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관측소] “한 달이면 하야·탄핵, 감당할 수 있겠나”...尹 정권 흔드는 ‘명태균의 입’

[여의도 관측소] “한 달이면 하야·탄핵, 감당할 수 있겠나”...尹 정권 흔드는 ‘명태균의 입’

투데이신문 2024-10-19 22:09:54 신고

3줄요약

다이나믹 코리아(Dynamic Korea).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대표 영문 브랜드다. 열정과 에너지가 넘치는 한국(한국인)의 시대상을 압축 표현하고 있는 이 네이밍(naming)엔 우리 민족의 역동성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굳이 항쟁의 역사까지 끄집어 낼 필요도 없다. 우리는 축구 하나만으로도 전국을 붉게 물들이는 종족이다. 하물며 정치임에랴. 정치권의 핫이슈를 짚어본다.

필리핀·싱가포르 국빈방문 및 한·아세안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1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br>
필리핀·싱가포르 국빈방문 및 한·아세안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1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명태균의 입’이 윤석열 정권을 흔들고 있다. 9월 5일 <뉴스토마토> 의 ‘김건희 공천 개입 의혹’ 보도에서 시작된 ‘명태균발 폭로’는 “보수 자체를 붕괴시킬 수 있다”는 위기설로 번지며 정치권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은 재보궐선거 다음 날인 10월 17일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을 무혐의 처분했다. 그러자 보수 매체를 비롯한 대다수 언론이 “검찰은 끝났다”고 비판하며 ‘윤석열 정권이 임계점을 넘었다’고 경고했다.

협박

한 달 넘게 정국을 주도하고 있는 명태균은 10월 15일 김건희 여사와 나눈 카카오톡 문자 메시지 캡처본 하나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처음 공개했다. 명씨는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자신을 ‘감옥에 보내겠다’고 협박하며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내용을 다 공개하라’고 해서 메시지를 올렸다고 주장했다.

명씨는 “너(김 최고위원)의 세 치 혀 때문에 보수가 또 망한다”며 “다 공개했으니 김재원이가 다 감당하라”고 했다. 이날 공개된 메시지의 대화 시점은 불분명하지만 명씨가 ‘내일 준석이를 만나면’이라고 말한 점을 고려하면 2021년 하반기로 추측된다.

명씨는 김 여사와의 대화를 공개하면서 “내가 알기로는 그런 거 2000장은 된다”고 주장했다. 명씨는 “(김건희) 여사, (윤석열) 대통령 다 있다. 내일부터 계속 올릴 것”이라 예고하기도 했다. 명씨는 “문자 다음엔 사진, 그 다음엔 녹취까지 순서대로 모두 공개하겠다”고 했다.

명씨의 ‘폭로’ 예고는 김 최고위원 발언에 대한 ‘사과’를 전제로 한 모양새지만, 실상은 자신을 ‘사기꾼’으로 몰아가며 사법처리를 벼르는 여권의 ‘손절’ 분위기에 ‘당하고 있지만은 않겠다’는 경고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사실상 대통령실을 ‘협박’하고 있는 셈이다.

김 최고위원은 전날(10월 14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에서 명씨를 향해 “사기 전과가 있는 허풍쟁이, 듣보잡(듣지도 보지도 못한 잡놈)”, “곧 철장 속에 들어갈 개”라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그러자 명씨는 때를 기다렸다는 듯 본인의 말이 사실임을 증명하는 차원의 캡처본을 공개하며 사실상 대통령실을 향해 으름장을 놨다.

그러나 명씨의 캡처본 공개 이틀 후(10월 17일)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명태균 씨가 ‘인질극’을 벌이고 있다. 자극하면 안 된다”며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김 최고위원이 명씨에게 ‘꼬리를 내린 것’이라고 평가한다.

