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 적어놓고 "23만원 내라" 반려동물 미용 깜깜이 가격

10만원 적어놓고 "23만원 내라" 반려동물 미용 깜깜이 가격

르데스크 2024-10-23 16:30:06 신고

3줄요약

"강아지 나이와 성격에 따라서 추후에 추가요금이 붙을 수 있고 가격은 미용이 끝나야 알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 미용 비용에 상당한 추가금이 발생하고 있어 반려인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2017년 미용 옥외가격표시제를 도입했지만 반려동물 미용업계에는 제대로 적용되지 않아 '깜깜이' 가격이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반려동물 미용 가격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3일 국내 한 커뮤니티에 반려견 미용 비용 사기를 당한 것 같다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처음 9만원이줄 알고 반려동물 미용을 부탁했는데 끝나고 23만원을 청구했다"며 "기본 커트 비용이 9만원, 디자이너 컷 3만원, 털 엉킴 3만원, 기장비 3만원, 매너비 5만원 총 23만원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사전에 작성자가 인지한 비용보다 14만원이나 추가요금이 붙은 것이다.


작성자는 사전에 23만원 금액을 고지 받은 바 없다고 주장했다. 또 추가 비용을 요구할 때 추가 금액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과 증거 또한 제시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작성자는 "정말 많이 양보해서 디자이너컷(물개 컷)과 털엉킴 비용은 이해를 하겠지만 기장비와 매너비는 뭔지 모르겠다"며 "3kg 미만인 포메라니안 강아지에 23만원이나 미용비용이 나온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해당 글이 논란이 되자 해당 반려동물 미용 업주는 일부 환불 조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 많은 반려인들이 미용후 발생하는 추가 비용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사진은 23만원 미용을 받은 강아지 전(왼쪽)과 후(오른쪽). [사진=커뮤니티 갈무리]

 

그러나 이러한 깜깜이 가격이 반려동물 미용업계에서 상당히 성행하고 있다. 특히 매너비와 같이 정확한 기준이 없는 고무줄 추가 요금이 논란이 되고 있다. 매너비는 강아지의 태도에 대한 추가 요금으로 만약 강아지가 사납거나 다루기 힘들 경우 붙는 비용이다. 업계에서는 미용 대상의 태도가 불량할 경우 시간이 지체되거나 업장이 어지럽혀 지는 등 사업적 차질이 빚어지는 경우 받는다고 설명한다.


용산구 소재의 한 반려동물 미용실은 "미용이 어려운 아이가 올 경우 시간이 많이 늦춰져 스케줄을 다시 조정해야 할 수 있고 입질을 하는 등 심각하게 사나울 경우 보조까지 데려와야 한다"며 "미용 서비스 사업도 인력비인 만큼 변수에 대한 추가요금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르데스크가 서울 소재 반려동물 미용실 10곳을 돌아본 결과 6곳에서 매너비와 같은 추가비용을 받고 있었다. 지점마다 부르는 명칭도 매너비, 태도비, 보조비, 추가시간 비용 등 다양했다. 그밖에 업체별로 강아지 나이와 성별 등에 따라 다양한 추가 비용을 받는 곳도 있었다. 가령 나이가 많은 노견인 경우 더 예민하고 조심해야 할 부분이 많아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 있단 이유로 추가 비용을 받는 곳이 있었다.


마포구 소재의 또 다른 반려동물 미용실은 "너무 어리거나 너무 나이가 많으면 미용사 입장에서도 리스크가 상당히 많다"며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많은 만큼 추가 비용을 받고있다"고 말했다.

 

▲ 깜깜이 추가비용과 함께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고무줄 가격도 논란이다. 사진은 반려동물 미용실에 붙어있는 가격표. ⓒ르데스크

 

그러나 문제는 추가 비용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매너비의 경우 강아지 태도 강도에 따라 지연되는 시간과 인력이 다른데 태도에 따라 얼마만큼의 비용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미용사의 의견을 전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부가 미용 서비스에 대한 가격표시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매너비와 같은 추가 비용은 사전 공지가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받는다.


의정부에서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김진경(50) 씨는 "키우는 아이가 굉장히 순한데도 한번 짖었다는 이유로 태도비 만 원을 추가 결제했다"며 "만약 주변에 피해가 갈 정도로 계속 짖었다면 모르겠지만 몇 번 짖은 걸로 추가비를 받는 것에 기분이 좋진 않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변수가 많은 반려견 미용에 추가 비용 발생은 이해를 하지만 소비자가 납득이 가능한 수준이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서비스 사업인 만큼 인력비가 추가로 들어가는 상황에는 비용을 요구하는 것이 타당하지만 그것에 대한 기준과 범위가 너무 천차만별이다"며 "추가 비용의 경우 기존 고지한 가격의 일정 비율을 넘지 않도록 만들어 소비자와 업자간 사회적 합의를 도출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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