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ETF 경쟁①] 미국 주식·지수 공략으로 돌파구 연 미래에셋운용

[美 ETF 경쟁①] 미국 주식·지수 공략으로 돌파구 연 미래에셋운용

데일리임팩트 2024-10-21 08:11:18 신고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딜사이트경제TV 최태호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해외, 그중에서도 특히 미국 ETF(상장지수펀드)에서 운용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ETF 업계 1위인 삼성자산운용보다 선제적으로 시장에 진입한 게 선두를 달리는 이유로 꼽힌다. 또 여기에는 운용역들의 역할도 컸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미국 반도체 시장에 주목, 관련 지수와 상품을 공개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7일 종가 기준 국내 시장에 상장된 ETF의 순자산총액은 162조9737억원이었다. 이중 미국 시장에 투자하는 ETF의 순자산 총액은 42조5386억원으로 전체의 26.1%에 해당했다.

미래에셋운용은 국내 ETF 시장에서는 업계 1위인 삼성자산운용에 비해 뒤쳐져 있지만, 해외시장에서는 선두를 달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펀드통계에 따르면 16일 기준 국내시장에서 삼성운용의 ETF 순자산은 51조5476억원으로 1위, 미래에셋운용은 28조3820억원으로 2위였다. 그러나 해외시장을 놓고 보면 양사의 순위가 뒤바뀐다. 해외시장에서 미래에셋운용의 ETF 순자산은 29조6765억원으로 1위, 삼성운용은 11조3846억원으로 2위였다.

특히 미래에셋운용은 해외 상품들 중 미국 주식형 상품들이 효자 역할을 했다. 미국 시장에 투자하는 ETF들 중 순자산 1~4위 상품들은 △TIGER 미국 S&P500 △TIGER 미국나스닥100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 △TIGER 미국테크TOP10 INDXX 등 모두 미래에셋운용의 상품이었다. 미국시장에 투자하는 ETF 중 미래에셋운용의 점유율도 50%를 넘는다.

미국 시장에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 순자산 총액 상위 5개 상품 / 출처=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미국 시장에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 순자산 총액 상위 5개 상품 / 출처=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미래에셋운용이 미국시장 ETF에서 앞서 나가는 이유는 시장에 먼저 진입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운용은 지난 2010년10월 TIGER 미국나스닥100 ETF를 상장했다. 당시 국내 ETF 시장에서는 해외주식형 상품에 대한 관심은 크진 않았다. 종목 수만 봐도 10개 미만이었던데다가 순자산 점유율도 3% 미만이었다.

당시에나 지금이나 ETF 업계 1위였던 삼성운용도 나스닥 100지수를 추종하는 KODEX 미국나스닥100선물(H)을 2018년에야 출시했다. 환 헤지형 상품으로 기존 미래에셋운용의 미국나스닥100 ETF와 차이를 뒀다. 총보수도 0.05%로 미래에셋운용(0.07%)보다 저렴한 보수를 제공했다. 다만 해당상품의 경우 선물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롤오버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할 수 있었다.

양사의 전략은 당시에는 큰 격차로 벌어지지는 않았다. TIGER 미국나스닥100 ETF의 시가총액(AUM)은 2019년말까지도 773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을 흡수하며 2020년말 5815억원, 2021년말에는 1조8837억원까지 늘었다. 17일 종가기준 시가총액은 TIGER미국나스닥100이 3조9043억원, KODEX 미국나스닥100(H)이 2854억원이었다.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자산운용도 지난 2020년말 같은 나스닥100 현물 상품들을 출시했지만 인지도 측면에서 밀려났다는 평가다. 한투운용의 ACE미국나스닥100의 시가총액은 1조926억원, KB운용의 RISE미국나스닥100은 6993억원이다.

특히 미래에셋운용이 선두를 달릴 수 있는 이유에는 운용역들의 역할도 컸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인물로 꼽히는 건 김남기 미래에셋운용 ETF운용부문 대표다. 김 대표는 국내 ETF 시장의 성장을 함께 한 인물이다. 그는 경쟁사인 삼성자산운용에서 지난 2003년부터 2019년말까지 약 17년간 ETF 상품과 개발하는 일을 맡아왔다. 같은 기간 삼성운용의 ETF 순자산은 3000억원대에서 23조원까지 늘었다. 김 대표는 지난 2019년10월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이직하며 ETF 운용본부장을 맡았다.

김남기 미래에셋운용 ETF 운용부문 대표가 지난 7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김남기 미래에셋운용 ETF 운용부문 대표가 지난 7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다만 이직 후 김 대표의 상황은 순탄치 않았다. 코로나-19 사태로 변동성이 커진 장세에 전 직장이었던 삼성운용의 국내증시 인버스·레버리지 상품에 자금이 조단위로 몰렸기 때문이었다. 삼성운용은 2019년말 이미 시장을 51.9% 차지하고 있었는데, 다음해인 2020년 3월말에는 54.15%까지 커졌다. 김 대표가 돌파구로 택한 건 미국 시장이었다.

김 대표는 딜사이트경제TV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그간 미국 ETF 상품을 선제적으로 출시하고 장기 투자 교육을 꾸준히 진행하며 성장해왔다”며 “코로나-19 이후 미국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연금계좌에서 미국 ETF에 투자하는 게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고 미래에셋운용의 성장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와 미래에셋운용의 운용역들은 2020년4월부터 S&P500 ETF의 개발을 준비했다. 그리고 같은해 8월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최초의 실물 ETF인 TIGER 미국S&P500을 출시했다. 17일 종가기준 순자산총액은 4조8681억원으로 전체 ETF 시장에서는 4위, 해외주식형 상품 중에서는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은 최근 미국 반도체 시장, 그중에서도 AI 반도체에 주목하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은 지난 2021년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PHLX 반도체지수, SOX)를 추종하는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을 출시했다. 해당 상품의 순자산은 3조원에 육박하며 전체 반도체 ETF 중 1위를 기록하는 중이다.

에밀리 스펄링 나스닥증권거래소 인덱스부문 글로벌총괄 및 수석부사장이 지난 9월 AI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ASOX) 공개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최태호 기자
에밀리 스펄링 나스닥증권거래소 인덱스부문 글로벌총괄 및 수석부사장이 지난 9월 AI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ASOX) 공개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최태호 기자

올해에는 나스닥 증권거래소와 함께 AI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ASOX)를 전세계 최초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지수는 종합반도체업체(IDM)를 제외하고, 팹리스(Fabless) 반도체 기업을 담은 게 특징이다. 해당 지수 발표와 함께 TIGER글로벌AI인프라액티브 ETF의 상장 일정도 공개했다. 해당 상품은 AI 반도체 관련 원자재인 우라늄, 구리 생산기업에 투자한다.

김 대표는 “내달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새로운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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