명씨가 공개한 문자에 따르면, 김 여사는 명씨에게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주세요. 제가 난감 ㅠ”라며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라고 보냈다. 또 “제가 명 선생님께 완전 의지하는 상황에서 오빠가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지가 뭘 안다고”라며 “전 명 선생님의 식견이 가장 탁월하다고 장담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자가 공개되자 대통령실 관계자는 즉각 “명태균 카톡에 등장한 오빠는 대통령이 아닌 김건희 여사의 친오빠이며, 당시 문자는 대통령 입당 전 사적으로 나눈 대화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후 이 ‘오빠’가 누구를 가리키는 것이냐를 두고 해석이 분분했다.

명씨는 처음 ‘김 여사의 친오빠를 뜻한다’고 했다가 몇몇 언론에 “오빠는 대통령”이라고 인터뷰했다. 그러나 파장이 일자 다시 “김 여사의 친오빠가 맞다”고 말을 바꿨다. 이에 대해 명씨는 10월 18일 에서 “언론을 골탕 먹이려고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톡 대화’ 공개와 함께 “김재원이 사과할 때까지 내일부터 계속 올릴 것이다. 계속 까면 내가 허풍쟁이인지 아닌지, 거기 가면 김건희 오빠 또 나온다”고 했던 명씨는 현재까지 추가 공개를 멈춘 상태다.

국정개입

10월 16일엔 명씨가 대통령실이 발표하는 국가첨단산업단지 선정 정보를 사전에 입수한 정황까지 나왔다. <뉴스타파> 는 이날 저녁 명씨가 대통령실이 발표하는 국가산업단지 선정 정보를 사전에 입수한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다.

뉴스타파가 확보한 명씨와 당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 씨의 통화 녹취록엔 명씨가 국가산단 선정 관련 현수막 제작 수정을 지시하는 대목이 나온다. 강 씨는 뉴스토마토의 관련 기사에 잇달아 등장하는 핵심 제보자 E씨다.

명씨는 작년 3월 15일 윤 대통령이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국가첨단산업단지 선정 후보지 발표 하루 전 강 씨에게 전화해 김 전 의원과 원희룡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이 찍은 사진을 확대하라고 통화했다.

그러나 명씨가 이 정보를 하루 전이 아닌 훨씬 이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강혜경 씨 변호인인 노영희 변호사는 10월 17일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유튜브에 나와 명씨가 2023년 1월경에 이미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노 변호사는 “(후보지 선정 발표) 44일 전인 2023년 1월에 이미 김영선 의원실 모 보좌관이 자신의 SNS에 이거(국가산단 선정 정보)를 올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구MBC가 올 10월 7일 강혜경씨와 인터뷰해 이 내용을 보도했다”고도 했다.

대통령실이 이날(2023년 3월 15일) 발표한 국가산단 선정 지역은 경남 창원시를 포함, 총 14곳이었다. 창원시는 명씨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김영선 전 의원의 지역구인 의창구가 속해 있는 곳이다.

윤 대통령이 주재한 비상경제민생회의 내용은 회의가 끝난 후 이도운 당시 대통령실 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을 통해 외부에 공개됐다. 또한 창원시가 국가산단 후보지로 최종 선정됐다는 내용도 회의가 끝나고 나서야 대통령실 보도자료 등을 통해 외부에 배포됐다.

여러 정황상 윤 대통령이나 김 여사가 명씨에게 해당 정보를 흘렸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명씨의 국정개입 의혹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시장·도지사도

명씨와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정황’은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한 광역단체장 후보 공천 과정에서도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뉴스토마토는 명씨가 2022년 6·1지방선거 광역단체장 공천에도 관여했다는 ‘정황과 증언’을 추가로 보도했다.

뉴스토마토는 ‘명태균, 경남·강원지사 공천 관여 의심...배경은 김건희’ 제하의 10월 11일자 단독기사를 통해 명씨가 두 사람의 공천에 관여한 정황과 증언이 새롭게 제기됐다며 명씨의 영향력 행사 배경에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기사를 요약하면, 명씨가 당시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은 물론,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결정까지 뒤집으면서 박완수 현 경남지사와 김진태 현 강원지사를 국민의힘 도지사 후보로 공천해 당선시켰다는 취지다.

