더욱 '살맛 나는 세상'이 되는 데 힘을 보태겠다"며 사회 공헌의 의지를 밝혔다.
writer@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