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이른바 ‘3고’ 현상이 지속되면서 자신의 경제적 상황에 맞는 실용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요노(YONO, You Only Need One)’가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이 같은 소비 트렌드는 신차 구매에도 영향을 미쳤다. 디자인과 성능 못지않게 ‘유지비용’ 같은 가성비를 구매 조건으로 따지기 시작한 것이다.
20일 자동차 리서치 전문 컨슈머인사이트가 조사한 자동차 ‘비용 대비 가치’ 이용자 평가에 따르면 소비자에게 △연비‧전비 △차량가격 △옵션가격 △유지비용 △사후서비스(AS) 비용 △예상 중고차 가격의 6개 측면 중 연비‧전비 및 유지비용이 가장 중요한 항목이 됐다.
테슬라는 지난 2021년 조사 브랜드에 포함되자마자 바로 1위를 차지했는데, 6개 비교항목 중 유지비용에서 1위였고 차량가격, 연비‧전비, 예상중고차가격에서 3위 안에 들었다. 무엇보다도 전기차의 강점인 유지비용(100점 만점에 86.8점)에서 토요타와 렉서스를 10점 이상 앞섰다. 나머지 5개 항목에서 토요타‧렉서스에 열세였음을 고려하면 유지비용 만족도는 테슬라가 이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한 결정적 요인이 됐다.
2위 토요타는 유지비용을 제외한 5개 항목 모두 3위 이내였다. 일본계 3대 브랜드는 가격과 비용 전반의 강점을 앞세워 이 분야에서 여전히 탁월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기술에서 강한 브랜드 특성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사에 따르면 톱5 브랜드에서 확연히 드러나는 특징은 친환경차의 강세다. 1위 테슬라와 5위 폴스타는 전기차 전용 브랜드이고 2~4위를 장악한 일본계는 하이브리드가 주력이다. 테슬라도 중국산 모델Y의 가격 인하 효과와 함께 전기차 특유의 저렴한 유지비용에 크게 힘입었다.
한편 이 같은 ‘가성비 편중’은 중고차 시장서도 두드러진다. 최근 케이카 상반기 분석에 따르면 2030세대가 많이 찾는 매물의 체급이 점차 작아지고 있다.
올 상반기 2030이 가장 많이 구매한 차량은 현대차 아반떼 AD로 나타났으며, 현대차 쏘나타 DN8, 기아 더 뉴 레이, 기아 K5 3세대, 현대차 그랜저 IG가 뒤를 이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상위 5개 차량 중 준대형 차량이 사라진 반면, 지난 2023년 상반기 상위 5개 차량 중 3개가 준대형 차량이 판매됐다. 기아 올 뉴 모닝도 순위에 올랐다. 지난해와 비교해서 차급은 낮추는 대신 경제적이고 실용성을 고려한 차량으로 구매 트렌드가 변화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경기 침체가 이어지자 합리적 소비 패턴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연비 및 유지비용을 중시하는 경향이 커졌다”며 “이 같은 트렌드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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