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멤버 로제와 미국 가수 브루노 마스가 함께 부른 신곡 '아파트'(APT.)의 세계적인 인기몰이가 국내 엔테테인먼트 기업 주가에도 영향을 주고 있어 주목된다. 음원 유통사 YG PLUS(YG플러스)는 큰 폭으로 주가가 오른 반면, 그룹 소속사 와이지엔터테인먼트(YG엔터)는 상승율이 미비하다. 로제는 지난해 말 그룹 활동은 YG엔터에서 하지만 개인 활동은 별도 소속사에서 하기로 했다. 이번 신곡 수익 대부분도 그룹이 아닌 로제 개인 소속사가 가져간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9일 장 마감 기준, YG플러스 주가는 6490원으로 신곡 발표일인 지난 18일 종가 대비 140% 넘게 급등했다. 블랙핑크 멤버 로제와 미국 가수 브루노 마스가 함께 부른 신곡 아파트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해당 음원의 유통사인 YG플러스에 대한 투자 수요가 급증해 유례없는 주가 상승세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8일 유튜브에 공개된 공식 뮤직비디오는 이날까지 1억5000만뷰를 돌파하며 국내·외 음원차트 상위권에 자리했다.
YG엔터 주가는 같은 기간 약 7.8% 상승에 그쳤다. 지난 29일 YG엔터 종가는 4만550원이었다. 로제가 블랙핑크 그룹 활동으로는 YG엔터와 계약을 맺고 있지만, 개인 활동에 있어서는 YG엔터의 관계사 더블랙레이블과 전속 계약을 맺고 있어 신곡 아파트의 흥행이 YG엔터 매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어서다.
대형 호재에도 YG엔터 주가 상승폭은 제한적이어서 실망하는 주주들도 나오고 있다. YG엔터의 주가는 올해 주식시장 개장일인 지난 1월2일 종가 4만7550원 보다 약 15% 낮다.
회사의 실적 부진이 영향을 끼쳤다. YG엔터는 지난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900억원, 영업손실 11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43.1%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3분기 실적 컨센서스에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21% 감소한 933억원, 영업손실은 3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주환원 정책도 미흡하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YG엔터는 지난 2월29일부터 2026년도까지 3개년 동안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의 10~20%를 현금배당으로 지급한다는 주주환원 정책을 공시한 바 있다. 주주환원 정책을 공시했음에도 YG엔터는 별도 기준 올해 상반기 말 약 70억16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주주 배당에 실패했다.
증권가에서도 YG엔터에 대해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매출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실적 모멘텀이 부재하다고 본다. KB증권은 기존 6만원에서 4만8000원으로 낮췄고 삼성증권도 5만6000원에서 4만7000원으로 YG엔터의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이밖에 한국투자증권, 하나증권 등 10곳에 이르는 주요 증권업체들이 모두 목표가를 낮췄다.
회사 관계자는 "개인활동에 대한 회사의 수익 비중은 없지만 올 한해 자체가 엔터 산업 전체가 쉬어가는 시점이라고 생각돼 주가가 부진했다"며 "올해는 전반적으로 준비하는 시점이다 보니 실적의 변화가 크진 않겠지만 내년부터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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