보도에 따르면, 명씨는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인 지난 2022년 3~4월경 윤 대통령 내외에게 박완수 당시 국민의힘 경남 창원·의창 국회의원을 국민의힘 경남도지사 후보로 추천했다. 네 사람이 만난 장소는 윤 대통령 부부가 살던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였다.

박완수 현 경남지사는 경남 합천군수를 시작으로 창원시장 3선, 재선 국회의원 등을 지낸 행정 전문가로 6·1지방선거 당시 경남도지사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토마토는 당시 사정을 잘 아는 익명의 관계자발로 “윤 대통령 당선인 시절 명태균이 박완수를 데리고 아크로비스타에 갔다. 김 여사가 명태균을 보고 ‘선생님’이라며 반갑게 맞이했고, 윤 대통령은 ‘행정의 달인’이라며 박완수를 치켜세웠다고 한다”면서 “이를 본 박완수가 명태균의 영향력에 매우 놀랐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이 같은 얘기를 ‘명태균 게이트’가 불거지기 훨씬 이전 명씨로부터 직접 들었다고 전했다. 명씨와 11년가량 함께 일했던 강혜경 씨, 명씨와 가까웠던 F 씨도 명씨가 박 의원과 함께 아크로비스타를 찾아 윤 대통령 내외를 만났다며 같은 주장을 폈다.

강 씨는 “박완수 지사가 명태균 장모와 친했다”면서 “명태균이 박완수에게 도지사 출마를 적극 권유했다”고 말했다. F 씨는 “아크로비스타 갔을 때 명태균이 자신의 휴대폰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박완수와 (윤 대통령 내외가 키우는) 개가 함께 찍은 사진”이라며 “(명씨가) 그 사진을 주변 사람들한테 막 보여줬다. 사진을 본 사람들이 아주 많다”고 했다.

매관매직

당시 국민의힘 경남지사 후보는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실세로 불렸던 ‘윤핵관 3인방’ 중 한 명인 경남부지사 출신의 윤한홍 재선 의원(국민의힘, 경남 창원시마산회원구)이 유력했다. 이런 상황에서 박 의원이 경남지사 후보로 공천된 것이다.

앞선 익명의 관계자는 이에 대해 “명태균이 윤한홍을 정리한 것이다. 윤한홍이 어떤 사람인가. 윤석열 정부 초창기 실세였다. 실세 중 실세를 주저앉힌 게 누구겠나. 김건희 여사”라며 “그래서 박완수가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윤한홍은 경남지사가 꿈인 사람인데, 왜 출마를 접었겠냐”면서 거듭 그 배경으로 김 여사와 명씨를 지목했다. 강 씨 역시 “박완수는 도지사 준비를 하지 않았다. 뒤늦게 뛰어든 것”이라며 “윤한홍과 이주영(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유력 후보였다”고 당시 상황을 기억했다.

6·1지방선거 이후 박 지사가 명씨에게 ‘대가성 보답’을 한 정황도 포착됐다. 박 지사 취임 이후 명씨의 처남인 이 모씨와 김영선 전 의원 캠프 선거대책본부장 박 모씨가 경남 ‘남명학사’ 창원관과 서울관에 각각 취업한 사실이 위성곤 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뒤늦게 드러났다.

경남 남명학사는 인재평생교육진흥원이 수탁 운영하는 기관으로, 인재평생교육진흥원장 임명권은 경남지사에게 있다. 이에 대해 박 지사 측은 관련 보도 당일 “2022년 6·1지방선거 경남지사 후보 공천과 관련해 부탁을 한 적이 없다”면서 “당내 경선을 통해 국민의힘 경남지사 후보로 확정됐고, 이어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경남지사에 당선됐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특혜 취업과 관련해서는 “공고를 통하고 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채용됐다”며 “(채용) 전형은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인력채용대행용역 기관에 의뢰해 진행됐고, 해당 기관은 블라인드 방식의 경력경쟁채용 방식으로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해명했다.

