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조 퇴직연금 갈아타기 경쟁… '수익률' 하나은행, '적립금' 신한은행

/사진=하나은행

400조원 퇴직연금 시장을 두고 은행권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오는 31일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 시행을 앞두고 대규모 머니무브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고객 유치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는 퇴직연금 가입자가 기존 운용상품을 해지(매도)하지 않고, 퇴직연금 사업자만 바꿔 이전할 수 있다.

금융소비자는 신탁계약 형태의 원리금보장상품인 예금은 물론 이율보증 보험계약(GIC)과 주가연계증권(ELB), 파생결합증권(DLB)까지 거의 모든 퇴직연금 상품의 사업자만 변경할 수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23년 퇴직연금 적립금은 382조4000억원에 달한다. 2011년(49조9000억원) 대비 약 8배로 올해 말에는 430조원으로 예상된다. 오는 2026년 말이면 적립금이 50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은행 가운데 수익률이 가장 높은 곳은 하나은행이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비교공시에 따르면, 확정기여형(DC) 상품의 최근 1년간 운용수익률은 2분기말 원리금 비보장 기준 하나은행 수익률은 14.83%로 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어 KB국민은행 13.73%, 우리은행 13.04%, 신한은행 12.81% 순이다.

/사진=신한은행

개인형 퇴직연금(IRP)의 최근 1년 수익률은 국민은행이 14.61%를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14.19%로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 신한은행 13.86%, 우리은행 12.80%, 농협은행 12.18% 순으로 집계됐다.

확정급여형(DB) 상품의 수익률은 신한은행이 12.32%를 나타냈다. 국민은행은 10.69%로 나타났다. 이어 농협은행 9.62%, 우리은행 8.38%, 하나은행 7.31% 수준이다.

적립금 규모를 보면 3분기말 현재 신한은행이 42조7010억원으로 선두에 있다. 국민은행은 39조5015억원, 하나은행은 37조78억원으로 뒤를 쫓고 있다. 우리은행은 25조348억원, 농협은행은 22조1913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권은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가 도입되면 계약이전 시 가입자가 부담하는 손실이 줄고, 사업자 간 서비스 기반의 경쟁이 촉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안전하고 개인화된 자산 관리 서비스를 받고 싶어하는 고객들은 은행으로 유입될 것"이라며 퇴직연금 운용 상품의 특성, 계약 형태 등에 따라 실물이전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가입자는 보유한 상품의 실물이전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권은 다양한 혜택을 담은 퇴직연금 갈아타기 이벤트를 준비했다. 신한은행은 개인형 IRP 계좌를 신규하고 타 금융회사 IRP 계좌 보유자산의 실물이전을 사전예약 신청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선착순 1만명에게 스타벅스 기프티콘을 제공한다.

KB국민은행은 다음달까지 KB골든라이프 연금센터'를 방문해 은퇴·노후 자산관리 상담을 완료한 모든 고객에게 스타벅스 커피 쿠폰을 제공하는 '은퇴·노후 자산관리, 한 잔의 커피와 여유있게!' 이벤트를 진행한다. 하나은행은 1억원 이상 개인형 IRP 또는 DC형을 보유 중인 연금 VIP 고객을 위한 전문 대면상담채널인 '연금 더드림 라운지'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