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29일 보도 참고자료를 내고 “학생 복귀와 의대 학사 정상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학생들이 개인적인 사유로 신청한 휴학에 대해서는 대학의 자율 판단에 맡겨 승인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이날 의과대학이 설치된 40개교 대학 총장들과 영상 간담회를 개최한 교육부는 2025학년도에는 학생들이 복귀하고, 의과대학 학사가 정성화되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전했다.
특히 간담회에 참석한 총장들은 “학생 복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집단유급 등 학생 불이익이 우려되는 절박한 시점에 정부가 대승적으로 학교현장의 요구를 수용한 것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정부와 대학은 앞으로도 적극 협력하여 학생 보호 및 의과대학 학사 정상화를 포함한 의학교육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면서 “더 나아가 정부와 대학, 의료계 등이 여야의정협의체를 통해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 건설적인 대화를 나누면서 당면한 문제들을 하나씩 풀어나가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의사단체도 이번 교육부의 결정을 두고 의료 대란 해결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며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는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학생의 권리인 휴학을 불법휴학으로 규정해 복귀를 강제해왔던 방침을 철회하고, 늦었지만 이제라도 조건 없는 휴학 승인을 한 것에 대해 교육부가 올바른 판단을 한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의대생들의 고통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한의학회와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가 정부에 요구했던 ‘조건 없는 휴학’ 처리를 정부가 승인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전공의와 의대생에 내려졌던 부당한 압박과 인권침해를 거둬들이고 이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복귀할 수 있도록 전향적인 태도로 변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대통령실 측은 이번 승인을 두고 ‘동맹휴학’을 허용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내비쳤기에 학사 운영을 두고 ‘의정갈등’이 다시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교육부는 의대생의 휴학이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한 ‘동맹 휴학’이기 때문에 절대 승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의대생들의 복귀 조짐이 안보이자, 교육부는 의대 증원에 반발한 동맹 휴학이 아닌 개인 사유의 휴학이며, 내년엔 복귀한다는 의사를 표명한 의대생에 한해 휴학을 승인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의대 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주호 부총리는 당시 간담회에서 “2025학년도에도 학생이 미복귀해 의대 학사 차질이 계속되는 상황은 반드시 막아야 하는 마지노선”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렇지만 전국 의대 40곳 재학생 단체인 대한의대·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은 서 “학생들이 적법 절차를 거쳐 휴학계를 제출한지 반 년이 넘었으나 수많은 대학에서 원칙을 무시하며 휴학을 승인하지 않았다”며 “정당한 휴학 의사를 인정하지 않는 폭압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서울대 등 국가거점국립대학교총장협의회도 건의문을 내고 “대학은 의대생들이 개인적 사유로 제출한 휴학원을 대학별 여건에 맞춰 자율적으로 승인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국총협 측은 “정부는 휴학원의 대학별 자율적 승인이 내년도 학생 복귀의 선결 조건이라는 인식을 대학과 함께 해달라”면서 2025학년도에는 의대 학사를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러한 상황 속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와 대한의학회까지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전제조건으로 ‘조건 없는 휴학 승인’을 내걸면서, 정부가 기존의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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