명씨와의 윤 대통령 자택 방문에 대해서는 “2021년 8월 초순쯤 한 차례였고, 대통령 당선인 시절이 아니다”며 “특히 김 여사는 동석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한겨레> 는 10월 9일 박 지사가 지난 2021년 7월 명씨 제안으로 명씨와 함께 아크로비스타를 찾아 윤 대통령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명씨는 현재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세비’ 절반을 건네받은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김 전 의원이 공천 대가로 명씨에게 9000여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관련 통화녹음 파일도 공개된 상태다.

충성 맹세

익명의 관계자는 또 강원도지사 후보도 명씨에 의해 당초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에서 김진태 현 지사로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후보가 바뀐 배경에) 명태균이 끼어있다. 황상무로 내정되고 나서 김진태가 난리가 났다. 그때 (김진태가) 명태균하고 연락이 됐다. 명태균이 김진태 얘기를 김건희 여사한테 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진태 컷오프 자체가 말이 안 됐다. 황상무가 너무 숫자가 안 나왔다. 김진태를 넣으면 이광재한테 이기고, 황상무를 넣으면 진다고 나왔다”면서 “명태균에 따르면 자신이 김진태에게 김 여사가 있는 장소를 알려줬고, 김진태가 찾아가서 ‘충성맹세’를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김 여사의 종용에 못 이긴 윤 대통령이 정진석(당시 공관위원장)에게 전화해서 경선으로 번복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부연했다. 황 전 수석은 지난 3월 출입기자 오찬 간담회 자리에서 MBC 기자를 겨냥한 ‘회칼 테러’ 발언으로 대통령실 수석에서 자진사퇴한 인물이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2022년 4월 14일 당시 예비후보였던 김진태 현 강원지사를 컷오프하고, KBS 앵커를 지낸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을 단수 공천 결정했다. 표면적인 컷오프 이유는 5·18광주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이었지만, 속사정은 김 지사가 국회의원 시절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에서 윤 대통령을 강하게 질타했던 ‘악연’이 작용했다는 평가가 있다.

반면, 황 전 수석은 대선 기간 윤 대통령의 TV토론을 돕는 등 윤 대통령의 신임을 받았다. 당선 가능성 등에서 경쟁력이 높았던 김 지사는 공관위 결정에 반발하며 컷오프 다음날인 2022년 4월 15일 밤부터 천막 농성에 들어갔다.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까지 단식농성 현장을 찾아 컷오프의 ‘부당함’을 지적하기도 했다. 당대표가 찾아간 것도 이상한 일이었지만, 그럼에도 공관위는 꿈쩍하지 않았다. 그러던 공관위가 돌연 김 지사 단식 사흘 만에 컷오프 결정을 번복, 갑자기 경선으로 선회했다.

경선 결과는 김진태 후보의 승리였다. 이를 두고 당시 당내에선 의문이 잇따랐다. “김진태가 장사한지 사흘 만에 부활했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돌았다. 이 같은 배경에 명씨와 김 여사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손절’ 경쟁

두 달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명씨의 ‘폭로’와 연관된 인사는 현재까지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비롯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이준석·안철수 의원, 박완수 경남지사, 김영선 전 의원 등으로 대부분이 여권의 ‘거물급’들이다.

명씨는 10월 18일 를 통해 ‘거물급’을 포함, 자신과 ‘거래한’ 정치인들이 30명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 모두 하나 같이 명씨와의 관계를 부인하며 앞다퉈 ‘손절’ 경쟁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오 시장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명씨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 등에 개입해 오 시장을 당선시켰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며 오 시장이 자신(명씨) 앞에서 “네 번이나 울며 살려달라”고 했다는 주장에 대해 “가소롭다”며 “대가를 치를 것”이라 경고했다.

