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 저하? 어휘력보다 태도의 문제로 접근해야"

"문해력 저하? 어휘력보다 태도의 문제로 접근해야"

이데일리 2024-10-19 08:3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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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문해력 문제는 단순히 단어를 알고 모르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글의 맥락·정보를 어떻게 해석·판단하느냐에 대한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최근 ‘문해력 저하’에 대한 논란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김중수 부산대 국어교육학과 교수는 19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김중수 부산대 국어교육학과 교수. (사진 제공=김중수 교수)


김 교수에 따르면, 단어의 뜻을 아는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어휘력이 풍부하더라도 문맥 파악 능력이 부족하면 중요한 의미를 놓칠 수 있어서다. “어휘 한두가지를 아느냐, 모르느냐가 문해력의 논란의 쟁점이 돼선 안 됩니다.” 문해력 논란의 모든 초점이 ‘어휘력’에만 맞춰져있는 상황이 잘못된 이유이기도 하다.

과거부터 문해력 논란은 꾸준히 있어왔다. 그는 “훈민정음에 있는 슈룹·러울 등 옛말을 지금 왜 모르냐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며 옛날부터 기성세대는 어린세대를 두고 어휘력을 지적해왔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4050세대 역시 지난 1990년대에 앞선 세대로부터 한자를 쓰지 않고 한글전용에 익숙해져 신문도 못 읽는다고 욕을 먹었던 세대였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최근에는 어휘력 논란이 왜 더 불거졌을까. 김 교수에 따르면 ‘태도의 차이’ 때문이다. 모르는 것을 받아들이는 태도의 차이 탓에 문해력이 최근 더 낮아지는 것처럼 인식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과거에는 모르는 어휘가 나오더라도 겉으로는 아는 척하고 넘어가더라도 뒤에 가서는 찾아보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은 부끄러움을 모른 채 ‘모르는데 어쩌라고’ 이런 식의 반응을 보인다”며 이같은 차이가 문해력 저하로 비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단 어린세대만의 탓도 아니다. 김 교수는 “기성세대 역시도 ‘어린애들이 이런 것도 모른다’며 학생들이 모르는 것을 조롱하거나 웃음거리로 삼으면서 이해의 폭을 좁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차이 때문에, 어린세대는 ‘왜 저렇게 어려운 말을 쓰냐’는 반감만이 자리해 배우기를 거부할 수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지적이다. 그는 “기성세대가 더 친절하게 가르치고 대화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어휘력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며 필요한 어휘는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어휘력뿐만이 아니라 문맥 파악력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튜브 숏폼 콘텐츠와 같은 짧고 즉각적인 정보만을 소비하면서, 문장을 조합해 의미를 파악하는 능력이 약화하고 있다”고 봤다. 최근 학생들의 디지털 기기 사용이 급증하면서 짧은 콘텐츠에 익숙해진 학생들이 긴 글을 이해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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