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내 열린 공간과 시간 확보 통해 아동이 신체 활동 역량을 키울 수 있게 해주세요"

"학교 내 열린 공간과 시간 확보 통해 아동이 신체 활동 역량을 키울 수 있게 해주세요"

베이비뉴스 2024-10-22 08:10:00 신고

아이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곳까지도 뻗어 있습니다. 베이비뉴스와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NGO 굿네이버스는 올해 말 공표 예정인 제3차 아동정책기본계획(‘25~’29)에 해당 정책의 주인공인 아동의 의견이 충분히 담길 수 있도록 아동 목소리를 전하는 연속 특별기고를 마련했습니다. 우리는 아이들의 제안을 단순한 의견으로 보지 않습니다. 사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희망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아동행복 대한민국’을 만드는 밑거름이 되길 바랍니다. - 편집자 말

김다온 굿네이버스 아동권리모니터링단(경기 수원 대평초등학교 6학년). ⓒ굿네이버스 김다온 굿네이버스 아동권리모니터링단(경기 수원 대평초등학교 6학년). ⓒ굿네이버스

나는 지난해 수원시 아동참여위원회를 통해 굿네이버스와 함께 활동하면서 아동의 권리에 대해 많은 관심을 두게 됐다. 활동하면서 아동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애쓰시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고 깊이 감동하기도 했다. 그래서 지금은 아동을 위한 정책 마련에 좀 더 도움이 되고 싶어 수원시 청소년청년참여위원회와 경기도 학생참여위원회 활동을 함께 하고 있다. 나는 아동에게 필요한 권리 중에 신체건강에 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야기에 앞서 아동의 신체 건강이라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나는 마음껏 뛰어노는 것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친구들에게 물어봤었는데 나와 마찬가지로 원하는 만큼 신나게 뛰어노는 게 가장 먼저 떠오르며 또 원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아동의 신체건강이란 주제를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환경과 연관 지어 생각해 보았다. 그럼, 지금부터 아동의 신체건강 권리 보장을 위한 3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얼마 전 부모님과 함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갔을 때 일이다. 어머니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동네 마켓을 찾다 우연히 한 초등학교를 발견했다. 담장 너머로 보이는 학교의 풍경은 내게 큰 충격이었다. 그 이유는 바로 학교 교실 창문이 통창이어서 수업하는 교실 내부가 훤히 보일 뿐 아니라, 쉬는 시간이 되자 1층에 있던 각 교실에서는 잔디마당과 바로 연결된 바깥문을 열고 아이들이 밖으로 뛰어나와 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쉬는 시간엔 재빠르게 화장실만 다녀오거나 복도에서 선생님의 눈을 피해 뛰어다니는 우리들의 모습과는 너무 다른 모습에 한참을 바라보다 부러운 마음만 잔뜩 안고 돌아온 기억이 있다.

아동에게 있어서 신체 건강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아동의 경우 아직 성장기에 있기 때문에 충분히 활동하고 충분히 쉴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 아동의 신체 활동은 그다지 건강하지 못한 상태다. 집에서는 소음 걱정 때문에 활기차게 움직일 수 없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축구나 농구 같은 격렬한 활동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놀이터나 작은 공원에서는 다칠까 봐 마음껏 뛰어놀 수도 없다. 그럼, 학교에서는 어떨까? 역시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신체 크기가 다른 학년끼리 부딪쳐 사고가 나거나 같은 학년끼리라도 문제가 생길까 봐 쉬는 시간엔 화장실 외에 복도로 나가는 것을 금지하는 경우도 있다. 점심시간이 되면 아이들은 재빠르게 밥을 먹고 뛰어놀고 싶어 하지만 운동장을 학년별, 요일별로 제한하고 있어 그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교육부와 질병관리청에서 발표한 ‘2023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하루 60분 주 5일 이상 운동하는 초·중·고생은 남학생 24.6%, 여학생 9.2%에 그쳤다고 한다. 아동의 신체 건강을 지키는 것은 학원에서 운동을 배우는 것과 더불어 충분히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이 더해질 때 그 효과가 더 커질 것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아동들이 학교 내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구성하는 방법을 생각해봤다.

첫째, 학교에서 아이들이 쉬는 시간에 마음껏 뛰어놀기 위해서는 학년별 교실 층수를 낮춰 저층부터 배치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저학년에서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교실 배치 층수도 높아진다. 특히 교직원 시설이나 업무 시설이 저층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교실의 층수를 낮춰 1층부터 채워 올라가고, 업무시설이나 전담교과실 같이 아이들이 한시적으로 사용하는 공간을 위층에 배치하여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교실에서 아이들이 빠르고 안전하게 운동장과 소통한다면 신체활동에 도움이 될 것이다.

지난 8월에 개최된 굿네이버스 아동참여 정책 토론회에 참여한 김다온 아동이 아동의 신체활동 보장에 대해 제언하는 모습. ⓒ굿네이버스 지난 8월에 개최된 굿네이버스 아동참여 정책 토론회에 참여한 김다온 아동이 아동의 신체활동 보장에 대해 제언하는 모습. ⓒ굿네이버스

둘째, 교내의 층마다 아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열린 활동 교실’ 환경을 조성하면 좋겠다. 요즘은 인구수의 변화로 학년별 인원수가 점점 줄어들고 빈 교실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아이들은 쉬는 시간에 복도에서 뛰어다니거나 화장실로 모여 장난을 치기도 한다. 운동장에 나가 뛰어놀 수 있으면 좋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쉬는 시간엔 어떻게든 교실 밖을 나가서 위험한 복도 놀이로 대신하고 있다. 따라서 교내에 빈 교실을 각 층에 하나씩 배치하고, 빈 공간을 스포츠 매트로 채워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열린 활동 교실’로 활용한다면 위험한 복도 놀이를 줄이고 교내에서도 마음껏 활동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수업 후 10분씩 주어지는 쉬는 시간을 2교시와 3교시 사이에는 20분으로 늘려 ‘활동 타임’을 마련해 주면 좋겠다. 아이들이 쉬는 시간에 운동장으로 나가 뛰어놀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짧은 쉬는 시간이다. 아동들의 집중 시간을 고려할 때 오전 수업인 4교시 내내 수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휴식 시간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1, 2교시에 집중하고 20분 동안 움직이고 싶은 마음을 적절히 해소한 후 다시 3, 4교시를 집중한다면 학습과 더불어 아이들의 신체 건강에 더 좋은 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우리 아동들은 어떤 환경에서도 건강하게 자랄 권리가 있다. 아동의 신체 건강은 정신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치므로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아이들에게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은 다들 알고 있지만 실제로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다면 생각에 불과한 의미 없는 정책이 되고 말 것이다. 제가 제안한 아이디어들이 실제로 적용되기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이를 통해 아동들의 생활환경을 다시 한번 살펴보고 깊이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동을 위한 정책이 아동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모습으로 학교 현장에서 이루어지기를 소망한다.

“With communication and empathy, we can achieve everything what we aim for.” 소통과 공감과 함께라면, 우리는 우리가 목표했던 그 무엇이든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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