오 시장은 10월 15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서울시장 선거 단일화 때 판을 짰다’는 명씨 주장에 관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허무맹랑한 소리”라고 반박하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윤 의원은 언론 보도를 인용해 “명태균씨에게 (오세훈 시장이) 살려달라며 울었다고 명씨가 주장하는데 이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답해달라”고 했다. 이에 오 시장은 “이런 질문이 국정감사에 어울리지 않다”면서 답하지 않았다.

윤 의원이 ‘명씨가 오 시장에 대한 허위사실을 지속하고 있다’며 조치를 취할 생각이 있냐고 묻자, 오 시장은 “고소장은 써놨다”며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오 시장은 하루 앞선 10월 14일엔 페이스북을 통해 “보궐선거 당시 김영선 전 의원이 간청하여 그를 만나보기는 했지만, 이상하고 위험한 사람이라는 판단이 들어 관계를 단절했다”며 명씨와의 친분에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처음 보는 한낱 정치 장사꾼 앞에서 읍소한다는 설정 자체가 난센스”라며 “울음 운운하는 것은 가소로운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명씨 주도의 ‘안철수·오세훈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 주장에 대해서도 그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당시 가장 강력한 ‘단일화 불가론자’였다”며 “명씨가 단일화 전략을 조언했다는 분이 단일화를 가장 반대했다는 점에서 자가당착”이라고 지적했다.

명씨는 홍준표 대구시장과도 설전을 벌이는 중이다. 앞서 명씨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당시 홍 시장 측에서 여론조사를 의뢰했었다고 폭로했고, 홍 시장은 최근 대구시 공무원으로 영입된 최 모 씨가 당시 자발적으로 홍 시장을 돕기 위해 자비로 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홍 시장은 “최 씨로부터 사표를 받았다”며 “최 씨는 같은 마산 출신인 명씨와 잘 알고 있는 사이였고, 지난 대선 후보 경선 때는 우리 캠프 근처에도 오지 않았던 사람”이라고 해명했다. 최 씨는 홍 시장 아들의 지인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명씨는 홍 시장의 해명이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최 씨와 내가) 마산 동향(은 아니다). 서울 사람이다 최 씨는. 어디서 거짓말을 하냐”며 “(최 씨는) 서울 토박이고 서울에 살고 있다. (홍 시장) 선거 캠프에서 제일 핵심 아닌가. 국민을 X같이 보니까 그걸 거짓말하고 페이스북에 올린 것”이라고 비난했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 씨 관련 최재해 감사원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br>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 씨 관련 최재해 감사원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여론조작

명씨의 ‘여론조사 조작 의혹’ 정황도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양상이다. 10월 17일 <한겨레신문> 은 명씨가 2022년 3·9대선을 열흘 앞두고 윤석열 당시 후보에게 보고하기 위한 여론조사를 매일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명씨가 여론조사 비용을 당시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 중이던 국민의힘 예비후보들로부터 받아 충당했다고 전했다. 현재 검찰은 이와 관련한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명씨는 당시 대선을 열흘 앞둔 2월 28일 자신이 운영하는 미래한국연구소 직원인 강혜경씨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부터 매일 (대선) 선거일까지 (여론조사를) 돌린다”며 “공표할 것이 아니니 연령별 가중치를 나중에 주라”고 지시했다.

기사에는 명씨가 여론조사 비용 충당을 위해 그해 지방선거에 출마할 경남지역 시의원·군수 예비후보 등에게 ‘김 여사에게 말해 공천을 주겠다’고 약속하며 총 1억 2000만원을 받아 간 것으로 나온다.

명씨가 여론조사 문항을 직접 지시하고 조작을 암시하는 표현도 등장한다. 뉴스토마토는 한겨레 보도보다 이틀 앞선 10월 15일 명씨가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힘 후보 경선 과정에서 여론조사를 조작한 정황이 있다는 기사를 내놨다.

