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재배치' KT, 극적 노사합의... 전격 합의 vs 약속 대련

'인력 재배치' KT, 극적 노사합의... 전격 합의 vs 약속 대련

머니S 2024-10-20 06:3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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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노동조합이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 소재 KT 이스트 사옥 앞에서 사측의 대규모 인력 재배치 계획 변경을 요구하면서 집회를 열었다. /사진=머니S KT 노동조합이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 소재 KT 이스트 사옥 앞에서 사측의 대규모 인력 재배치 계획 변경을 요구하면서 집회를 열었다. /사진=머니S
김영섭 대표 취임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KT가 노사갈등을 마무리했다. 회사 방침에 반발하며 10년 만에 거리로 나온 KT 노조는 일방적 조직개편이라며 철야농성까지 계획했지만 돌연 회사와 타협에 나섰다. 기존보다 상향된 조건임을 감안하더라도 하룻밤 새 전광석화처럼 타결된 노사합의가 주목받는 배경이다. 인력 감축에 따른 진통을 최소화하기 위한 '약속대련'이라는 시각도 있다.

KT가 최근 밝힌 구조조정과 관련해 노사 간 협의를 완료하고 특별 희망퇴직 시행에 최종 합의했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앞서 KT는 이사회를 통해 선로 통신시설 설계와 고객전송 업무를 담당하는 'KT OSP'와 국사 내 전원시설을 설계 및 유지보수, 도서 네트워크 및 선반 무선통신을 운용하는 'KT P&M' 등 2개 자회사를 설립하고 해당 임직원들을 재배치하는 안을 의결했다.

전체 구성원 약 30% 수준인 5700명을 대상으로 KT OSP에 3400명, KT P&M에 380명을 전출시키고 신설 자회사 또는 기존 그룹사 전출을 원하지 않으면 특별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예정이었다.

구조조정 결정에 노조는 반발했다. 전국 KT 노동조합 간부진 288명은 지난 16일 오후 4시부터 KT 광화문 이스트 사옥 앞에서 인력 재배치 결정에 대한 투쟁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8300여명의 대규모 퇴직자가 발생했던 2014년 이후 10년 만이다.

이들은 결정 철회를 우선적으로 요구하면서 불가피하게 구조조정을 시작한다면 해당 인력들이 납득할 수 있는 보상안을 내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측과 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철야농성까지 불사하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권중혁 KT 노조 사무국장은 "사측에 최우선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은 구조조정 철회"면서도 "만약 구조조정을 진행하게 된다면 신설회사 전출 시 납득할 만한 보상금과 본사와 동일한 복지 제도가 적용돼야 한다"고 했다.

이후 오후9시30분까지 서울 광화문 KT이스트 사옥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연 끝에 경기 성남시 분당구 KT 본사에서 경영진과 만나 협상을 시작했다.

노사 협상, 몇 시간 만에 마무리… '눈 가리고 아웅'인가

KT제1노조가 지난 16일 KT 광화문 이스트 사옥 앞에서 구조조정 관련 반대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머니S KT제1노조가 지난 16일 KT 광화문 이스트 사옥 앞에서 구조조정 관련 반대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머니S
몇 시간이 지나지 않은 다음날 새벽 양측은 합의안을 도출하고 그날 오후 서명을 마쳤다. 신설 자회사로 옮겨가는 인력의 기본급을 삭감하는 대신 일시적 보전금을 상향해 실근속 10년 이상 직원은 신설 자회사로 전출된 후 기본급의 70%를 받기로 했다. 이들에 대한 보전금은 기본급의 20%에서 30%로 올랐고 전출 인력 중 실근속 10년 미만 직원은 KT 기본급의 100%를 받는다.

KT는 KT IS, KT CS 등 기존 계열사로도 170명을 재배치한다. 이들의 기본급은 50% 줄어드는 대신 일시보전금을 기본급의 40%에서 50%로 올려 지급한다. KT는 전출 인력의 정년도 보장하고 신설 자회사에도 본사와 동일한 복지제도를 적용한다.

노조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회사가 수용한 것인데 이를 두고 보여주기식 행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통상 노조 협상은 양측의 줄다리기 속 재무 검토까지 필요한 사안이라 단시간 내 해결이 쉽지 않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회사는 전부터 준비를 마쳤고 노조 역시 관련 내용을 미리 파악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이 같은 빠른 합의는) 겉으론 불통을 외치지만 물밑에선 양측 소통이 원활하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제2노조인 KT새노조 역시 "어제까지만해도 철야 농성을 이어 갔던 그들의 투쟁은 투쟁이 아니라 쇼잉이었다"며 "이러한 행태를 강력하게 규탄하며 조합원들의 탈퇴 운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KT노조 관계자는 "재무 검토 관련은 노조가 파악할 사항이 아니다"며 "소통 없는 일방적인 결정이라는 것은 통상적으로 시위에서 많이 등장하는 구호"라고 전했다.

KT 관계자는 "재무 검토는 다 마친 사안"이라면서도 "세부적인 노사 합의 과정 관련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KT는 신설 법인 및 그룹사 전출 희망자 접수는 오는 21일부터 24일, 25일부터 28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하고 특별 희망퇴직은 22일부터 11월4일까지 접수한다. 신설 법인 설립은 내년 초를 목표로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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