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선수들 악착같이 뛰었다. 1년 동안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줘서 감독으로서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프로야구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 5승제) 5차전에서 5-7로 졌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1승 4패를 기록한 삼성은 9년 만의 나선 KS에서 KIA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패자가 됐다.
정규시즌 2위를 기록한 삼성은 포스트시즌 도중 연일 부상 악재에 시달렸다. 외국인 타자 코너 시볼드가 부상 여파로 포스트시즌에서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했고, 불펜 투수 최지광과 백정현도 부상으로 팀에서 이탈했다. 주장이자 핵심 타자인 구자욱은 플레이오프(PO) 2차전 도중 도루를 하다 왼쪽 무릎 인대 부상을 당했다. KS 4차전이 끝난 뒤에는 핵심 투수 원태인이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KS 5차전을 앞둔 상황에서는 포수 강민호가 햄스트링 통증을 느껴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삼성은 주축 선수들이 줄줄이 이탈하는 부상 악재를 끝내 이겨내지 못했다. 결국 2014년 이후 10년 만의 KS 우승 도전을 다시 내년으로 미뤄야만 했다.
경기 후 만난 박진만 삼성 감독은 "아쉽게 준우승했다. 하지만 캠프 때부터 하위권 분류를 당한 선수들은 1년 동안 정말 악착같이 했다. 비록 KS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1년 동안 우리 선수들이 앞만 보고 달려와 줘서 감독으로서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삼성은 시즌을 앞둔 전망에서 '약체'로 분류됐다. 하지만 시즌 끝에는 KS 정상에 도전하는 팀이 됐다. 한 시즌을 돌아본 박 감독은 "시즌 초반에는 힘들었다. 8연패를 하기도 했다. 베테랑 선수들과 젊은 선수들이 분위기를 탄 덕분에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었다"면서 "특히 젊은 선수들이 분위기 타니까 팀 전체에 흥이 올랐다. 덕분에 예상했던 거보다 훨씬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올 시즌 삼성은 신구 조화를 앞세워 인상적인 성적을 냈다. 반면 시즌 내내 고민거리였던 불펜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박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해서 팀의 신구 조화가 잘 이뤄졌다. 성과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지난해에도 그랬지만, 불펜 쪽에 보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1년을 치르는 장기 레이스를 해보니 확실히 투수 쪽과 불펜 쪽 안정감이 필요하다고 느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발진은 잘 꾸려가면서 활약을 해줬다. 불펜 쪽에서는 (아쉬움이 있었던 만큼) 재정비해서 내년에는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PO 때 당한 부상 회복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펼친 구자욱은 끝내 KS 무대에 서지 못했다. 8회초 만루 기회에서도 박 감독은 구자욱을 출전시키지 않았다. 박 감독은 "구자욱은 올해만 야구하고 그만둘 상황이 아니다. 만약 출전으로 인해서 더 큰 부상을 얻는다면 장기적으로 선수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면서 "(투입) 생각은 전혀 안 하고 있었다. 이재현 다음으로 윤정빈은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부분이 조금 아쉽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주장 구자욱과 고참 강민호를 특별히 언급했다. 박 감독은 "구자욱이 1년 동안 주장을 맡으면서 중간에서 선수들을 잘 이끌어줬다. 또 강민호는 고참으로서 분위기를 잘 잡아줬다"며 "특히 강민호는 주장인 구자욱에게 많은 힘을 실어줬다. 구자욱 역시 중간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팀 분위기를 잡아줬다고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마지막으로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박 감독은 "1년 내내 야구장에 와서 많은 성원과 격려를 해주셨다. 덕분에 저뿐 아니라 우리 선수들 모두 잊지 못할 한 해가 된 것 같다. 올해는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내년에는 재정비해서 가을 야구 이상 갈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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