이 기사에 따르면, 명씨는 지난 2021년 9월 오랫동안 함께 일해온 제보자 강혜경 씨(김영선 전 의원 캠프 회계책임자)에게 전화를 걸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적합도에서 윤석열 당시 후보의 지지율이 홍준표 후보보다 2~3%포인트 높게 나오도록 여론조사 결과를 만들 것을 지시했다. 사실상의 ‘여론조작’이다.

이와 관련, 강 씨도 “응답이 나왔던 표본을 수정 작업하는 것”이라며 “조작”이라고 말했다. 실제 비 공표, 자체 조사였던 해당 여론조사 결과는 명씨 주문대로 나왔다. 2021년 11월 5일 국민의힘은 대선 후보로 윤 대통령을 선출했다.

홍 시장은 치열했던 경선 끝에 민심에서 이겼지만 당심에서 크게 패하며 후보 자리를 윤 대통령에게 내줬다.

홍 시장은 해당 보도가 나오기 하루 전 “지난 대선 후보 경선 때 명씨가 운영하는 PNR에서 윤 후보 측에 붙어 여론 조작하는 걸 알고 있었지만 문제 삼지 않았다”며 “명씨가 조작해 본들 대세에 지장이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라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었다.

이어 “그런데 그 조작된 여론조사가 당원들 투표에 영향이 미칠 줄은 미처 계산하지 못했다”며 자신의 ‘패착’을 되짚었다. 그러면서 “검찰에서 조속히 수사해서 관련자들을 사법처리해주시기 바란다”고 썼다.

내용·상황을 정리하면, 윤 대통령은 여론조작에 의해 대통령에 당선됐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이와 관련해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은 10월 16일 에 출연해 “궤멸적인 쓰나미가 몰려올 것이다. 이건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며 “본질은 여론조사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명태균 씨가 어제 깠던 카카오톡 내용 자체로 보면 이건 약간 전형적인 물타기다. 본질적인 부분이 따로 있다. 이 많은 정치인들과의 관계, 결국 핵심은 여론조사”라며 “그 여론조사를 어떤 식으로 손을 댔느냐 하는 부분에 대해 지금 단초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뭐가 켕기나”

현재 대통령실은 명씨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거침없는 명씨의 ‘입’은 갈수록 대담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말경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받은 이후 명씨의 발언 수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명씨는 10월 7일엔 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했던 일의 20분의 1도 나오지 않았다. 입을 열면 세상이 뒤집힌다”며 “대통령 자택에 여러 번 갔고 내부 구조도 훤히 알고 있다. 취임 이후에도 통화와 텔레그램으로 연락을 이어갔다. 대선 때 내가 한 일을 알면 모두 자빠질 것이다. 내가 들어가면(구속되면) 한 달 안에 정권이 무너진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같은 날 <채널a> 인터뷰에선 “잡아넣을 건지 말 건지, 한 달이면 하야하고 탄핵일 텐데 감당되겠나”라고 검사에게 묻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실상 대통령을 협박하는 취지의 발언이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누가 대통령 부부를 협박할 수 있을까.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논란이 커지자 명씨는 “농담”이라며 말을 바꿨다.

조선일보는 “명태균은 뭘 믿고 협박하나. 뭔가 켕기는 게 있나”는 10월 10일자 사설을 통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피의자가 대통령을 상대로 협박하는데도 대통령실의 해명이 석연치가 않다, 해명이 늦고 그 해명이 또 다른 의혹을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명씨의 ‘탄핵·하야’ 발언 다음 날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정치인들을 통해 명씨를 만나게 됐다”며 “윤 대통령이 정치를 시작한 뒤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인 2021년 7월 초 자택을 찾아온 국민의힘 고위당직자가 명씨를 데리고 와 처음으로 보게 됐다. 얼마 후 역시 자택을 방문한 국민의힘 정치인이 명씨를 데려와 두 번째 만나게 된 것”이란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명씨와 최소 4번 이상 만난 정황이 드러나면서 이 같은 해명은 논란을 더 키우고 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박완수 경남지사,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명씨와 함께 윤 대통령을 2021년에 만났다고 증언했다.

명씨는 10월 5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는 최재형 전 국민의힘 의원을 국무총리로 추천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이 지난 대선 당시 윤 대통령과 안철수 후보 간 단일화 과정에도 관여했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참여와 공직 제안을 받았다고도 했다.

여기에 본인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대표 당선에 큰 역할을 한 것을 계기로 윤 대통령 부부와 인연을 맺게 됐다는 주장까지.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명씨의 폭로는 끝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

신빙성

명씨 논란이 한 달 이상 지속되자 김현기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10월 10일 “명태균의 과대망상과 협박에 지면과 마이크를 마냥 빌려줘야 하느냐”고 했다. ‘한 달 내 하야·탄핵’ 발언을 하루 만에 ‘농담’이라며 대통령실을 농락하는 명씨 발언을 언론이 ‘받아쓰기’에만 급급하다며 ‘신빙성’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그러나 중앙일보는 하루 뒤 사설을 통해 “상당수 국민은 오히려 명태균 말에 신빙성이 있는 것처럼 생각하게 된다”며 오히려 김 논설위원 발언을 반박했다. 사설에선 명씨 주장에 선을 긋는 대통령실을 향해 “도대체 대통령실은 국민의 판단력을 얼마나 가벼이 보길래 금방 오류가 확인될 주장을 아무렇지 않게 내놓느냐”고 질책하기도 했다.

명씨를 처음 드러낸 뉴스토마토는 10월 14일 이와 관련해 “(명태균은) 사기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적이 있고, 임금체불로 고발당한 전력도 있다”면서도 “명태균 주장엔 사실과 과장이 섞여 있다. 김영선 전 의원을 앞세워 정치권에 발을 걸쳤지만, 윤석열-안철수 단일화에 역할을 한 건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 김 여사와 여러 차례 만나거나 통화를 한 정황도 확인됐다”며 ‘본질’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김기성 뉴스토마토 편집국장은 “일개 ‘브로커’에게 대통령 내외가 휘둘리고 국정이 농단됐다는 사실이 하나둘 밝혀지고 있다”며 “명태균이 쳐놓은 가십에 휘둘리면 국정 농단의 실체에 다가서기 어렵다. 오히려 그의 입만 주목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명씨를 윤 대통령에게 소개했다는 김영선 전 의원은 10월 10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내가 (2021년) 윤석열 대통령에게 명태균 씨를 추천했다. 명씨와 같이 윤 대통령 부부를 만났다. 이후 윤 대통령 부부가 명씨를 어떻게 만났는지 과정은 잘 모른다”면서도 “명씨와 함께 윤 대통령 부부를 한 차례 만났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명씨가 지난 총선 공천과 관련해 김 여사와 ‘텔레그램’을 주고받았다는 것에 대해서도 “명씨가 내 공천을 위해 김 여사를 닦달한 건 안다. 명씨는 내게 경남 김해로 가면 도와준다고도 했다”며 명씨 발언의 신빙성을 뒷받침하기도 했다.

그는 명씨와 오세훈 서울시장 간 ‘인연’에 대해서도 “오 시장에게 명씨를 소개해줬더니 짝짜꿍이 됐다. 무슨 얘기가 있었는지는 자기네들끼리 얘기”라고 했다.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와 윤 대통령이 만날 때 명씨가 관여한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김 전 의원은 “둘을 결합하려고 엄청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과 관련해 조선일보는 10월 8일자 사설에서 “명태균 같은 사람이 어떻게 대통령 부부와 관계를 지속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역대 정권에서 이런 일은 대통령의 힘과 권위가 떨어지는 정권 말에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윤석열 정부 임기가 절반도 지나지 않았다’며 “제2의 명태균이 나오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탄핵 공감↑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의 탄핵에 공감한다는 응답률이 60%를 넘어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의 국정지지율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10월 12~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0월 16일 공개한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한 공감도 조사에서 ‘공감한다’는 응답률이 62.6%로 나타났다.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률은 35.1%로 집계됐다. ‘모름’은 2.3%다.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평가는 27.2%(매우 잘함 13.6% 어느 정도 잘함 13.5%), 부정평가는 70.3%(매우 잘못함 62.3% 어느 정도 잘못함 8.0%)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무선전화 100%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됐고, 응답률은 2.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였다.

한국갤럽 조사에선 윤 대통령 지지율이 20% 초반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의 이번 조사에선 ‘김 여사 문제’가 직무수행 부정평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직전 조사 때보다 8%p가 늘었기 때문이다.

10월 18일 한국갤럽이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대통령직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긍정평가는 22%를 기록했다. 직전보다 1%가 하락한 수치다.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69%였다. ‘어느 쪽도 아니다’ 3%, ‘모름·응답거절’ 6%로 집계됐다. 3주 전 결과(9월24~26일 조사)에서 긍정평가는 23%였고, 부정평가는 68%였다.

리얼미터는 윤 대통령 지지율이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다시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리얼미터는 10월 14일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7~11일(공휴일인 9일 제외) 나흘간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00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평가가 25.8%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일주일 전 조사보다 2.1%p 하락한 것으로,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2주 전 조사(9월 23~27일)와 같은 수치다(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2%포인트).

또 다른 조사기관인 ‘여론조사 꽃’ 결과에선 윤 대통령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꽃 조사에서는 대구경북에서도 30%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리얼미터 조사와 같은 날 발표된 여론조사 꽃의 10월 2주차(11일~12일 전국 만18세 이상 유권자 1003명 대상 자체 조사) 전화면접 정기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전 주 대비 4.5%가 하락하며 19.2%를 찍었다.

부정 평가는 80%를 기록, 전 주 대비 4% 더 상승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가 2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 업체 조사가 처음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모든 여론조사기관의 결과를 통틀어 사상 초유의 일로, 부정평가가 80%에 진입한 것도 최초다. 이번 조사는 무선가상번호를 활용한 CATI 전화면접 조사로 실시됐고, 응답률은 11.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였다.

위 여론조사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반환점

10월 17일 검찰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을 4년 6개월간 뭉개다 무혐의 처분했다. 야당은 “검찰이 김 여사에게 면죄부를 상납했다. 검찰이 무너뜨린 사법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고 반발하며 강도 높은 검찰 개혁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이날 검찰의 무혐의 처분에 맞서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을 재 발의했다.

언론의 비판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한겨레는 검찰의 무혐의처분에 대해 ‘공정과 상식, 법적으로도 납득이 전혀 안 되는 결정’이라며 검찰이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부부를 보위하기 위해 ‘취사선택’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7일은 대한민국 검찰이 자멸한 날”이라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살아 있는 권력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검찰”이라고 지적했고, 조선일보는 “납득할 국민이 많지 않을 것”이라 평가했다. 조선일보는 1면 헤드라인을 “사법에서 정치로 넘어갔다”고 뽑았다. 중앙일보는 ‘여론의 역풍이 불 것’이라 우려했다.

경향신문 역시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문인지 김 여사 법률대리인의 변론 요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검찰 개혁의 불을 댕겼다”고 분석했다.

현재 국회에선 ‘국회의 꽃’이라 불리는 국정감사가 한창이다. 그러나 ‘명태균의 입’은 국정감사까지 덮어버렸다. ‘명품백 수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채 상병 특검법’, ‘뉴라이트 기관장’ 논란, ‘마약수사 외압’ 사건, ‘김대남 녹취파일’ 파문과 의료대란까지. 그야말로 거대한 블랙홀이 돼 대한민국을 집어삼키고 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명씨의 ‘입’이 여기서 그칠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아 보인다. 명씨는 “문자 다음엔 사진, 그 다음엔 녹취까지 순서대로 모두 공개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20일 후면 윤석열 정권이 반환점을 돈다. 국민의 눈과 귀가 ‘명태균의 입’에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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